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대학평가에 대한 발표가 있을 때 마다 중앙대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인하여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러 가지 대책과 방안들이 제시되고 나름대로 시행되어 왔음에도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나고 있는 단편적인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대학의 보편적인 가치에 반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대중매체를 통하여 전달되는 결과는 우리 대학의 위상을 하락시키는 동시에 대학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될 것이다. 다행이 최근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확대와 연봉제에 실시에 따라 연구에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양적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가적인 향상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만으로는 경쟁대학 수준에 도달하거나 ‘세계적 수준의 지식창조 및 학습역량 보유대학‘ 이라는 우리의 글로벌 비전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연구경쟁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였으며, 이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하여 ‘연구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부총장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연구경쟁력 강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유의해야 하는 것은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금년 초에 우리 대학은 2단계 BK21 중간평가에서 전국최고의 실적을 낸 반면에, 연구성과의 질적 수준 중심 평가인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지원사업’에서는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따라서 많은 성과로 기여한 교수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논문을 발표하는 교수들에 대한 평가와 적극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특히 젊고 유능한 교수들이 의미있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취약한 이공계 분야를 강화하는 구조조정 없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하남캠 추진과 함께 논의되고 있는 학문단위 구조조정이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대학의 연구경쟁력 제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의 역할에서 취업이 강조되고 있다. 물론 복잡한 경제상황과 세계최고의 대학진학률을 고려할 때 대학이 취업을 위한 단계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대학의 구조조정에서도 이러한 측면만이 강조되어 응용학문 중심으로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지식기반사회에서 궁극적인 대학의 역할과 졸업생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경쟁력은 과거 산업화 사회의 지식인 “Know-How"가 아니라 창조적인 지식을 의미하는 ”Know-Why"가 중심이 된다. 학문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기반학문을 중심으로 분화하던 것이 최근에는 학문간 융합과 복합, 그리고 통섭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것은 실용성과 창조성이 결합된 지식을 요구하는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초학문의 튼튼한 근간 하에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실용학문의 융합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구조조정도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연구와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안상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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