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의 계절, 가을이 왔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만큼 유독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한풀 꺾인 더위와 점점 색깔을 변해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조금 감성적인 마음으로 문득 들렸던 도서관에서 나는 한 권의 책도 들고 나오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책들이 있는 도서관에 책이 없었다. 베스트셀러의 책들은 예약을 하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최소 5명은 되어, 그 책을 읽으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기다려야 했다. 없는 책들은 비단 베스트셀러만이 아니었다. 전자 기록 상태에는 분명 ‘대출가능’이라고 떡하니 적혀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행방이 묘연해진 책도 더러 있었다. 저번 학기 때도 몇 번 이 같은 사항을 문의한 적이 있었지만 반년이 지나도 그 책이 돌아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조금 인기가 있었던 책은 심하게 파본 되어 있었다. 누렇게 묻은 자국이 분명하게 새겨져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고 중간 중간은 뜯어져 있었다. 강의 교본으로 사용되는 책은 더욱 심했다. 제본을 위하여 누군가 겉표지를 찢어 놓았는지 책을 볼 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또 제출 기한이 훨씬 지났음에도 돌아오지 않는 책도 있었다. 이렇듯 도서관에는 비치가 되어 있으나 볼 수 없는 책들로 난무하였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을 위하여 베스트셀러와 같은 책들은 조금 많은 양을 확보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다음 책을 보는 사람을 위한 배려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책은 마음의 양식을 쌓는 도구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에 담는 것이니 조금 더 배려하고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더 나은 양식을 쌓는 일이지 않을까.
 

김시은 예술대 문예창작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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