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개원과 법대 미선발에 따라 자유전공학부가 신설됐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학부장:김병기, 법대 교수) 학생들은 불안해 한다. 신설된 학부이기에 학부 관리차원에서 수정·보완해야할 점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자유전공학부 온라인 커뮤니티는 학위명 문제, 편향된 학부 커리큘럼 등 문제점에 대한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자유전공학사 학위에 대한 우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사안은 ‘전공학위’ 문제다. 자유전공학부 학생은 졸업시 ‘자유전공학사(CIS)’로 학위가 수여된다. 이에 대해 학생간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전공학사’로 졸업할 경우 취업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설학부 특성상 학부 학생에 대한 사회적 검증이 부족해 기업이 꺼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라고는 입학성적 뿐이다. 자유전공학부 B씨는 “취업시에 경영대를 졸업한 학생보다 자유전공학사가 불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전공학사 학위를 받는 것이 옳다는 입장도 있다. 1기로 입학한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학교는 학위명보다 졸업시 학생들의 학업 수준과 교육과정에서 무얼 학습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병기 학부장은 “자유전공학부가 학문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학생들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학위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수강신청도 문제로 제기된다. 학생들이 3학년 이후 전공을 선택할 경우 수강신청에 인기학과 쏠림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김병기 자유전공 학부장은 “본부와 협의중이다”라며 “모든 지원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편향된 커리큘럼, 편향된 학생들= 자유전공학부의 커리큘럼도 도마위에 올랐다. 법·정경계열로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김병기 학부장은 “학생들의 선호 분야를 고려하자면 경제, 경영, 법이 아니겠는가”라며 수요자 중심의 교육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경영, 경제 분야를 선호하지만 모든 학생이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체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전공(진로)은’이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유전공학부생 133명 중 6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실제로 자유전공학부 신입생들 중 상당수 학생들이 경영, 경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문계열, 자연계열, 의학전문대학원과 약학전문대학원을 생각하는 학생도 일부 눈에 띄었다.

  현재 커리큘럼상 인문·자연계열 과목은 극소수다. 자유전공학부 김병기 학부장은 “신입생을 인문계열 학생들만 선발했기 때문에 자연계열 과목은 기본 소양 수준으로만 개설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제한된 선택 폭을 넓혀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유전공학부의 공간문제는 일부 해결됐다. 서울캠 총학생회(회장:이지열, 경영대 경영학부 4)가 본부에 공간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치공간을 배정받아 사용중이다. 또한 법대와 학생회, 학회실을 공유하고 있다. 김병기 학부장은 “신입생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면 독립적 공간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며 “법대 학생들이 줄어듦에 따라 법대공간이 자유전공학부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전공학부의 소속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가 시급히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P씨(자유전공학부 1)는 “학생회의 부재로 학생들이 제각각 활동해 응집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유전공학부는 5명의 반별 대표자가 존재하지만 학부 구성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학생자치에 관해서는 법대 학생회(회장:이우학)가 도움 주지만 세부적인 제도에 관한 문제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김한울씨(자유전공학부 1)는 “다섯명의 과대표가 교수와 학부장과의 정기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하려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전임교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과대 한 교수는 “전임교수가 없으면 학생과 교수간 긴밀한 유대 형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본부는 현실 여건상 자유전공학부 내의 전임교수 배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자유전공학부는 지도교수와 멘토링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이지만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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