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에서 가장 부각돼야 할 것은 각 후보의 정책이다. 각 후보의 정책
을 검증하고 차별성을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책과
공약을 인지하고 언론이 담당해야 될 몫 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각 후보
의 정책과 공약을 인지하고 지지후보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그러한 언론의 면모를 찾아볼 길이 없다.

`국민승리 21'의 권영길후보에 대한 언론의 태도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국
민들이 `국민승리 21' 권영길 후보의 언론 보도를 접할 수 있는 길은 한겨레 신
문을 통한 언론보도가 유일한 방법이다. 권영길후보는 진보진영의 후보라는
점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과는 정책이 분명히 차별화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권후보의 정책 보도를 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대선
이 임박할수록 언론의 의도적인 진보정당 후보에 대한 보도 소외 경향은 심각
성이 더해가고 있다.

국민후보를 자처하는 권영길 후보의 보도를 `이색 후보' 등으로 처리하거나,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이와함께 보수언론의 우두머리
격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김대중 후보에 반감을 표시하며 `DJT연합 죽이
기'를 이젠 드러내놓고 행하고 있다.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때 언론의 대선
보도가 각 당의 대선전략, 갈등관계 등 흥미위주의 기사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는 일리가 있는 것이다.

또, 언론의 정책차별화 보다는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정
치를 스포츠경기와 같이 단순한 구경거리로 탈바꿈 시켜버리는 언론의 독점
적 권력속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지난달 극우 세력인 한국논단이 김대중 후보
를 집중 공격하기 위해 주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대통령 후보 사상 검증
토론회'를 언론 3사가 생중계한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자
리에서 있었던 토론 내용은 일말의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즉각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이 이를 받아 `김대중 죽이기'에 동참
하고 각종 칼럼을 통해 반김대중 연대를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것은 언론의
한심한 작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일정한 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임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누가 이기든 이
를 관전하는 이에게는 단순한 재미 그이상을 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사회의
지도자를 뽑는 것은 지켜보는 국민의 운명은 물론 나라의 미래가 달린 일이
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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