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 가액으로 표시하는 감정평가사! 합격률이 10% 미만인 악명 높은 시험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연봉과 제한 없는 자격 조건 때문에 꿈의 직장이라는 지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어려운 만큼 보통 4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준비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2년만에 해치운 선배가 있다. 한국감정원 감정평가사 조혜진 선배의 단기 속성 합격 노하우를 들어보자.

윤종광(자연대 수학통계학부 4) 감정평가사 희망자

윤종광(이하 윤) : 준비 기간 및 시간 관리는
조혜진(이하 조) :
2학년 여름부터 2년 동안 준비했다. 1차 시험은 학교 다니면서 1년 동안 준비했고 2차 때는 휴학하고 1년 동안 했다. 1차 때는 오후 6시쯤에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고 아침에 잤다. 수면 시간을 줄이기보다 밤에 공부하는 게 좋아서였는데, 돌이켜보면 조금 위험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부 스타일에 정석은 없으니까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리는 게 좋다. 또한 처음부터 무리하면 금방 지치니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시간표 짤 때는 공강 없이 몰아서, 규칙적인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조정했고 1차 과목 중 하나인 ‘회계학’을 준비할 겸 회계 수업을 많이 들었다. 조별 수업은 최대한 배제했다.

윤 : 1차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
조 :
솔직히 ‘턱걸이라도 좋으니 일단 합격하자’는 마인드여서 최대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난 ‘부동산관계법규’와 ‘민법’ 과목은 매우 약하고 ‘경제원론’이나 ‘영어’, ‘회계학’이 강한 편이었는데 법 과목을 오래 잡고 있기보단 내가 잘하는 과목을 더 강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매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 합격이니 잘하는 과목으로 평균을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1차 준비 때는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하다보니 인터넷 강의 외엔 활용 가능한 수단이 별로 없었다. 강의를 들으며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었다. 학교에서 사람들을 모아 스터디를 결성하는 것도 좋다. 시험 보기 한 달 전부터는 학원에서 단기적으로 하는 ‘막판 뒤집기’ 강의 같은 걸 다 들었다.

1차 준비하면서 2차를 동시에 하는 사람도 많은데, 어떤 방법이 정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감정평가사 시험은 4~6년 이상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런 분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실력차이가 크다. 어중간하게 2차를 병행해서 공부해봤자 어차피 실력차이를 메울 수 없다. 일단 1차부터 붙고 보자는 다짐으로 임해야 그나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윤 : 2차 시험 준비는
조 :
무조건 12월 전까지 ‘감정평가실무’에 대한 감을 잡아야 한다. 2차 역시 문제풀이가 중요하다. 12월 이후에 ‘감정평가및보상법규’와 ‘감정평가이론’을 시작했는데 논제를 잡아내야 빨리 공부할 수 있다.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내 책을 다 이해하기는 힘들다. 난 목차 정도만 읽어보고 문제에 먼저 접근해서 해당되는 부분의 내용을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2차 준비 때는 고시원에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 난 서울대입구 쪽 고시원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다시 학교로 와서 공부했는데 이건 좀 위험한 방법일 수도 있다.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가면 신림동만의 공부 흐름이 있어서 최신 정보 입수나 스터디 구성이 쉽다.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것도 있어 심리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윤 :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조 :
맘처럼 쉽지는 않았지만 하루 해야 할 절대적인 공부량을 10시간 정도로 정해놓고 꼭 채우려고 노력했다. 난 집중력이 있는 편이 아니라 타이머를 맞춰놓고 공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타이머를 맞춰놓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타이머를 멈추고 쉰 후, 나중에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 타이머를 재시작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타이머에 순수 공부 시간을 체크해가며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정석인 공부 방법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공부하는 것이다. 괜히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대로 하려다가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의 특성에 맞게 공부 방법을 만들어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윤 :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 했는지
조 :
난 참을성이 없고 하기 싫은 건 못하는 성격이라 슬럼프가 자주 오는 편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잘 극복하진 못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아무생각도 없이 책도 안 보고 쉬었다. 하지만 절대로 놀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놀기 시작하면 재밌기 때문에 다시 책을 잡기가 힘들어진다.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지칠 때까지 누워있었다. 난 남자친구가 있어서 의지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시험 준비하면서 연애를 함께 하는 사람 중 잘 된 사람은 거의 못 봤으니 주의해야 한다.

윤 : 학벌이나 학점의 중요도는
조 :
중앙대 정도면 무난하다. 또 학벌이나 학점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게 아니니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요즘에는 합격 인원수가 많아 수습 기간 후에 한국감정원, 평가법인, 사무소 등에 들어갈 때 학벌과 학점을 본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타 업종에 비해 중요도가 높진 않다.

윤 : 수입은 얼마정도인가
조 :
경력에 따라 차이가 크다. 처음 수습 때는 한 달에 150만원도 못 받는다. 들어가서 경력을 쌓으면 일반 대기업 보단 많이 받을 수 있다. 연봉 400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5000만 원이 될 수도 있다. 돈도 중요하지만 일이 거치니 적성에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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