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A씨는 작년 10월 큰 사고를 당해 한 학기 동안 치료를 받았다. 어두운 밤길, 공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으로 내려오던 A씨는 조명이 설치되지 않은 경사로를 내려오다 자전거와 함께 곤두박질쳤다. A씨는 아래턱뼈가 골절되어 수술을 받았고 이 때문에 한 학기를 쉬어야만 했다.

사례 2
B씨는 지난달 야구동아리서 활동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야구공이 뿔테 안경에 맞아 양쪽 눈 사이 피부가 찢어진 것이다. 만약 공이 조금 더 빗겨 나갔더라면 실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았을 뻔했다.

서울캠

학내 시설, 믿고 이용할 만 한가요?= 학생들은 보통 캠퍼스를 안전지대(safe zone)라고 생각하며,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는 나와는 먼 이야기, 다른 학생의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사건 정도로 여긴다. 그러나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로 인해 생기는 문제도, 개인과 별개로 치부될 문제도 아니다. 캠퍼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들과 이를 제거할 해결책을 모색해보자.

  캠퍼스엔 안전 사각지대가 여러 곳 있다. 설립자 임영신 박사 묘소로 이어지던 길은 대표적인 안전 사각지대다. 강동현씨(문과대 국어국문학과 2)는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이곳은 조명이 전혀 설치되어있지 않어 발밑도 보이지 않는다”며 “도로가 울퉁불퉁해 몇 번이나 걸려 넘어졌다”고 말했다.
시설관리팀 빈성일 팀장은 “임영신 박사 묘소로 가는 도로는 최근에 이루어진 공사로 굴삭기가 자주 왕래해 부서지고 파인 경우가 많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도로정비 및 조명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CAU버거 앞 테이블이 놓인 휴식공간도 안전 사각지대 중 하나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낮에는 캠퍼스 중 가장 붐비는 이곳은 9시만 되면 인적도 조명 하나도 없는 캄캄한 공간이 되어버린다. 조명설치 및 방범대의 순찰 강화가 시급하다.

  한편 안전사고의 원인은 학생들의 안전 불감증과 학교의 관리 소홀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재 위험성이 우려되는 장소가 몇 군데 지적된다. 현수막 제작소가 대표적이다. 총학생회는 학생회관 2층 복도에서 현수막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데 문제는 현수막에 쓰이는 염료가 발화성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염료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길은 현수막을 태우고 삽시간에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염료를 조심스럽게 관리하지 않고 복도 한 곳에 몰아놓은 것도 화재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화재 시 학생들의 원활한 대피를 위해 만들어졌던 각 건물들의 출입구가 막혀있는 경우도 많다. 봅스트홀의 경우 출입구는 도난방지를 위해 잠가놓은 상태다. 비상구는 공대에서 쓰는 각종 기계들과 폐자재들이 쌓여있어 비상시 탈주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각 층계와 복도에 적재되어 있는 기자재 또한 화재 시 탈출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

  학생 부주의와 안전불감증도 사고에 기여= 학생들의 부주의한 인식으로 인해 사고가 더 커질수도 있다. 생일이나 졸업식때 볼수 있는 ‘청룡탕 입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장난이다. 보건관리팀 정헌지씨는 “청룡연못의 바닥엔 여러 가지 오물과 날카로운 물질들이 많이 쌓여 있다. 청룡탕에 들어갔다 온 학생들은 외상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2차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한순간의 장난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 부족이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운동이나 보행 중 부주의로 인해 외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검도 동아리의 한 학생은 검도 훈련 도중 한눈을 팔다 날아오는 목검을 피하지 못해 부상을 당했으며, 구기종목에선 지나친 몸싸움, 고르지 못한 지면,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못하는 등 각종 이유로 부상을 동반한 사건 사고들이 끊이질 않았다.
도보 중에는 좁은 계단 폭을 고려하지 않고 뛰어가다가 넘어지거나 구두를 신고 길을 걷다 굽이 홈에 끼어 넘어지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정헌지 씨는 “하루 평균 30~40명 정도가 외상으로 방문할 만큼 운동 및 보행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성캠

  안성캠의 경우 넓은 부지와 도로 때문에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시설관리팀 오기택 팀장은 “교내 오토바이 속도를 10km로 제한 해놨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이를 무시한다”며 “학교에서 통제하고 규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학생 개개인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호수에 빠져 익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총무팀 정동조 계장은 “취중에 호수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다 익사를 하는 사고가 예전에는 많이 발생했었다”며 “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학교에서는 호수 지면을 성인의 가슴 정도까지 높이고 수영금지 표지판을 붙여 지금은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늘도 캠퍼스는 가지각색의 안전사고로 물들어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캠퍼스 문화를 갖추기 위해서는 서로 지킬것은 지키고 존중해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인식수준을 높이고 학내 사각지대 개선작업을 통해 편안한 캠퍼스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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