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학생들이 중징계를 받은지 어느덧 5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고 2학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5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징계자들은 퇴학이라는 과도한 징계에 계속해서 저항의 움직임을 이어갔다. 학내외로 서명운동과 1인시위 등을 전개했으며, 뜨거운 햇볕 아래 50km의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8월 5일, 학생징계자들은 법원에 ‘징계무효확인소송’을 내었고 학생징계문제는 이제 새로운 법적 국면으로 접어들려 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자들의 활동에 본부 역시, 여러 조처를 취했다. 여름방학, 본부는 퇴학생 2명을 상대로 학교 ‘출입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교내를 순회하던 총장님이 학생회실에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내린 조치라고 한다. 동네 주민도 찾아오고 타학교의 대학생도 찾아오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대학이라는 공간을, 본부는 이 두사람만은 들어설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징계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학내 구성원에게  1인시위, 서명운동 등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조차 모두 박탈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부는 후배들을 돕겠다고 나선 동문 변호사들에게 퇴학생을 변호하지 말라는 압력까지 행사했다. 본부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8월 6일 전체교수에게 보낸 부총장의 메일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 학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 나선 부총장은 “두 학생이 무기정학을 받았다면, 학내외로 벌이는 엽기적인 퍼포먼스가 더 기승을 부렸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두 분은 학생이 아니라 스펙을 쌓는 운동권 인사입니다. 따라서 아직도 1980년대 의식에 젖어있는 운동권은 ‘나가놀아라’라는 교육적인 메시지를 준 것입니다.” 라며 퇴학이라는 징계가 비교육적이지 않음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징계사태를 통해 학교가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를 뚜렷하게 보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봉쇄되고 억압되며, 그 반대의 대가는 한 사람의 인생이 되기도 한다. 대학의 발전이라는 것, 정말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발전을 향해 조금 더 쉽고, 빠른 길로 가기위해서 그 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무시되고 억압당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한 사람, 한사람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만큼 교육이 중요하기에, 대학은 결코 그런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또한 발전논리가 옳지 않은 일까지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수 조원의 이익을 내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의 비리나 잘못은 오히려 눈감을 수 없고, 쉽게 용서할 수 없듯이 우리 또한 올바르지 않은 일에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언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징계자들과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점점 고립화되고 소수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소리내어 격려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그것이 징계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임지혜 서울캠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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