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의 쇠퇴에 대해 `차라리 잘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
다. 하지만 학생운동의 쇠퇴가 특정 부문운동의 상대적 약화로 `강건너 불
보듯이' 방치될 일은 아니다.그렇다면 학생운동의 새로운 방향모색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학생운동의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학생
운동진영은 극도의 혼란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통일운동에 있어서의 친북적,
좌경적 오류, 한총련 출범식 사태 등을 연이어 겪으며 나타난 사회적 외면과
내적인 분열도 큰 문제이지만, 더욱 힘든 지점은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능동적
으로 부응하는 방향과 내용의 부재에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 학생운동의 내용과 방향, 그것을 이론적 작업과 논리적 체계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시대의 변화는 곧 민중들의 삶과 생활의 변화 속에 나타나
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현시기 학생운동의 방향 또한 학우들의 삶과 결코 무
관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더욱더 확대된 진보의 진지를 구축하는 계기이다.민주노총으로 대변되
는 노동운동의 자체역량 강화에서 보듯이 이전에 학생운동이 약방의 감초처
럼 좌충우돌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학생운동이
이끌어 갈 주축의 세대로서 그에 걸맞는 건설과 창조의 차원으로 발전할 것을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학생운동에 남은 미래가 단지 잿빛뿐일 수만은 없다. 우리가 모순을 인
식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이미 희망의 조짐은 감지될 수 있다. 이제까지의
문제가 그 모순을 정직하게 인식하지 못했음에 있다면 이에 인식에 기반하여
희망의 순환은 자신의 새로운 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만, 제2캠퍼스 부총학생회장>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