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병원(흑석, 이하 흑석중대병원)이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도약하고 있다. 흑석중대병원(병원장:하권익)은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가 주관하는 ‘의료기관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종합전문요양기관(3차병원)으로 승격됐다. 중앙대학교용산병원(병원장:민병국,  의대 의학부교수, 이하 용산중대병원)도 15개 평가항목 중 14개 부문에서 우수등급을 받으며 2004년에 비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대학부속병원의 성장은 이미지 제고와 재정적 지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은 막대한 이익창출 과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담당한다.

  중대병원의 특성화, 구체적 방안은?= 올해부터 흑석중대병원은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 선정되어 중증질환자 위주의 진료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합전문요양기관은 의료체계상 최상위 기관이기 때문에 흑석중대병원이 대규모 종합병원과 대등한 위치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중증질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흑석중대병원은 뇌신경, 암, 심장혈관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 분야를 특성화할 방침이다. 하권익 의무부총장은 “각종 평가에서 중대병원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다양한 특성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각 센터에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관련 분야와의 유기적 협진 시스템을 구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각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병원들이 존재해 특성화 방안이 과연 환자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또한 흑석중대병원이 병상 수가 약 600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환자유치에서도 불리하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병원과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하권익 의무부총장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 향상과 진료과정 효율성 개선 등의 경영시스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중대병원은 작년까지 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서 진료를 해왔으나 올해부터 종합병원(2차)으로 전환했다. 2차병원은 진료의뢰서가 필요한 3차병원보다 진료과정이 용이하다. 용산중대병원 홍보실 김은택씨는 “두 병원이 모두 종합전문요양기관일 경우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때문에 용산중대병원이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종합병원으로 전환되면 환자들의 의료비가 경감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용산중대병원은 지역 거점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발전방향을 밝혔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용산중대병원은 인근지역에 없는 관절, 척추 전문 센터를 특성화할 계획이다.

  대학발전의 디딤돌 역할 수행해야= 하권익 의무부총장은 “법인 교체 이후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발전을 위해 꾸준히 전입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속병원은 수입원 역할과 소속 대학 의학 관련 학생들에게 학문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그러나 현재 중대병원이 중앙대 의대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학사 커리큘럼 내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습과 간단한 심폐소생술 교육 뿐이다. 김재규 교수(의대 의학부)는 “올해 의전원이 신설된 만큼 장기적으로 의대나 의전원이 병원과 연계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과 지역의 연결고리= 대학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이 지역과 대학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용산중대병원은 지역소방서와 연계하여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료봉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용산중대병원은 지역주민과의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용산중대병원 부지 명도소송 문제에서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병원에 힘을 실어준 적이 있다. 현재 용산중대병원 부지가 의료부지로 확정되는 데 지역주민이 큰 역할을 했다.
흑석중대병원 역시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진행하고 동작구 노인복지기관에 정기적으로 의료봉사팀을 파견하고 있다. 또 동작구, 관악구와‘저소득층 무료 의료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지역 저소득층에 대한 무료 의료지원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연계 사업을 통해 9호선 흑석역 명칭과 지역재개발등의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학교가 병원을 통해 지역주민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지역주민을 위한 의료기관’이라는 인식은 대학운영의 탄탄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중대병원이 최상위 5개 병원으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실시한 의료기관 평가에서 흑석중대병원과 같이 평가항목에서 모두 A등급을 받은 병원은 평가에 참가한 86개 병원 중 35개에 달한다. 보건복지가족부 의료제도과 관계자는 “중대병원과 비슷한 크기를 가진 종합병원은 대부분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우수한 평가성적만으로는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권익 의무부총장은 “비교적 규모가 큰 병원들이 신경쓰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차별화하여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국내 병원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와 기술 향상을 위해 경주하겠다고 병원경영을 밝혔다.
부속병원의 발전이 수익창출과 대학의 이미지에 작용하는 효과들을 생각할 때 중대병원의 우수한 평가 지표는 중앙대에게 큰 이점이다. 그러나 규모적 열세에 놓인 중대병원이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차별화 전략과 학습공간으로의 적극적활용, 지역과의 연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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