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에 주력하고자 카드, 택배 등의 사업을 모두 정리한 기업이 있다. 바로 신세계이다. 부산 센텀시티의 신세계 백화점은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중대신문은 백화점 입사를 희망하는 김현수씨와 함께 신세계 백화점 법무파트 임공현 선배를 찾아갔다.
김현수씨(이하 김) : 입사방식은 어떠한가
임공현씨(이하 임) : 다른 기업과 달리 신세계는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로 모집하지 않는다. 대신 인턴사원을 선발하여 6개월간 실무를 경험토록 한 후 입사여부를 정한다. 인턴십에 합격하면 신세계에 취업이 된 것이라 봐도 무방하기에 인턴십 경쟁률이 세다.
김 : 인턴십을 거치면 모두 신입사원으로 합격하는지
임 : 입사를 원한다면 대부분 신입사원으로 합격할 수 있다. 내 경우에도 100명의 인턴동기들 중에 현재 60여명이 신세계에 남아있다. 유통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 업종을 바꾼 동기도 여럿 있지만 인턴십을 거쳤기에 입사 후 적성에 맞지 않아 이직하는 경우는 드물다.
김 : 여러 인턴십 경험들 중 신세계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임 : 여타 인턴십에 비해 프로그램이 매우 다양했다. 내가 입사할 당시 센텀시티점 개장을 앞두고 있었다. 동기들과 함께 부산 시내를 돌며 댄스 및 가면 퍼포먼스, 앙케트 퀴즈, 피켓 홍보를 했다. 직접 백화점 홍보를 해보면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었다.
김 : ‘신세계 유통 프론티어’가 궁금하다
임 : 대학생들을 위한 유통 아이디어 공모전이다. 입상하면 입사시 가산점을 얻거나 서류전형에서 면제된다. 동기들 중에도 유통 프론티어 입상자가 있다. 중국으로 유통 탐방을 나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6월 25일까지 모집하고 있으니 유통업에 관심 있는 후배들은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
김 : 타사의 유통관련 스펙이 신세계 지원에 불이익으로 작용할지
임 : 그건 아니다. 타사에서 인정한 인재를 배척하는 것은 소인배의 마인드다. 문어발식으로 방향성 없는 스펙이 아닌 유통업에 맞는 스펙이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 : 영어실력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임 : 엄청난 실력을 요하는 게 아니다. 선발 과정에서의 영어 면접은 상황에 대한 표현능력을 보는 것이다. 700~800점대 토익 점수를 가지고 입사한 동기도 있다. 하지만 입사 후엔 전보다 실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김 : 업무 중에 영어를 사용할 일이 많은지
임 : 영어능력이 떨어지면 승진이 안 된다. 나도 사원에서 주임으로 승진하기 위해 OPIC에 응시할 예정이다. 회사에서도 영어능력 향상에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해준다. 명품관에서 일하는 해외 명품팀이 아니면 평상시엔 쓸 일이 적다.
김 : 본사에서만 일하는지
임 : 초기엔 백화점 점포에서 세일즈 매니저로도 일했다. 본사 책상에만 있으면 백화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실상을 알지 못하면서 문서작업만 하는 것은 탁상공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점포와 본사를 옮겨가며 근무하는 체제가 정착돼있다.
김 : 전공 관련 부서나 원하는 부서로 배치되는지
임 : 일단 전공은 전혀 상관없다. 나는 우연히 법무파트로 들어와 전공과 일치한 경우다. 옆자리 동료는 물리학과다. 전공과의 일치도가 업무능력과 동일하진 않다. 내가 전공한 법도 실상에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이론과 다른 부분도 많아 다시 공부해야 했다. 또한 신세계에 지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케팅이나 MD(상품의 바이어 기능과 기획 기능을 동시에 하는 업무)를 맡기를 바란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현실에선 그렇지 않을 수가 있다. 어떤 업무를 맡든지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 : 점포 관리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로 어떤지
임 : 수많은 고객과 점포에 있는 협력업체의 판매사원들을 상대해야하므로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힘들다. 입사 초기에 혼자서 100명 정도의 협력사원들을 이끌어야했는데 쉽지 않았다.
김 : 협력사원과 트러블이 생길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임 : 협력사원들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대화를 시도해야한다. 나에게 그들을 해고시킬 권한은 없다. 실적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짚어보면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타이른다.
김 : 지방점포의 발령은 강제적인지
임 : 그렇지 않다. 본인의 의사가 우선이다. 인턴사원들 중 지방 출신의 지원자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이 배치된다. 실제로 부산엔 부산대 졸업생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지방이라도 수도권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만약 수도권에서 일하다가 지방으로 발령을 원한다면 회사에서 집을 제공한다.
김 : 타 백화점과 다른 신세계만의 전략이 있는지
임 : 신세계는 소수의 점포를 보유한 반면 롯데백화점은 전국적으로 점포가 많이 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대중적인 이미지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지만 신세계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대중적이지는 않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신세계는 잔잔하고 고요한 배경음악을 트는데 롯데백화점은 경쾌한 음악이 대부분이다. 또한 점포의 동선도 다르다. 신세계는 업체를 적게 수용하더라도 고객들의 보행이 편하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김 : 타 백화점 사원들과의 교류가 있는지
임 : 바이어들끼리는 만남의 기회가 있다고 들었다. 동종업계에 일하면서 서로 정보교환을 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김 : 과거 삼성그룹의 계열사였는데 아직까지 영향이 미치는지
임 : 1997년 삼성으로부터 분리됐지만 고위간부들은 삼성 출신이기에 업무 방식이나 분위기가 아예 다르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피부로 와 닿을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김 : 수입 및 복지혜택이 궁금하다
임 : 초봉이 성과금을 포함하여 세전 3600만원 가량이다. 성과금은 반기마다 나오는데 사원들 내에서 60~70만원까지 차이날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 비해 초봉은 적지만 과장급이상이 되면 더 많이 받는다고 알고 있다. 여타 복지할인도 제공된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10% 싸게 물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신세계 계열사인 조선호텔, 스타벅스, 보노보노 등의 매장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다. 더불어 연세대에서 열리는 ‘유통아카데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얻게 된다.
♣취업노트
■ 취업 당시 스펙
학점 : 3.76
토익 : 910점
인턴십 : 캐나다 아키아 가구업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신세계 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