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는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작년보다 한 계단 올라선 1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대학본부는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1평가항목 중 2개 지표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예측 순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대학본부의 진정성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평가 지표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엔 실소를 거둘 수 없다. 그리고 빠진 항목이 ‘강의평가 공개비율’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최근 본부는 대학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뚜렷한 경향성을 보여준다. 바로 이 정책이 대학평가에 얼마나 도움 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각종 장학금 정책이나 국제화 정책이 단적인 예다. 강의평가 전면공개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점이 있는 제도 임에도 불구하고 본부는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 붙였다. 대부분 교수들, 심지어 교무위원들까지 반대 했음에도 말이다. 학생수업권 보장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그 이면엔 평가지표 만점이라는 실질적인 이유가 존재했다.

  평가지표 자체를 무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책수립의 제1순위가 언론사의 평가지표라는 건 대학의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다. 대학의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한 장기발전계획이 정책수립의 기본이 돼야한다. 이 두 가지가 딱 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교육철학과 배치된다면 과감히 버릴 결단도 필요하다. 대학본부가 지금 명심해야 할 말은 금상첨화(錦上添花)보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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