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스위스 IMD에서 발표에 의하면 2004년도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은 전 세계 60개 조사대상 중 최하위인 59위였다. IMD 지수는 주로 기업적 관점에서 평가한 것이라 대학경쟁력을 완벽하게 평가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대학이 기업의 인력수요를 충족하고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할 말이 없다.


  우리나라 올해 수출 규모가 세계 10위이며, 경제 규모는 2008년 세계 13위로 알려져 있다. 한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경제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먼저 외국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과 경험을 보자. 주요 선진국들은 입학정원 축소, 산학협력 및 특성화를 통한 대학 구조개혁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본은 2001년부터 ‘도야마 계획’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국립대학을 만들기 위해 2002년 101개였던 국립대학을 2년 만에 89개로 통·폐합했다. 국립대학의 법인화를 시도해 대학운영에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하며 전문가가 참여하는 철저한 ‘대학평가시스템’을 시도하여 대학 평가결과를 기업 등에 전면공개하고 있다. 중국은 21세기 초 강국건설을 목표로 100개 대학을 세계 일류대학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211공정’을 추진·완료했다. 또 1992년부터 2002년까지는 총 733개 대학을 288개 대학으로 합병하는 구조개혁을 강행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글로벌스쿨하우스(GSH)’를 통해 외국대학과 연구소를 유치함으로써 자국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늦었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한국 대학 교육체계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연성의 확보는 예를 들어 영리법인의 대학 설립 및 운영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의 공공성을 들어 영리법인의 학교설립이 불가능한 상태다. 영리법인의 대학운영에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는 외국 대학 및 연구소의 국내 유치가 보다 더 적극적이고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외국 대학 및 연구소 유치는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 특히 전 세계 200만명에 달하는 유학생의 상당수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식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따라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대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상아탑’이라 불렀다. 이는 속세를 떠나 오로지 학문이나 예술에만 잠기는 경지를 뜻한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생트뵈브가 낭만파 시인 비니의 태도를 비평하며 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21세기 대학은 상아탑형 패러다임이 아닌 소비자 중심-산학협력형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21세기형 패러다임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학생 선발 방식의 다양화, 현장실습 중심형 학점제 등 보다 개혁적 방안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하성규 안성캠퍼스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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