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사정

□서울중앙서원
 그녀와 사귀고 나서 첫 데이트인지라 독특한 곳에 가고 싶었다. 외국인이 많아 이색적인 이태원. 무서울 것 같다는 그녀의 팔을 꼭 붙잡고 중앙성원을 찾았다. 흔히 볼 수 없는 이슬람 사원이라 꼭 둘러보고 싶었다. 여자 기도실을 찾기 위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을 무릅쓰고 말도 안 되는 영어를 써가며 길을 물었지만 도통 알아듣지를 못한다. 틈틈이 영어공부 좀 해 둘걸. 분명 겨울 날씬데 왜 이렇게 더운 걸까.

□스모키 살룬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태원에는 인도 음식같은 이색적인 음식이 많았지만 햄버거를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스모키 살룬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제 햄버거라 두툼한 고기와 샐러드가 일품이었다. 가격은 크라제버거와 비슷하지만 더 맛있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비좁은 공간. 공간이 좁아 잠시나마 밖에서 기다려야 했기에 추위에 떠는 그녀에게 미안해졌다.

□더 방갈로
 스모키 살룬 맞은편에 있는 더 방갈로. 저녁을 먹고 술을 한 잔 하기위해 바를 찾았다. 날씨가 추워 가까이 있는 곳으로 갔다. 방갈로처럼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모래밭의 그네 의자에서 보내는 둘만의 시간은 데이트를 마무리하기엔 최고.

 그 여자의 사정

□서울중앙서원
이태원에 가면 이 곳에 꼭! 들러야 한다는 말에 칼바람을 헤치고 서울중앙성원(일명 이슬람 사원)에 갔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외국인에게 여자 기도실이 어딨는지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써가며 물었다. 어색한 영어실력으로 진땀 빼는 이 남자, 꽤 귀엽다.

□스모키 살룬
금새 배고파진 우리는 수제 햄버거로 유명한 스모키 살룬으로 향했다. 주말이면 오래 줄서야 겨우 먹을 수 있지만 이 날은 평일이라 오랜 기다림은 없었다. 이국적이고 아담한 인테리어와 향긋한 햄버거 냄새. 근데 첫 데이트에 햄버거는 좀… 이라는 걱정도 잠시. 포크와 나이프가 있으니 찢어지게 입 벌릴 걱정은 없다. 일일이 햄버거를 썰어 입안에 넣어주는 그의 자상함에 나는 또 한 번 반하고 말았다.

□더 방갈로
그네 좌석에 앉아 모래를 밟으며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곳. 역시 어색함에는 술이 최고라고 했던가. 우리는 칵테일을 홀짝이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이 적절하니 분위기도 좋았고 내 얼굴도 더 예뻐보이는 것 같았다. 오늘 데이트는 10점 만점에 10점!

코스 즐기기
·서울중앙성원 : 이태원역 3번 출구 소방서 뒤쪽으로 올라오다 좌측에서 직진.
·스모키 살룬 : 이태원역 2번 출구 하드락카페 골목에서 이태원 갈비 마주보고 오른쪽 골목.
·더방갈로 : 스모키 살룬 바로 맞으편 건물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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