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일 (金昌日)    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과 반도체공학전공 박사

교수업적평가 S급 교수가 발표되었다. 그 중에서도 김창일 교수는 매년 20~40개의 논문을 발표해 연구실적부분에서 선두를 달린다. 중대신문은 김창일 교수를 만나 그의 연구인생과 중앙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24시간 365일 플라즈마 연구실은 연구 중

- 공대에서 플라즈마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분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주로 하는 연구는 박막 패터닝(Thin film patterning)이라고 하는 것이다. 개별소자들을 연결해주는 도선을 반도체 프로세스를 이용해 전체 코팅한 뒤 패터닝 하는 것이다. 그 뒤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그 선만 놔두고 나머지를 가스 상태로 증발시키는 기술이다. 좀 어렵다(웃음). 흔히 플라즈마를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이라고 말한다. 분자나 원자 단위를 이온이나 전자 형태로 더 작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세한 프로세스에 보다 쉽게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플라즈마 응용기술은 반도체 공정이나 디스플레이 PDP나 LCD 제조기술에 40%이상 사용된다. 앞으로도 활용도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기술이다. 정리하자면 플라즈마 연구실은 플라즈마를 이용해서 반도체 응용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라 말할 수 있다.

- 언제부터 어떻게 플라즈마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는가
박사학위를 받고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때 배치된 팀이 플라즈마 ETCH(식각)을 다뤘는데, 이때부터 플라즈마 응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가 1993년이었는데, 그땐 플라즈마 식각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내가 플라즈마 연구 초창기 멤버 중 하나라 보면 된다.

- 현재 플라즈마 응용연구실의 규모는
그때그때마다 규모가 달라지는데 현재는 총 11명이 있다. 석사 7명 박사 4명 정도가 연구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사실 학교 측 지원은 거의 없는 편이라 연구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연구비로 수주한 2, 3억 정도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 평상시 연구스타일은 어떤지
예전에는 연구하며 밤새는 일이 많았다. 1997년에 중앙대 교수로 왔는데 일요일까지 연구하면서 가족과도 못 만나곤 했었다. 학생들도 실험실 설치를 위해 초기에는 밤새기 일쑤였다. 사실 지금도 내 연구실 학생들은 지금도 밤낮없이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매트리스나 이불은 연구실의 필수품이다. 사실 나는 석사도 SCI 논문을 받아야만 졸업시키겠다고 학생들과 약속하는 등 학생들을 하드 트레이닝 시키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논문도 여러 편씩 쓰고, 하이닉스나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 취직도 잘 하고 있다.

- 연구할 때 힘든 애로사항이 있다면, 또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학내 연구환경이 굉장히 열악해서 실험 기자재를 직접 만들거나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이 많다. 되도록이면 연구실의 모든 학생들이 국제컨퍼런스를 경험하게끔 하는데 금전적인 문제로 힘들다. 아무래도 교내 연구환경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학생들이 SCI논문도 쓰고 좋은 곳에 취직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학교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하겠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연구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

- 그렇다면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공대를 하남이나 검단으로 이전한다면 찬성하는가
만약 공대가 하남이나 검단으로 가더라도 중앙대의 위상에 크게 흠이 가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 안에 있다는 이점을 공대가 놓치게 된다면 공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오히려 하남이나 검단으로 이전돼도 연구나 평판에 크게 무리가 없는 학문단위를 이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남은 공간을 이용해서 이공계열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캠퍼스를 이공계 특성화캠퍼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최근 단국대 교수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죽전 이전으로 인한 연구 피해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이어졌다고 한다. 공대는 연구실이나 시설 문제로 이전이 힘들다고 본다.

- 교수업적평가 결과 S급 교수로 평가받았다. 비결이 있다면
평상시에 하던 연구를 꾸준히 해왔을 뿐이다. 사실 국제논문이 당장 내일모레 되는 것도 아니고 심사과정만 1년이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좀 낮은 평가를 받은 교수님도 모두 심사과정 중일 것이라 본다. 특별한 비결은 없고 평상시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그렇다면 교수업적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 양적인 문제로만 다가선다면 질적인 부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아이슈타인이 논문을 많이 쓴 건 아니지않는가? 하지만 중앙대의 현재 상황에서 보면 양이 기본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경쟁대학에 비하면 현재 논문의 양적 측면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라는 이름에 걸맞는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논문의 양적 증가가 필요하다.

 

중앙대가 배출한 공학박사

- 연구실적을 보면 왠지 학점도 좋을 것 같다. 학창시절은 어땠나
학점을 위한 공부보다는 내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학점으로 보면 상위권이긴 했다. 그 당시에는 동기 40명중 3.5넘는 학생이 한 손가락에 들었다. 대부분 학점이 낮았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하긴 힘들다. 그래도 난 당시 6열람실 터줏대감으로 유명했다. 당시 도서관은 24시간이 아니었는데 방호원분이 나가라고 할 때까지 공부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 유학경험 없이 본교에서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았다
사실 석사과정이 끝나고 결혼하게 되면서 유학을 가지 못했다. 사실 서울대를 비롯해 타 대학 대학원이 선호도는 더 좋았지만 굳이 다른 곳에 가기보다는 중앙대에 남고 싶었다. 중앙대에서도 다른 곳 못지않게 잘해낼 자신이 있었다.

- 그렇지만 최근 타 대학원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간판지향적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학외로 나가는 것 같다. 재단이 교체된 만큼 많은 투자가 이뤄져 우수한 학생들을 붙잡아 줬으면 좋겠다. 현재는 장학시스템이나 연구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교수님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개인 사비로 연구하긴 힘들지 않겠나?

-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교수님이 있다면
여러 교수님이 기억에 남는데 그 중에서도 정재길 교수님이 특히 생각이 난다. 내가 학부생일 당시에는 휴강이 다반사였다. 그런데 정재길 교수님은 정년퇴직 때까지 보강하지 못한 휴강이 단 3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 그 정도로 원리원칙을 지키시던 교수님이었다.

- 그렇다면 자신은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인 것 같나
나 역시 교육자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학생의 올바른 인성이 길러질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학생 편을 들어주고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항상 ‘내 방문은 열려있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제자이자 후배다 보니 애정이 각별하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여러분의 교수님을 모셔서 그룹 연구를 하고 싶다. 플라즈마 연구 분야를 특성화시키고 싶기 때문에 그룹 연구를 통해 국책사업도 맡고 후배 육성도 하고 싶다. 다만 현재는 교내 환경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플라즈마란?
기체 상태의 물질에 계속 열을 가하여 온도를 올려주면, 이온핵과 자유전자로 이루어진 입자들의 집합체가 만들어진다. 물질의 세 가지 형태인 고체, 액체, 기체와 더불어 '제4의 물질상태'로 불리며, 이러한 상태의 물질을 플라즈마라고 한다. 이 상태는 지구상에서는 흔하지 않은 현상이지만 우주에서는 거의 모든 물질의 정상상태가 플라즈마상태이다. 우리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플라즈마 상태로는 조명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형광등과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네온사인, 그리고 자연현상으로는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자주 발생하는 번갯불과 같은 것들이 있으며 북극지방 밤하늘에 발생하는 오로라(AURORA)도 플라즈마가 나타내는 빛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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