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학생 K씨는 2007년 2학기에 복학했다. 그런데 수강신청 때 책자를 보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 꼭 듣고 싶었던 S교수의 수업이 개설조차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선후배들에게 들어보니 S교수는 중앙대를 떠나 타 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고 했다.

  대학 간의 우수교수 영입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중앙대의 ‘우수교원 확보’ 역시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중앙대에서도 많은 수는 아니지만 매년 1~2명의 교수들이 타 대학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2007년에는 로스쿨 유치를 위한 우수교수 영입 경쟁 때문에 법대 교수 3명이 타대학으로 이직했다. 연구 환경과 대학 수준 그리고 교수 처우가 더 나은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당시 이직한 법대 교수들은 자신들의 모교였던 서울시내 유명대학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의 우수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는 중앙대 소속 교수들이 타 대학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지방대와 비교했을 경우 중앙대는 교수 이적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우수한 교원 확보를 위해서는 교수 유출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 대우, 경쟁대학에 비해 뒤떨어져= 이직하는 교수 대부분은 처우 개선과 연구 환경에 대한 특혜를 조건으로 타 대학으로 옮겨간다. 즉, 교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학내 교수 처우와 연구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중앙대는 연봉이나 직급체계에 있어서 경쟁대학에 비해 좋은 여건이 아니다. 한 언론의 지난해 11월 보도에 따르면 경쟁대학의 정교수 연봉 평균은 1억 2000만원 선(경희대 1억 3400만원, 연세대 원주캠 1억 3000만원, 한양대 1억 2200만원, 고려대 1억 1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앙대의 경우 정교수 평균연봉은 7~8년차 기준으로 1억원이 조금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뛰어나지 못한 수준인 것이다.

  교수임용·우수교수 영입 전략 고심 중= 한편 우수교원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역량이 특출한 교수를 영입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올해 신설된 연구강화특별위원회(위원장:박범훈 총장, 이하 연강특위)에서는 ‘우수교수영입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강특위 실무추진단에서는 이번달부터 전략 연구 분야를 육성하고 그에 적절한 연구능력을 갖춘 교원을 영입하기 위한 구체적 사업에 착수했다. 연강특위 백준기 실무추진단장(첨단영상대학원 교수)은 “우수교수 영입과 전략연구 분야 육성을 위해서는 교원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교수 영입은 크게 3단계로 이뤄질 예정이다. 연강특위에서는 다음달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하고 이후 단대와 총장·부총장급에서 우수교수 후보를 추천받을 계획이다. 이후 교내외 교원 임용에 대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여 6, 7월에 정해질 전략연구 분야에 맞는 우수교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무추진단에 따르면 우수교수 영입에 대한 예산은 이미 확보돼 있는 상태로 올해 처음 사업을 시행하고 향후 5년까지 계속해서 우수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 임용에서도 이러한 본부 측의 의지는 반영되고 있다. 지난 25일 대학원신문은 올해 상반기 교수 임용과정에서는 기존 교수 채용 평가와 더불어 외부업체 평가가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교수 임용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우선시 하겠다는 의도다. 

  우수교수 확보에서 우려되는 점은= 그러나 우수교수 확보를 위한 과정에서 대학 본부 가 고려해야 할 사항들도 몇 가지 지적된다. 첫째로는 특정 학문계열이나 학과에만 우수교원이 영입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타대로 옮기는 교원 유출 사례를 살펴보니 법대, 의대, 공대 등으로 실용학문 분야 또는 대내외적 평가에 민감한 전공분야에서 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내희 교수(교수협의회장, 문과대 영어영문학과)는 “문과대에서는 교수가 유출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곧 대학들이 진정한 학문 발전을 위한 교수영입이 아닌 각종 평가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수단적 성격으로 우수교원 확보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수교수 영입 및 확보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과의 적정한 합의도 필요하다. 이번 학기 신임교수 임용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합의과정이 생략된 채 외부기관의 교수평가 자료가 사용됐다는 것이 학내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수교원 확보 문제는 중앙대 재직 중인 교수들에게도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강내희 교수는 “우수교수 영입은 학교발전을 위해 당연히 추진되어야 할 일이지만 이와함께 중앙대 교원의 연구 환경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 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우수교수 영입만을 강화하는 것은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강특위 실무추진단에서는 우수교수 영입 추진 및 전략 연구 분야 육성 사업을 위한 설명회를  전체 교수 대상으로 다음달 중에 실시할 예정이다. 우수교원 확보는 대학 본부 만이 아닌 학교 구성원 전체의 협조가 이뤄질 때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현재 중앙대 구성원들에게 우수교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시켜 오해와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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