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앞 카페 미고가 있는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붉은색 글씨의 간판이 보인다. 좁고 가파른듯한 작은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자그마한 다락방이 펼쳐진다. 여행사진이 걸려 있고 여러 나라의 기념품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는 이곳은 여행카페 ‘레인트리(Raintree)’다.


한지은씨가 레인트리를 개점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레인트리 개점 전 딴지일보 여행전문기자로 활동하던 한지은씨는 직업으로서의 여행과 취미로서의 여행 사이의 괴리감을 느껴 기자를 그만두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녔다.


한지은씨는 이제까지 유럽, 동남아시아 나라를 비롯해 30여 나라들을 여행했다. 그 중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로 꼽은 곳은 네팔, 라오스, 이탈리아다. “네팔의 청명함과 라오스의 친절, 이탈리아의 도시의 박물관화는 인상적이었죠.” 이러한 배낭여행의 매력에 대해 한지은씨는 “타인이 가이드가 되는 패키지여행과 달리 내가 가이드가 되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어제도 손님 두 분이서 인도로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함께 계획을 세웠어요”라고 말하는 한지은씨는 레인트리를 찾은 예비여행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레인트리는 홈페이지(caferaintree.co.kr)를 통해서도 손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한지은씨는 손님들과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 레인트리가 쉬는 첫 번째, 세 번째 일요일에는 국내여행을 한다. “홈페이지에서 손님의 참가 신청을 받아 여행을 함께 가요. 재작년 여름에는 유럽 쪽에서 캠핑카 여행을 했고, 국내에서는 간단하게 래프팅이나 등산을 가기도 하고요.”


예비여행자들에게 한지은씨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이방인이라는 점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며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했다. 경제적 우월감에 젖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대접받으려는 몇몇 한국 여행자들에 대해 “현지인들과 갈등이나 싸움이 일어나기 쉽다”고 염려했다.


“계획표가 있으면 패키지여행과 다를 바가 없어요. 크게 줄거리만 세우고 가서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거죠.” 한지은씨는 배낭여행에 가기 전엔 어디를 갈 것인지, 얼마를 쓸 것인지, 어느 정도 다녀올 것인지만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직접 방문해 지인들과 직접 대화하며 소통하는 만남, 그것이 바로 배낭여행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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