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출판사 에디터! 인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한 번씩은 꿈꿔봤을 출판사는 어떻게 해야 입사할 수 있을까? 중대신문은 중앙북스 출판에디터  임효진 선배와 출판사를 희망하는 박소영 후배의 대화를 담았다.

 

 

박소영(이하 박) : 입사 과정 및 절차가 궁금해요
임효진(이하 임) :
취직을 준비하던 중 아는 선배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며 추천해줘서 시작하게 됐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적성에 맞는 것 같고 재미가 있어서 1년 가까이 일을 하게 됐고,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출판업계는 공채 선발보다 주로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근무를 하다가 정규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김영사나 웅진같은 큰 출판사들은 공채로도 선발하지만 대부분 경력을 중요시한다. 보통 6개월, 1년에 한 번쯤 인사이동 기간에 신입사원을 채용할 일이 생기면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사원 중에서 선발한다. 일반 기업의 인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박 : 학점이나 영어가 중요한지
임 :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적다. 실제로 번역서 기획, 외부 저작권 같은 특수한 분야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일반 기획에서 외국어가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점도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학점이나 해외 연수, 토익 점수 같은 스펙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는 글 활용 능력이다.

박 : 입사 노하우가 있다면
임 :
출판업계는 뽑는 기준이 굉장히 모호하다. 무엇보다 나의 글 활용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편집을 해봤던지 온라인 카페, 블로그, 홍보 같은 콘텐츠들을 다뤄봤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칼럼 공모를 해보거나, 하다못해 블로그라도 만들어서 글 솜씨를 보여주는 게 좋다. 증명이 될 만한 운용 능력을 보여주면 채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는 대학시절 학보사를 했던 경험이 도움됐다.

자기소개서의 맞춤법과 비문에도 유의해야 한다. 맞춤법이 틀리거나 비문이 있으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맞춤법과 비문이 있으면 떨어진다’는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편집이 생업인 사람들이라 오탈자에 민감하다. 자기소개서나 서류를 제출할 때 문법과 맞춤법에 유의해야 한다. 

전국에 있는 서점 수보다 출판사 수가 더 많을 만큼 다양한 출판사들이 있지만 실제로 출판사의 조직이 잘 갖춰져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편집자가 기획부터 마무리를 다 하기 때문에 단 한 명만 있어도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출판사는 보통 근무 조건이 열악하지만 상대적으로 입사도 쉽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자신이 큰 출판사가 꿈이라면 이런 곳에서 경험 쌓고 이직하는 것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박 :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을 하고 싶은데
임 :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지만 주로 인맥을 이용해야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학과 선배가 있는 경우 유리하다. 중앙대는 진출해 있는 선배들이 국문과, 신방과, 문창과 같은 글과 관련된 학과에 많기에 조금 더 유리하다. ‘북 에디터(bookeditor.org)’같은 인터넷 편집자 전문 사이트를 이용해도 된다. 간혹 부서별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온다. 다 그렇진 않지만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 과거에 어떤 글을 썼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면 유리할 것이다.

박 :  모든 아르바이트가 정규직이 되는지
임 :
그렇지는 않다. 정규직이 되는 비율은 일반 기업과 비슷하다. 난 직접 맡았던 편집에서 신뢰를 얻어서 정규직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는 비정규직도 많고 정규직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박 : 글 능력 외에 어떤 능력을 필요로 하는지
임 :
편집자는 조용히 글이나 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오산이다. 오히려 활발한 사람이 유리하다. 출판 편집자에게 가장 중요한건 인맥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저자를 섭외하려면 저자와 닿는 인맥이 있어야 하고 책을 언론에 보도하기 위해선 기자와 닿는 인맥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계열사와 디자이너를 구하기 위해서도 인맥이 필요하다. 인맥은 입사하기 전에도 그렇고 들어와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입사 후에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섭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박 : 박봉이라던데
임 :
책 팔아서 돈 벌었단 얘긴 들어본 적 없으니까 분명히 배고픈 업종이긴 하다. 다른 출판사의 수준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 회사는 큰 편인데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불편할 정도로 적은 건 아니지만 간혹 작은 출판사 같은 경우는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봉이라고 한다.

박 :  출판업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임 :
출판에 대한 환상을 버렸으면 좋겠다. 특히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학생의 경우, 자신이 문학책만 만들거라는 생각이 강한데 처음 입사하면 그럴 수가 없다. 편집자에게 책은 하나의 상품이다. 지식을 돈 받고 파는 곳이 바로 출판업계다. 출판업계의 입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자신이 ‘고매한’ 책만 만들 거라는 환상은 반드시 깨야 한다. 또 나만 할 수 있는 분야를 만들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자신이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목표를 정해두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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