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으로 잘 알려진 류마티스 질환. 몸속 세포를 연결하는 결체조직이 쇠퇴하거나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근본적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은 불치병으로 여긴다. 하지만 송정수 선배(의대 의예과 83학번)의 생각은 좀 다르다. “질병은 있되 환자 고통은 없앨 수 있다”는 것이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그의 소견이다.

예수처럼 공생애 살고 싶어

송정수 선배는 고등학교 시절을 목사인 아버지의 서재에서 보냈다. 당시에 읽었던 아버지의 신학책은 그의 인생이 공생애를 살아간 예수의 삶을 닮아가게 만들었다. “한국에 파견된 의료선교사들은 고국에서 좋은 지위를 버리고 낯선 땅에서의 헌신을 자처했지. 나도 그들처럼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

의사라는 확고한 꿈을 안고 중앙대에 입학한 선배는 개성있는 대학생이었다. “학과 공부 말고도 여러 가지 활동을 했어. 기독교 동아리, 오케스트라, 야구부에서도 활동했지” 다양한 활동이 어떻게 가능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배의 얼굴이 빨개진다. 당연히 성적유지가 조금 힘들었단다. “2학년 때는 동아리 활동에 너무 빠지다 보니 낙제 기준점인 70점을 겨우 넘겼어(하하).”

의학의 꽃 내과

그는 인턴으로 있을 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외과에 더 매력을 느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의술로 살리는 외과 의사가 너무 멋져보였어.” 그러나 그는 내과를 선택했다. “상처가 생기기 전에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내과야. 의학의 꽃이지. 숨 쉬고 생활하는 일상에서 질병을 발견하고 치료하잖아.”

그는 내과에서도 신학문인 류마티스에 도전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연구가 필요한 류마티스를 공부하고 싶었어. 류마티스는 외상은 없지만 근육과 골격이 매우 고통스러운 질병이야.” 그래서 대학원에도 진학했고 대한민국의 류마티스 전문의 177명 중 41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대한내과학회 류마티스 총무, 미국·유럽 류마티스 학회 회원 등 학회 활동도 활발하다. “학회에서 여러 자리를 맡을 수 있었던 건 중앙대 덕택이지. 중앙대의 중앙은 ‘middle’ 아니라 ‘central’이야”라며 넌지시 학교자랑을 한다.

 환자에게 배우는 직업, 의사

송정수 선배는 의사를 ‘배움을 멈추지 않는 직업’이라고 정의한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배우는 거지.” 그가 치료한 환자 중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루프스’병을 앓는 젊은 여성이 있었다. “질병 때문에 불임도 하고 고생을 많이 했어. 그런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보다 더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면서 살더라고. 이런 사람들을 보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 

병원에서 그는 '훈남'으로 통한다. 외진을 돌 때마다 환자들의 손과 발을 직접 만져주며 환자와 소통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무좀환자를 발견해 치료할 때도 있다. “어떤 아주머니가 그러더라고. 남편은 알지도 못하는 것을 의사선생님이 알아주시네요”라고(웃음).

아무도 못말리는 ‘지독한’ 환자사랑

환자와 공부밖에 모르는 선배 때문에 그의 가족들은 조금 서운할 게다. 그의 가족들은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하고 아침 6시면 일어나 출근하는 송종수 선배를 보기 힘들다. “가족들과 만날 시간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래서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뵙기도 하고, 가끔은 휴가를 내 여행을 떠나기도 해.” 그러나 바로 한마디를 덧붙인다. “희생이 없으면 아무런 발전도 없어.” 질병의 발병예방과 치료 연구가 미비한 류마티스 질환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인터뷰 도중 환자가 기다린다는 연락에 그의 말이 점점 빨라진다. 지독한 환자 사랑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자에 대한 희생과 존중 없이는 의사가 되기 어렵다며 의사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한마디 남겼다. “돈을 위해 의사를 준비한다면 그만둬야지. 의사는 모름지기 환자에 경외심을 가져야 해.”

송정수 선배 프로필
출생 1964년 8월 14일
학력 중앙대 의과대학 의예과 83학번 
      중앙대 의학대학원 석·박사 수료

경력 의료법인 혜성병원 내과 과장
     인하대 의과대학 의학2과 조교수(류마티스 내과)
     중앙대 의과대학 의학부 부교수(류마티스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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