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운영의 유연화를 위해 기존의 본부에서 맡아왔던 많은 부분의 역할이 단
과대학 혹은 학과로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올해초 시행하려다 MC문제와
같은 다른 현안에 밀려 시행이 미뤄진 행정조직개편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
대 장단기발전계획의 주요골자는 바로 행정업무를 단과대, 학과 중심으로 옮
긴다는 것. 조직개편이 실현될 경우 역동적인 조직 운영이 이뤄질 것이란 전
망이다.

당초의 안은 교무처와 학생처를 통합해 교학처로 개편하고 통합으로 인해 남
는 인력을 단과대 교학과로 전진배치한다는 것이 주요골자. 현재 50명인 교학
과의 교직원이 30명이 늘어난 80여명으로 증원되는 것이다.확보된 인력만큼
학과중심의 행정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0여 학과를 교학과에 배치된
직원들이 담당함으로써 행정전반이 본부 중심에서 학과 중심으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이때 축소된 대학본부는 학과별, 단과대학별 행정업무에 대해 후방
에서 지원사격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기존의 소모적이기 쉬웠던 행정
체계도 학과중심적, 단대중심적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효율성을 제고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적으로 학생들과 관련된 업무들의 대부분이 본부를 거치지 않아도 학과
나 단과대에서 전산화 등의 보조로 일괄처리가 가능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생복지차원의 이러한 편익뿐 아니라 종전에 학과행정을 담당하던 조
교들도 행정에서 자유로워짐에 따라 본연의 임무인 연구보조에 여력을 기울
일 수 있게 된다. 또한 학점, 장학금, 취업 등의 문제에 있어 대학마다 다양한
기준으로 일괄적인 행정처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기
대되는 것은 이러한 단과대학별 독립운영체제가 안겨다주는 것이 대학발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과대학들은 독립적인 운영으로 나름의 전선(戰線)에서 본부의 간섭 없이 다
원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경우 단대별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면서 특성화의 단계에까지 근접할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다.이에 대해 한
교직원은 "학과 중심의 행정체계를 실현하기엔 아직 교수사회의 풍토가 문제
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다. 실제로 단과대학 중심의 행정이 운영될
경우 교수들이 종전보다 학생들과 직면하며 풀어나갈 문제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선 교수들이 정작 학생들의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려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주어지는 권한만큼의 책무를 이행하려는 의지가 부족
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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