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가 자체수납자 투표를 통해 재적생이동 보고 기한인 10월 10일까지
`자체수납고수'를 결정함으로써 자체수납문제는 이제 해결의 실마리를 잃어
버린채 극한상황으로 나가고 있다.

학교당국은 이번학기 총학생회의 자체수납을 대학운영 차원에서 월권행위로
간주하고 학생들의 제적까지 감수하며 원칙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
다. 이에대해 총학생회는 학생회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자체수납 강행을 밝히
고 있다. 교권수호차원에서의 원칙적 대응과 학생회 활동에 대한 탄압이란 양
쪽의 팽팽한 주장속에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자체수납과 관련하여 그동안의 총학생회 입장을 살펴보면 재단퇴진에 관한
당위성 논란을 떠나서 총학생회의 `재단퇴진을 위한 자체수납'은 `재단퇴진'
이라는 목표에 걸맞지 않으며 총학생회가 벌이고 있는 등록금 자체수납을 통
해서 재단퇴진운동을 이끌겠다는 총학생회측의 주장에는 논리적 설득력이 부
족다고 지적할 수 있다.

지난 학기의 전체학생투표를 통해 자체수납을 이끌어낸 이후로 총학생회는
재단퇴진이라는 대의만을 되풀이할 뿐 자체수납이후 이렇다할 방범론적인 어
떤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자체수납을 통해 무엇을 할것인가 하는
명확한 이후 활동전개를 이끌어 내지 못한채 자체수납의 지속 여부에 대한 논
의에 매몰되고 말았다.이와같은 모습은 자체수납이 재단퇴진의 수단으로서
부적절함을 입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과거 자체수납은 주로 등록금 협상에 있어 학교당국과 인상률을 협의하기
위한 물리적 대응수단으로 종종 결의되고는 하였으나 이번 자체수납은 대학
당국의 행정에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을 뿐이지 재단에는 그 어떤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와같은 총학생회의 움직임에 대해 대학당국은 `등록금은 대학의 공금이다,
공금을 임의적으로 수거하는 것은 학교당국을 무시한 처사'라며 자체수납자
전원 제적이라 초강수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학기까지만도 일부단과대학에
서 벌어졌던 자체수납을 대화와 설득으로써 해결해 나가던 종전의 모습과는
달리 학생들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대학측의 입장은 자칫 한총련 해체정국과 맞물려 학생회 자치 활동의 규제라
는 모습으로도 비춰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물론 대학측의 원칙적 대
응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회에 대한 대화보다는 `이번부터 원칙적 대
응이다'라는 식의 강경입장은 쉽게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놓
쳐 버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결국 위의 문제점을 종합해 볼때 자체수납이 학원자주화 투쟁에 있어서 어떠
한 돌파구도 작용할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학생 대표자들의 전학대
회 참석율에서도 보여주듯이 자체수납과 관련한 현 학내 상황에 대해 학생들
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총학생회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제는 총학
생회가 학생들의 관심과 발전의 의지를 보다 크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실질적
방안 모색이 어느때보다 시급한 실정이다.또한 이와같은 상황속에서 1백여명
의 자체수납자의 제적이라는 파국은 막아야한다는 점에 있어서 학내 모든 구
성원은 이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번 문제가 학생들의 제적위기까지 확대된
것은 학내 각 주체들의 문제해결 능력이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화
를 통한 협상과 타협보다는 실력행사를 통한 힘겨루기의 모습은 버려야 한다.

오는 30일에 열리는 선진대학 발전공동협의회가 현 학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
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때이다.

<최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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