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A학과 3학년인 김○○씨는 이번에 자신의 전공 과목중 하나가 OCU강의임을 확인했다. 이 과목은 꼭 수료하여 학점을 취득해야지만 졸업할 수 있었고, 자격증 취득과도 관련이 깊은 중요한 과목이었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OCU를 들으려면 시스템 사용료이자 강의사용료인 2만4000원을 내야 한다는 공지를 보고나서부터였다. 자신은 전공을 포함한 학과 강의를 듣기위해 학교측에 등록금을 냈다. 그런데 자신의 전공을 듣기위해서 또 강의료를 OCU측에 내라는 것은 결국 같은 강의에 대한 사용료를 두번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례 2. B학과 신입생인 박△△씨는 이번에 친구들과 같이 OCU강의를 들어보기로 했다. 타대학생이 듣는 교양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시스템 사용료를 낸 것도 잠시, 박△△씨는 자신이 신청한 강의의 질이 매우 좋지 않음을 알았다. 또한 네이버에 자신이 듣는 과목이름만 쳐도 족보와 시험 문제가 나옴을 알고, 기분이 무척 미묘했다.

중앙대 내에서 OCU강의는 매 학기 160여 강의가 개설되고, 400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커졌다. 단순히 타대 학생들과의 과도한 경쟁 때문에 수업을 듣지 못하는 사례부터 시작해, 강의의 질이 너무 낮다는 의견, 원격시험임을 이용해 친구와 같이 시험을 보거나 족보를 이용하는 학생, 수강신청에 성공해도 학교와 OCU측에 수업료를 이중으로 내는 등의 수 많은 피해사례 때문이다.

OCU는 Open Cyber University의 준말로, 정확히는 열린사이버대학교가 주요 대학 19곳과 제휴를 맺어 제공하는 교양강의 컨소시엄을 지칭하는 말이다. 열린사이버대학교와 제휴한 학교의 학생이라면, 컨소시엄을 통해 얼마든지 다른 학교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중앙대 또한 컨소시엄 회원 대학으로, 더 나은 교양환경과 타 대학간의 강의교류를 위해 2004년 가입하였다. 처음엔 시스템과 프로그램 구축에 돈을 내는 참여대학 자격으로 있다가, 2006년에 참여대학 자격을 사퇴하고 회원대학이 되었다.

강의질 저하의 해결책은?

또한 OCU의 강의 질 저하는 수업을 들어본 학생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단점일 것이다. 대표적인 ‘ㄱ’강의의 경우 무척이나 오래된듯한 강의 내용과 화질로 유명하다. 해당 ‘ㄱ’강의를 듣고 있는 박소영씨(외국어대 중어학과 2)는 “상황을 설명할때도 2000년대 사건 대신 90년대 사건이 예시로 나오는 것을 보니 90년대 강의를 올려둔 것 같았다”고 말했다.

1캠 교양학부의 경우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참고하여, 하위 30%의 강의를 잘라내거나 OCU컨소시엄 측에 직접 항의를 하는 방식으로 피해사례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1캠 교양학부 최은순 계장은 “강의 질이 너무 떨어져 학생들 불만이 많은 강의의 경우 OCU에서 대처하기 전 학교측에서 강의 공급을 끊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 학기마다 20개에서 40개의 강의가 수강신청 창에서 보이지 않는다.

OCU측에서도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OCU 컨소시엄 운영팀의 김우겸 팀장은 “학생들에게 문제제기가 많이 되는 강의의 경우 해당 교수의 봉급을 감하거나, 해당 강의를 폐지하기도 한다” 고 말했다. OCU측이 이런 대처를 하는 근거에는 학생들이 학기말 작성하는 강의 평가서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강의평가서는 익명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허위로 잘못된 정보를 작성할시 교수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OCU로 전공을 듣는다?

2008년 2학기 중앙대에서 등록된 OCU강좌는 모두 162강좌이며, 그 중 2과목이 전공과목으로 등록되어 있다. B학과의 해당과목은 전공기초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A학과의 해당과목은 전공필수라 자동적으로 OCU강의를 들어야만 한다. 보통 전공필수 과목이라면 재택수업 말고도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편이 일반적이나, A학과의 해당 과목의 경우 학교 수업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야말로 OCU수업이 아니면 이 전공과목을 들을 수 조차 없는 것이다. 때문에 해당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전공자들은 ‘어쩔 수 없이’ OCU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OCU를 전담하고 있는 1캠 교양학부 최은순 계장은 이에 대해 “OCU를 통해 제공되는 강의가 꼭 교양강의여야만 한다는 학칙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OCU전공 강의를 택할시 발생되는 학교등록금과 OCU사용료의 이중 부담에 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전공 과목을 관리하는 1캠 학사운영팀도 마찬가지였다.

문제에 대해 OCU컨소시엄 운영팀에도 문의하였다. 답신에서 김우겸 팀장은 “물론 전공과목을 OCU교양 과목에 제공할수 없다는 학칙은 없다. 그러나 전공과목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타대학생들과 다같이 듣는) OCU밖에 없다는 것은 OCU측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학교측의 결정이다”고 말했다.

이후 OCU측은 1캠 교양학부와 상의하여 해당 전공 과목들을 다음 학기부터 폐지하거나, 학교 강의와 같이 병행 할 것을 해당 교수들에게 권고하였다고 전했다. 현재 B학과의 해당 교수는 이 권고를 수용한 상태. 그러나 A학과 경우에는 별다른 의사표시를 해오지 않았다. 그러나 전공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중앙대의 강의를 OCU 교양으로 개방, 타대 학생들에게 공개한다는 취지는 분명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강의를 들어야만하는 재학생들에 대한 배려없는 현상은 분명히 고쳐야한다. OCU 교양으로 공급되기 이전, 전공 강의가 먼저 누구를 위해 개설되었는지를 명확히 인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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