‘토마토 효과’라는 말이 있다. 건강에 좋은 채소지만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토마토를 운동과 비유한 말이다. 운동 역시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의 ‘토마토효과’가 심각하다. 30대 중 절반이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한중일 학생들을 비교하면 체격이 가장 큰 우리나라 학생들이 체력은 가장 떨어진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하더라도 그 나라의 의식과 문화, 건강이 선진화되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 아닐까?

  핀란드와 같은 교육선진국에서는 학생들의 운동참여율도 높다. 교과과정이나 클럽활동, 시설 등 운동참여를 위한 전천후 환경이 잘 마련되어 있다.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건강하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학교생활 적응, 뇌 자극, 지적활동, 자신감과 작업능률 향상 등 다양한 차원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다 긍정적이라는 연구들이 이미 학계에 발표되었다. 내 바람이 있다면 ‘중앙대학교 학생들은 만능이다. 우수한 영어실력과 글로벌 마인드, 출중한 실력뿐만 아니라 운동실력까지 겸비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최근 고려대의 한 교수가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에게 휴학을 권고해 논란이 있었다. 수업에 참여하지도 않고 그만한 노력도 하지 없으면서 학점을 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공정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체육특기자는 수업에 참여하고 학교에 다니기 보다는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메달만 따오면 좋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중요한 발달단계에 있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 기초학력도 보장받지 못하고 운동에만 올인하고 있다. 그들 중 운동해서 성공하는 1%를 제외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어떤 미래를 살아나가야 할 지 알 수 없다.

  지난 2000년 수영 국가대표였던 장희진 선수는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다 결국 국가대표에서 탈락했다. 그 후 텍사스 대학에서 유학을 떠나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결코 수영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지난 베이징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성적을 거뒀다. 미국 LPGA에 활동 중인 골프선수 미셀위도 스탠포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지만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데 불평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하버드대학에서 그동안 44개의 올림픽 메달이 나왔다. 하버드에겐 체육특기자 제도가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는 김연아 선수가 훌륭히 성장하길 바란다. 운동역학과 스포츠심리학을 잘 배워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하기도 하고, 체육교사자격증도 받아 김연아로 인해 생겨난 피겨키즈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운동해야 하고, 운동만 하는 학생선수들은 공부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공들여 이야기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지만,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학생, 공부하는 학생선수는 필수 조건이다.

허정훈 체육대 스포츠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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