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4월 26일 스페인 북쪽의 작은도시 게르니카가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을 지원하던 독일 공군에 의해 폭격을 당한다. 그로인해 게르니카 시민 5000명중 3분의 1이 목숨을 잃고 마을은 폐허가 되었다.


당시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의 벽화를 제작 중이던 파카소는 이 소식을 접하고 전쟁의 비극성을 고발하는 그림을 그린다.


피카소는 전쟁의 무의미함과 황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흰색, 회색, 검은색 만으로 게르니카를 완성시켰다. 무채색이 만들어 내는 단조로움 속에는 처참한 전쟁의 단면이 ‘피카소의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림 가장 위쪽에는 20세기 과학발전이 만들어낸 비정한 군사기계를 상징하는 불빛이 보인다. 그 아래에 고통 받는 게르니카가 있다. 이미 죽어서 초점을 잃은 아이를 끌어 안은 채 울부짖는 여인, 부서진 칼을 쥐고 쓰러져 있는 마을 사람, 부상을 입어 바닥을 힘없이 걷고 있는 여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황소까지.


피카소는 사람이 없는 과학발전과 전쟁이 만들어낸 잔혹함을 그림으로 고발했다. 프랑코 독재정권과 절대 화해 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졌던 피카소는 스페인에 민주주의가 회복 되기 전에는 ‘게르니카’를 스페인에 전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의 자유가 회복되면 반환하는 것을 전제로 ‘게르니카’를 뉴욕근대미술관에 무기한 대여한 것이다. 그리고 ‘게르니카’는 1981년 드디어 스페인에 반환된다. ‘게르니카’는 여전히 전쟁의 참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게르니카와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피카소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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