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인재학부가 생겨난 지 1년이 지났다. 중대신문은 공공인재학부 조성한 교수를 만나 공공인재학부의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신세대 교수로 유명한 조성한 교수의 재밌는 사연도 함께 담았다.’

조성한 교수 연세대학교 행정학 석사 University of Chicago, The School of Social Service Administration 사회정책박사 1995년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 1996년 보건복지부 제도개선실무추진위원 1998년 국무총리실 사회보험통합추진기획단 전문위원

진흙 속에 피어난 꽃!
공공인재학부를 이끌다

- 공공인재학부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공공인재학부를 명확히 소개해 달라
  공공인재학부는 공기업이나 행정부, 사법부 등 공공기관에 진출하는 인재들을 배출하는 학부다. 어느 학교든지 공공분야에 진출하는 인재들을 많이 배출해야 명문으로 클 수 있다. 공공인재학부가 외부평가와 학교내실에 기여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설립 당시 학과명도 이슈가 됐었다. 공공인재학을 과연 학문이라 볼 수 있는 것인가
  사회과학에는 순수사회과학도 있지만 응용사회과학도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에서는 사업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재무관리, 인사관리 등 만들어진 사업을 관리하는 것도 공부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공공인재학은 공공분야에 진출해 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로스쿨 커리큘럼 역시 법조인이 되길 원하는 학생들의 소양을 키워주는 것 뿐이다. 법조인도 사회 정의를 지키는 공공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행정학보다는 더 복합적인 차원이라 생각하면 쉽다.

- 행정학과와 통합되면서 많은 진통이 있었는데
  두 개 조직이 만나다보면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집합주의적인 조직이 있고 개인주의적인 조직이 있다. 한국 사회는 아직까진 집합주의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과정에서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사실 중앙대 변혁과정의 희생자다. 본부는 키워주겠다며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놓고 5개월 만에 학부를 없앴다. 공공인재학부를 대신 만들겠다는데 실체를 모르니 학생들이 얼마나 불안했겠는가. 지금은 공공인재학부가 틀이 잡혔고 외부의 시선도 좋아졌으니 융합이 잘된 것 같다.

- 이번 수시모집에서 공공인재학부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공공인재학부 10학번이 크게 성공하니 경쟁대학에서 굉장히 견제하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총장이 학부개편을 직접 지시했다는 얘기도 있더라.(웃음) 우리학교보다 장학금도 높이 제시하는 등 공공인재학부를 이겨보겠다는 일념이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도 그런 점이 우려스럽지만 외부에서 공공인재학부를 워낙 높이 평가하고 있어 안심이다. 다음 달에는 고려대 행정학과 심포지엄에서 공공분야 교육에 대한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공공인재학부의 혜택이 라이벌대학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시결과가 좋게 나와 자부심을 느낀다.

- 국제행정가 양성 커리큘럼을 두고 정외과 교수들의 오해를 샀다고 들었는데 정확하게 어떻게 된 일인가
  공공인재학부 정원 중 10%를 글로벌리더 전형으로 선발한다. 그런데 글로벌리더 전형 입학생들은 언어적인 문제로 행정고시나 로스쿨을 준비가 어렵다. 그러다 외국계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한다고 듣게 되었고, 공공인재학부에서 국제기구 행정관리직 진출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외국고교 출신 학생들도 공공인재학부를 선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제기구의 행정전문가를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는 것 뿐이다.

- 공공인재학부의 비전을 이야기해 달라
  공공분야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다. 단순 수치상의 증가뿐만 아니라 공공인재학부 출신들이 어디에서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질적 상승도 꿈꾸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처리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공인들을 배출하고 싶다.

 

국내 최고의 행정전문가

- 행정조직 시스템 구축에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중앙정부 전체에 대한 직무분석 틀을 만드는 작업에 최초로 참여했다. 또한 행정분야 직무분석에 대한 자료와 조직진단 매뉴얼을 만든 사람이 바로 나다. 김대중 정부에서 조직개편을 할 때도 참여했었다. 사실 그때 한국행정연구원에서 기획실장직을 맡고 있었다. 행정실무를 담당하며 정부 조직을 진단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석 달 정도 잠도 못자고 일을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행정안전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있다.

- 중앙대도 행정직제개편이 예정되어 있다. 계열별책임부총장제 대한 생각은
  한마디로 좋다 나쁘다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계열별책임부총장이라는게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 건지 모르겠다. 말로는 계열별로 예산을 책임부총장에게 다 준 다음 학과별 배분을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학과별 예산 경쟁이 심화될 텐데 부총장이 이를 잘 조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조정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될까.  또한 같은 교수였던 사람이 그 자리를 맡게 된다면 교수 간 갈등도 생길 것이다. 모든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지, 또 그 자리를 맡을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 법인 교체 이후 행정시스템이 많이 변했다. 직원 인사시스템, 구매 시스템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기업식 행정이 제대로 도입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기업식도 대학식도 아니다. 요즘 ‘정부도구’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조절할 수 있는 규제나 조세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느 시기에 어떤 도구를 사용하게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방식이 대학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인사, 회계시스템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융통성 있게 일할 수 없다. 매달 예산을 미리 올리라고 하는데 사업예산의 경우 급하게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지금 방식으론 어렵다. 기업식 융통성과 테크닉은 없고 대학시스템도 고려되지 않은 방식인 것 같아 아쉽다.

 

바비킴 노래를 듣는 교수
싸이월드 파도타기를 즐긴다

- 99년 교수로 임용되었다. 지금까지 교수로 지내오며 느꼈던 소감을 밝혀달라
  11년 동안 굉장히 보람있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주변 교수들이 나를 학교에서 학생들과 제일 잘 어울리는 교수라고 평가한다. 내가 학생들과 거리낌없이 같이 뒹구르며 지내다 보니 그렇게 보는 것 같다.(웃음) 졸업하고도 자주 찾아오는 제자들도 있고 어떤 학생은 생일도 챙겨주곤 한다.

  행정고시반을 맡아 한동안 뜸했던 행정고시 합격생도 배출했고, 그 친구들이 학교로 돌아와 공공인재학부 멘토링도 해주고…. 11년 동안 좋은 제자를 많이 뒀다고 생각한다.

- 미니홈피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신세대 교수라는 느낌인데
  지금 벨소리도 바비킴의 ‘남자답게’다. 사실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요를 좋아하기 때문에 음악다운로드 사이트 가요순위 100위 안에 곡들을 자주 듣는다. 운전할 때나 연구실에서 틀어 놓고 있으면 좋더라. 특별히 좋아하는 그룹은 없지만 바비킴 노래를 즐겨 들어 노래방에서도 자주 부른다. 다만 내 또래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면 못 부르겠더라.(웃음) 또래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면 박현빈 노래를 주로 부른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내용을 단순히 주입식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신문도 읽고 친구들과 토론 하며 스스로 익히길 바란다. 또 인문사회서적을 많이 읽도록 권장하고 싶다. 내가 대학시절에 얻은 교훈이 ‘책 100권 읽는 것보다 1권 읽고 10시간동안 토론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진지한 대화를 하기 위해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그 동안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공공분야의 모든 문제들을 정리하는 책을 준비 하고 있다. 내 생각대로 잘 써졌으면 좋겠다.(웃음) 정치학이나 사회학은 교양서적이 많지만 행정관리 분야는 교양서적이 별로 없다. 사실 국민이 정부에 대해 모르면 안된다. 정부가 어떻게 국민을 속이고 있는지 알려주는 책을 써보고 싶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