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친의 남자다움에 첫만남부터 끌렸어요. 사실 저희 아빠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에요. 엄마가 전업주부인데도 퇴근 후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고 자상하고 섬세하며, 대화도 상당히 많은 편이세요. 아빠와 다른 오빠에게 끌렸고 2년 8개월 동안은 잘 지내왔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제가 뭔지 모르지만 답답하고, 오빠와 감정적인 얘기를 전혀 못해서 속이 상하기 시작해요. 저는 아주 밝은 편이고 표현도 많지만 오빤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라 속상해요.

A. 첫 만남에서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보통 자기와 다른 유형의 사람이 많아요. 잘 모르는 만큼 “어떤 사람일까?"하는 호기심도 작용하기 때문이죠.(Winch의 보완이론) 하지만 “유유상종"이라고, 오랜 사귐으로 발전하는 것은 역시 비슷한 사람들끼리인 경우가 많아요. 취미나 기호, 출신지, 생활수준, 의견이나 가치관 등이 다르면 초기엔 신선하지만 갈수록 어느 순간 불편함을 느끼죠.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분명 편안할지 모르지만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은 오히려 이질적인 타입의 사람이에요. 정원에 항상 있는 국화는 ‘좋다!’ 정도이지 ‘아름답다’라고 느끼지는 않듯이, 항상 배려하고 따뜻하고 자상하고 섬세한 모습은 특별한 선물이라고 느끼기 어려워요.
 ‘국화’더러 ‘장미’가 되라고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엄연히 국화와 장미의 다름을 깨닫는 힘든 과정의 고비는 있어야 될 듯 하네요.
 사교성이 좋은 사람은 이질적인 사람도 흔쾌히 받아들이고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며 자기 나름대로 배우려 해요. 어떤 사람이라도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가진다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마음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요.
 오빠와 감정적인 갈증이 생기고 있는 부분과 답답함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대화를 나누어 보시고,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해 주세요. 사랑을 지속하고자하는 남자라면 귀기울여 반응할거예요. 아니라면 정말 깊게 고민해야 하구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을 한순간에 나에 맞춰 바꾸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시간이 걸려도 상대방의 지각이 있은 후 서로가 간격을 좁혀나가는 노력을 할 뿐이죠.

 

Q. 2개월 전부터 연하의 남친이 생겼고 전 첫 연애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저를 너무 가만히 놓아 두질 않아요. 하루에 문자도 200통 이상, 지난달 남친 통화요금이 80만원이 넘었다고 하더라구요. 저의 모든 일을 꼬치꼬치 공유하기를 원하고, 시도 때도 없이 학교로 집 앞으로 찾아와요. 제 친구들은 늦복 터졌다고 하지만, 전 심히 부담스럽네요. 제가 이상한건가요?

A. 애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 것인가는 사람마다 달라요. 남친처럼 애인과 늘 같이 있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일주일에 한 두 번으로 족하다는 사람도 있어요. 서로가 바라는 거리감이 전혀 다르면 한쪽이 부담스럽게 느껴서 불만이나 스트레스가 쌓이기 쉽죠.
 심리학에서는 “고슴도치 딜레마"라는 것이 있어요. 추운 겨울 서로 몸을 녹이려 두 마리의 고슴도치가 서로에게 다가 갔어요. 고슴도치는 등에 예리한 가시가 있어 너무 가까이 가면 상대의 가시에 상처를 입고 몸을 떼면 춥다는 것을 알게 되죠. 두 마리는 다가갔다 떨어 졌다를 반복하는 동안에 적절한 거리를 발견했다는 거에요.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는 이러한 인간관계를 이율배반(Ambivalent)이라고 했어요.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베락은 이런 현상을 현대인은 상처입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거리감을 제대로 잴 수 없다고 하였어요. 상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서로 상처를 받고 그렇다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고독하다고 하여 인간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어요.
 물론 연애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도 심리적으로 가까운 것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어요. 친해질수록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끼지만, 그 반면에 속박이나 독점욕이 무거운 짐이 되어 번거로울 수도 있어요. 남친이 상처받지 않도록 밀고 당김의 현명한 지혜를 발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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