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스트홀에서 해방광장으로 내려오는 길.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오세훈 교수의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장소다. 중앙대 발명왕, 자전거 박사 등 오세훈 교수의 이름 앞에는 항상 그를 떠올리게 하는 별명이 붙곤 한다. 중대신문은 오세훈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세훈 1981년 중앙대 기계공학부 졸업 1991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박사 現 한국특허학회 부회장 수 상 2000년 산업자원부 장관상 - 전기자전거 설계 2003년 초중고 아이디어 실용화 대전 대상 수상 2005년 우수제품 개발 서울시장수상 2008년 우수시작품 금상 지식경제부 장관상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중앙대 발명왕 오세훈

- 별명이 중앙대 발명왕이다. 어떤 연구를 하길래  그런 별명을 얻었나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장치, 즉 구동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교수로 임용되기 전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일했을 땐 로봇용 감속기 쪽을 주로 공부했다. 지금도 모터구동, 감속기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동력을 이용한 기계를 발명하게 되었다.

  공학의 의미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순수자연과학이라면 물리법칙을 발명해야겠지만 공학은 자연과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실생활에 활용되는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러가지 발명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 발명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지금까지 로봇용 감속기, 전동휠체어, 전기자전거, 예초기 등을 발명했다. 원래 한국은 로봇용 감속기 불모지였다. 일본에서 사용량 전량을 수입해왔었다. 그러다 내가 1995년부터 2009년동안 15년 넘게 집중적으로 연구해 이제는 국산화 되었다. 지금은 일제보다 저렴하면서 성능은 뒤지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동휠체어 역시 내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했다. 전동휠체어는 원래 대만과 독일에서 대부분 생산해오고 있었다. 실버산업 발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동휠체어 분야가 국산화 됐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기자전거는 삼천리 자전거와 함께 공동연구해 2001년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삼천리 자전거가 사업상의 이유로 출시를 미뤄 내가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실 지금까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웃음) 그 외에도 전동 지게차, 예초기 등 발명품이 많다.

- 전기자전거 발명이 독특하다. 전기자전거는 어떻게 발명하게 되었나
  자동차가 하루에 뿜어내는 매연양은 정말 엄청나다. 기껏해야 30, 40년 살고 가는 기성세대들이 매일같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마치 자신들만 살고 말 것처럼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내가 전기자전거를 연구하게 된 계기도 우리가 지구에 최소한의 오염물질만 남기자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환경적인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현재 전기자전거의 시장규모는 어떤가
  사실 전기자전거는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아 선두주자조차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전기자전거는 출퇴근용보다는 레저용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전체 자전거 시장에서 전기자전거가 비중이 30%, 중국은 40%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전기자전거가 히트 칠거라 믿는다.

- 일반 자전거 분야도 연구하고 있나
  요즘은 미니벨로와 접히는 자전거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원터치로 접히는 자전거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접히는 자전거를 연구 중이다. 초경량 자전거 역시 특허 출원 단계를 밟고있다.

 

자전거의 두 바퀴로
캠퍼스를 누린다

- 매일 자전거 타고 등교한다고 들었다
  집이 후문쪽이라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온다. 하지만 내가 잠실에 살더라도 자전거로 출퇴근 할 것 같다. 후문으로 올라가는 길이 차로 꽉 막힐 때 자전거로 빠르게 올라가며 흐뭇함을 느끼곤 한다.

- 평상시에도 자전거를 즐겨타나
  연구 특성상 철물점에 갈 일이 많다. 걸어가면 20분 이상 걸리고 땀도 많이 나지만 자전거를 타면 5분도 안걸리더라. 구로동 공구상가에 갈때도 자동차로 가는 것보단 자전거로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한 뒤 버스를 타는 편이 빨라 자전거를 선호한다. 또 일주일에 3시간 이상 자전거 운동도 즐기고 있다. 마라톤은 무릎관절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절손상이 심하고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힘들다. 반면 자전거는 상체의 몸무게를 안장이 받쳐주기 때문에 무릎관절 부담이 적다. 또한 자전거는 승마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여성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 그러나 학생들은 자전거보다 스쿠터를 선호하는 것 같다
  자동차의 매연도 엄청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사실 오토바이다. 오토바이는 매연저감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용량은 적지만 독성이 강한 매연을 뿜어낸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지 않는가. 원래 캠퍼스 안에 오토바이가 들어와선 안된다. 학생들이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아쉽다.

- 자전거 문화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자전거에 대한 편견을 버렸으면 좋겠다. 대부분 학교가 언덕이 많아 자전거 타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언덕부분은 자전거를 밀고 올라가면 크게 부담 되지 않는다. 자전거를 목표지점까지 타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자전거 출퇴근이 쉬워질 것이다. 또 학교 주차공간문제가 심한데 이를 자전거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다니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고려해 보면 좋겠다.

 

기계공학부 77학번
93년 교수로 돌아오다

- 81년 중앙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는데, 원래 꿈이 교수였나
  학교에 다닐 때부터 동기들에게 ‘난 교수가 될 것’이라고 항상 얘기하고 다녔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에 갈 생각도 안했다.(웃음) 당시에는 6개월만 장교로 근무하는 제도가 있어 군문제를 해결했다. 중앙대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을 다녔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유학했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일한 뒤 93년 중앙대학교에 교수로 임용되었다.

- 학교에 다니던 당시와 요즘의 차이가 있다면
  요즘 공대학생들은 대부분 군대에 일찍 가는 것 같다. 공대는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있으니 적절히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적어 아쉽다. 서울대와 연세대의 박사진학률은 80%, 60%에 육박한다. 하지만 중앙대는 10%미만이다. 중앙대와 연세대의 수능점수 차이가 많아봐야 얼마나 나겠는가. 그런데 꿈의 차이는 많은 것 같아 아쉽다.

- 앞으로 연구 목표가 있다면
  공부할 게 너무 많다.(웃음) 그런데 이젠 발명왕으론 힘들 것 같다. 논문도 준비 중이다. 다만 학교에서 교수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지 않고 모든 교수에게 논문을 요구하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방송출연을 통해 학교를 홍보하는 교수가 있다면 논문으로 학술성과를 내는 교수도 있고 나처럼 발명으로 특허를 내는 교수도 있다. 학교가 교수 개개인의 특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Boys Be Ambitious!’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좀더 야망과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길 바란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하고 있다면 언젠가 ‘Dreams come ture’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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