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드라마 속 호텔의 화려함에 이끌려 호텔리어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호텔엔 호텔리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호텔 내 면세점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아는가? 2006년 11월에 면세업계 최초로 한국유통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호텔신라 면세점. 중대신문은 하윤진씨와 함께 호텔신라 면세점에 근무하는 01학번 조승훈씨를 만나봤다. 

 

하윤진씨(이하 하) : 호텔신라를 지원하는 방법은
조승훈씨(이하 조) :
호텔신라는 삼성그룹 신입사원 선발 기간에 여러 계열사들 중 호텔분야로 지원하면 된다. 신라호텔이나 면세점 자체에선 상시적으로 선발하나 계약직이 대부분이다.

하 : 학점이 높지 않은데 서류전형 통과에 무리가 없었나
조 :
학점은 3.0 이상이면 무리 없다. 기준만 넘으면 대부분 SSAT를 볼 기회를 준다. SSAT가 관건이다. 아주 드물지만 취업설명회에서 인사 담당자와 상담 후 2점대 학점으로 통과 자격을 얻은 경우도 있다.

하 : SSAT를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SSAT : Sam Sung Aptitude Test, 삼성직무적성검사)
조 :
자격증 준비하듯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하길 추천한다. 나는 처음에 교내 SSAT 모의시험을 보면서 감을 익혔다. 첫 시험에서 결과가 매우 좋아 이후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삼성이 아닌 다른 기업에 지원할 때도 비슷한 시험을 준비해야하므로 다방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 : 영어 공인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조 :
토익은 캐나다에서 익힌 영어와 문제집 몇 권으로 준비했다. 900점을 넘기기 위해 재시험을 고민하던 중 영문과 신동일 교수님께서 OPIc을 추천해 주셔서 학과 내에 스터디를 꾸렸다. 내가 재학할 당시는 OPIc이 활성화 돼 있지 않아 중요성이 낮았는데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 또한 도서관 내 잉글리시 라운지에서 스태프 활동을 했다. 외국인과 재학생들의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했는데 활동이 끝난 후 듣기 능력이 향상됐다. 봉사학점도 인정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하 : 인턴을 하면 선발에 유리한지
조 :
인턴을 해서 합격한 건진 모르겠지만 동기 14명 중 6명이 인턴출신이다.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 : 공채에서 여자는 많이 뽑히나
조 :
내 동기 중 2명만 여자다. 호텔 구성원 전체로 보면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삼성그룹 공채에선 그렇지 않다.

하 :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하나
조 :
외국어는 필수적으로 해야한다. 영어는 기본이고, 제2외국어는 선택이지만 능력자라면 업무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다. 나는 제2외국어를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어를 전공한 사원은 러시아에 관한 일을 맡아 한다. 그 밖에 전공이 아닌 취미활동과 연관해 꾸준히 파고들어 개성을 찾길 바란다. 즐기면서 하다보면 어느새 원하는 위치에 도달한 나를 발견할 것이다.

하 : 본인만의 개성을 어떻게 살렸는지
조 :
나는 운동광이다. 캐나다 유학시절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돈으로 공부는 하지 않고 헬스클럽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많았다. 하지만 헬스 트레이너와 일대일 교류를 꾸준히 하다보니 영어회화 실력이 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귀국 후 복학하여 미스터 중앙인 선발대회에서 2위로 입상했다. 이것이 나의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면접을 볼 때 첫 마디로 ‘미스터 중앙 2위 조승훈입니다’라며 면접관들에게 나를 각인시켰다.

하 : 객실만큼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도 화려한지
조 :
전혀 그렇지 않다. 직원들이 다니는 길엔 페인트 칠도 돼 있지 않아 음산하다. 심지어 지하 주차장과 맞닿아 있어 자동차 소리가 나는 곳도 있다.

하 : 면세점 파트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조 :
호텔신라에는 호텔, 면세점, 레저 이렇게 세 분야가 있다. 운동을 좋아해서 입사 초기엔 레저분야를 희망했는데 인원 배치상 면세점으로 가게 됐다. 근무를 하다보니 레저는 앞선 두 분야에 비해 규모가 작아 지금 업무에 만족하고 있다.

하 : 면세점이 서울, 제주, 인천공항에 있는데 배치 기준이 궁금하다
조 :
본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나는 집이 서울이라 제주로 가기엔 무리였다. 서울은 집과 가까워서 나태해질까봐 인천공항을 택했다. 인천공항은 호텔의 면세점보다 활동적일 것 같아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 : 공항에 있는 면세점이라 특수한 일들이 많을 것 같다
조 :
하루하루가 다이나믹하다. 면세점 판매사원이 아니라 주로 지하 사무실에 있지만 희귀한 사건들로 매장에 올라갈 일이 생긴다. 도난사건은 물론이고 넘어지면서 판매대에 찧어 이가 나간 고객을 병원에 이송시키는 일까지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도난사건은 대부분 적발되지만 사실 여부를 가리기가 언짢은 경우가 많다. 1년 이상 근무를 하면서 수상한 인물에 대한 직감이 생겼다.

하 : 근무거리나 교통비 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조 :
멀지만 원하는 일이니 감당하고 있다. 거리를 고려해 7시 내에 퇴근하므로 야근이 없어 매우 좋다. 리무진 버스를 타면 생각만큼 오래 걸리진 않는다. 교통비는 교통카드 결제내역을 제출하면 회사에서 지원해준다.

하 : 수입 및 복지혜택은
조 :
초봉은 세전 3400만원이다. 삼성그룹 내에선 많이 받는 편이다. 성과 급여는 반기마다 5%씩 나온다. 호텔신라 직원들은 면세점에서 20% 할인을 받는다. 신라호텔 제주점은 70% 할인이 된다. 사원이 결혼하면 호텔에서 1일 무료 숙박의 기회도 준다. 또한 호텔 내 베이커리는 15% 할인인데 빵이 다양하고 맛이 좋아서 자주 애용한다. 삼성레포츠클럽 30% 할인도 된다. 육아휴직을 비롯한 기본적인 복지 혜택은 삼성그룹과 똑같이 적용된다.

하 : 호텔신라만의 차별적인 면이 있는지
조 :
외국계 호텔이 아닌 국내 기업이 설립한 호텔이다. 한국적인 모습은 영빈관이라는 기와 양식의 건물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또한 ‘서비스드림팀’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신라호텔에 온 고객들의 서비스를 전담하는 팀인데 대외적으로도 유명해 다른 기업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
호텔신라 : 신라호텔, 면세점, F&B 등 모든 것을 포함
신라호텔 : 서울, 제주에 있는 호텔신라 소속의 호텔
--------------------------------------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