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사정


□육쌈냉면
   맛집이라는 곳을 찾아가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집도 실제로 가서 먹어보니 그렇게 뛰어난 맛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냉면 맛은 평범하다. 그녀도 비슷한 생각인 듯 했다. 다만 추가가격을 받지 않고 메뉴에 고기가 포함된다는 점이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것 같다. 음식이나 반찬은 깔끔히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포도몰
   요즘엔 남자들도 쇼핑을 즐기는 시대지만, 그래도 여자와의 쇼핑은 너무 지루하다. 그래서 포도몰에 들어가서 수많은 의류매장을 보고 살짝 아찔해진 것이 사실. 그러나 그녀도 관심이 없는 듯 오래 시간을 끌진 않았다. 휴.

□보라매 공원
   깔끔히 정돈된 공원 안, 멋들어진 분수에 곁들인 조명까지. 그녀는 상당히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공원의 정적인 분위기는 너무 심심했다. 심드렁하게 대화를 하면서 낮에 공원을 왔다면 자전거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챙겨와 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딴 생각도 들었다.

그 여자의 사정

□포도몰
   쇼핑몰을 가자했던 그는 이 곳 저 곳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게 하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재미보단 지루함이 더 들긴 했다. 차라리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좀 더 이야기를 하는 게 나은데.

□순대타운
   쇼핑몰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그는 순대타운의 백순대가 아주 유명하다고 추천했다. 백순대? 하얀 순대인가? 알고 보니 양념 없는 순대볶음이었다. 의자에 앉자마자 사이다를 서비스로 주시는 아주머니. 음. 하지만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친구들끼리 술 먹으러 오기에는 괜찮은 것 같은데. 데이트 코스로는 좀 아니지 않나?

□보라매공원
   그가 데려간 오늘 데이트 코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로 너무 예뻤던 음악분수. 30분 동안 진행되는데 조명과 분수가 너무 예뻤다. 게다가 연꽃들이 주변을 둘러싸서 더욱 아름다웠다. 최고!

● 코스 즐기기 ●
  신림역 3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보면 파리바게트가 보인다. 그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아트박스와 함께 바로 육쌈냉면이 보인다. 가격은 4500원. 들어왔던 골목으로 나가 걸어가면 맞은편에 포도몰이 보인다. 육쌈냉면으로 가다보면 왓슨스라는 가게가 있는데, 왓슨스 옆 골목으로 꺾어 걷다보면 순대타운이라는 건물이 보인다. 가격은 6000원이다. 보라매공원은 신림역 2번 출구 맥도날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6513, 6514를 타면 갈 수 있다. 음악분수는 저녁 6시, 7시, 8시 반에 하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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