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타스틱한 영화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08 애니충격전 상영 직전, 스크린에 뜨는 문구다. 지난 17일 시작해 20일부터 26일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애니충격전은 ‘세계 4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2008년 수상작 초청전’으로 꾸며진다. 24개국 72편의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는 2008 애니충격전은 가족단위로 누구나 볼 수 있는 패밀리섹션, 박진감 넘치는 임팩트섹션, 그리고 실험적이고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매니아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독일, 아르헨티나, 러시아, 프랑스 등 7개국 8개 애니메이션을 함께 상영하는 ‘패밀리 섹션3’에는 그야말로 ‘빤타스틱한’ 개성이 가득하다. 3분 동안 “Oh, my God”만 연발하는 실수 전문가인 귀여운 수녀의 이야기 ‘랩서스’, 지구온난화를 믿지 않는다면서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귀엽고 유쾌한 애니메이션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잡담’, 면도하다 실수해 결국 수염만 남기고 털을 모두 밀어버리는 곰의 이야기 ‘벌거벗은 곰 이야기’, 부모 자식간의 대화가 단절된 사회를 보여주고 있는 ‘구단’ 등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작품 중간 중간 등장하는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감독 인터뷰’ 또한 애니충격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이다. 가게 벽지와 같은 색의 옷을 입은 남자를 보고 애니메이션을 구상했다는 ‘랩서스’의 자마엘라 감독은 “랩서스(lapsus)는 라틴어로 ‘실수’를 뜻한다”며 “어둠을 경시하는 현대 사회에 일침을 놓고 싶었다”고 말한다. 부모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된 사회를 보여주는 ‘구단’의 타쿠 키무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호주에 사는 시나리오 작가와 소통이 되지 않아 연기한 영상 파일을 주고받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자신만의 해석으로 영화를 이해하고 싶다면 잠시 눈을 감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즐기면 되고, 감독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음악과 함께 스크린에 뜨는 감독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을 해소할 수 있다. 흥행성과 대중성을 가미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지겹다면, 개성으로 빛나는 2008 애니충격전으로 화려한 충격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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