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의 중국-티벳 여행 중 마지막 일정이었던 상하이. 상하이에서 만난 조선족 가이드는 상하이 야경이 세계적으로 손에 꼽힌다며 그 아름다움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저녁이 되자 과연 그토록 멋지다던 상하이의 진면목이 하나 둘 드러났다. 울긋불긋 화려하게 장식된 예원과 동방명주탑. 휘황찬란한 상하이의 밤거리. 떨어지는 물방울을 형상화했다는 동방명주탑에서 바라본 상하이의 야경도 멋들어졌다.

 


1842년 남경조약 이후 개항했으며 지금은 국제적인 상업도시인 상하이. 그들이 자랑하는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은 90년대 개혁개방 이후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을 장려하는 등 중앙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감동이 금새 시들해짐을 느꼈다. 대신 이전까지 만끽했던 티벳의 풍경들이 떠올랐다. 티벳 전통의 사원들, 바코르 시장….

 


상하이의 고층빌딩과 불빛은 세계 어느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야경도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와 얼마나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우리와 전혀 다른 환경과 문화, 사회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발전시켜온 그 나라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번화한 도심 거리보다 인사동에서 감격을 느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우리가 정말 지켜야할 것은 거기에서만, 거기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오랜 시간동안 지켜오고 다듬어져 온 끝에 빛을 발하는 그 나라 고유의 문화다. 그래서 고층건물 투성이의 휘양찬란한 도시 밤거리 풍경보다 티벳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바코르 시장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러한 점에서 중국에 의해 고유의 전통문화를 점차 잃어가는 티벳이 마냥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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