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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현씨 (문과대 영어영문학과 99학번) 한겨레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 기자
손정호씨 (문과대 철학과 01학번) 신문사 입사 희망자
손정호씨(이하 손) : 한겨레에서 어떤 기사를 쓰고 있는지.
허재현씨(이하 허) : 뉴미디어 출연에 맞춰 한겨레에서도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도 그 일환인데, 글과 영상취재를 결합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쌍용차 노조 파업 사건 때 일간지 중 유일하게 한겨레에서 인권유린 현장을 글뿐 아니라 영상으로도 생생하게 전달했었다.
손 : 전반적인 입사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허 : 1~2년 안에 언론사 입사를 목표로 한다면 상식공부를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모든 신문을 다 읽기 힘들기 때문에 두 달에 한 번씩 나오는 시사상식 책으로 공부하면 편리하다.
논·작문 시험은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이 되어 있어야 유리하다. 단순히 글만 잘 써서는 안되며 정형화된 폼을 기술적으로 연습하고 자기 주관을 뚜렷하게 표현해 설득력을 지녀야 한다. 신문사의 논조와 다르더라도 평가자가 읽으면서 ‘이것도 말이 되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좋은 논술이다.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는 통계수치나 인용구를 수첩에 메모해서 외워 놓으면 논술을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많아진다.
작문은 수필식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며 글 안에 자신의 삶을 잘 녹여내야 한다. 세계일보 입사 시험 때 주제가 ‘밥’이었다. ‘학생운동 할 때 너무 배가 고파서 쭈그리고 앉아있었더니 누군가 천원을 놓고 갔더라. 그래서 맛있는 밥을 사먹었다’라며 배고픈 사람에게 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써내려갔다. 남 이야기보단 자기 이야기를 풀어서 써야 감동을 줄 수 있다.
손 :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썼는지 궁금하다.
허 : 학창시절의 절반을 반전 운동에 쏟았던 이야기를 썼다. ‘평화를 생각하는 마음 뿐 아니라 전쟁에 소비하는 비용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학업 대신 이 활동에 집중했다’면서.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이력도 썼는데 남들보다 사회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하고 몸으로 부딪혔으며 기자가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살아온 과정을 진솔하게 쓰되,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왜 이런 활동들을 했는지 근거를 제시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할 때 자신이 언론지에 기고한 글을 첨부해도 좋다. 필름 2.0 독자칼럼에 직접 쓴 영화비평문을 자기소개서와 함께 제출했더니 3차 최종면접 때 내가 쓴 칼럼에 대해 질문을 받았었고 그만큼 면접관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손 : 정치적 성향이 입사에 영향을 받나?
허 : 솔직히 있다고 본다. 실제로 최종합격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 정치적 성향이 비슷하다. 논·작문이나 면접 시 자신의 생각을 설득을 할 수 있는 근거만 충분하다면 크게 상관하지는 않아도 된다.
손 : 기사는 일주일에 몇 건 정도 쓰는지 궁금하다.
허 : 사회부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1~2개씩 단독기사를 쓰거나 20건 정도의 기사를 협업해서 쓰지만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 지금은 뉴 미디어 팀에 있기 때문에 기사를 많이 쓰고 있진 않다.
손 : 입사 전에 생각한 기자생활과 실제 경험한 기자 생활의 괴리가 있나.
허 :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개인 시간도 없고 잠 잘 시간도 없다. 수습기자 때는 2~3시간도 못 자는 생활을 몇 개월간 지속하다보니 때려치우고 싶었다. 위계질서가 강한 회사분위기에도 실망을 많이 했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도 아니기 때문에 ‘기자 한번 해볼까?’라는 식의 가벼운 마인드로 시작하면 중도에 포기하게 되므로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투철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고 저널리스트적인 마인드가 크기 때문에 계속 일할 수 있었다.
손 : 취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허 :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취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오직 나뿐이었고 현장 분위기가 마치 전쟁터 같았기 때문에 종군기자가 된 듯 했다. 고립된 상황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돕고 걱정하는 휴머니즘적인 공동체가 신기하기도 했다. 기자로서는 나만 느낀 경험이었기 때문에 더 뜻깊고 앞으로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취업노트
토익점수 : 900
졸업평점 : 4.0
인턴경력 : 관악 FM PD, 인디 필름 페스티벌 데일리 리포터
추천도서 :
논·작문 -『삼국지』등 고전 (노벨문학상 수상 서적, 사회과학서적)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최장집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