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자신이 디지털화 되어 가상 세계인 매트릭스로 이동한다. 이것은 사람이라는 아날로그 정보가 디지털정보로 바뀌어 전송된 다음 아날로그 정보로 재구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나 이것은 비단 영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아날로그 정보가 디지털로, 그리고 디지털 정보가 아날로그로 전환되고 있다. 시청각의 아날로그 정보가 디지털화되는 라디오, 녹음기, MP3,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이처럼 우리생활에서 널리 활용되는 아날로그 정보의 디지털화와 그 전송과정을 연구하는 학자인 전기전자공학부 이정우 교수를 인터뷰했다.


이정우 교수는 현재 디지털화된 정보 전송의 분야인 ‘오류정정부호’를 연구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전송되는 과정에서 정보가 손상되거나 오류가 생길 확률이 높아, 자칫하면 수신자는 발신자가 보낸 정보와 전혀 다른 내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오류정정부호’이다. ‘오류정정부호’는 발신하기 전 가공하여 전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복구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000’이라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0이 홀수 개’라는 정보를 추가하여 전송한다. 그렇게되면 전송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여 자료가 ‘0001’이 되어도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정우 교수는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학생들의 입장에서 가르치길 원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렇게 준비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 모습을 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이정우 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그는 요즘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끈기와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끝까지 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바로 교수에게 찾아와 풀어달라고 한다”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태도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연구가 재미있어 교수가 된 이정우 교수. 앞으로 교수들이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량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 공학인증제도의 경우 타대에서는 전문행정관리인이 있어 공학인증을 전담하지만, 중앙대는 인력이 부족하여 그 부담이 교수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정우 교수는 “교수라는 직업도 그렇지만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일에 대한 애정뿐이다. 치열하게 일해야 한다는 경직된 생각을 버리고 여유를 갖고 즐겁게 일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다”며 학생들에게 모든 일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하루가 다르게 첨단 기술이 낡은 기술로 되어버리는 요즘, 학자와 교육자의 역할 모두 최선을 다하는 이정우 교수의 모습에서 학문에 대한 열정과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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