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___________'교내폭력 도난사고가 상아탑을 갉아 먹는다'.______________

최근 빈발하는 도난문제와 성범죄등 일련의 사건을 보며 우리는 대학사회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지성의 전당으로 그위치를 위협받고 있
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지난 학기는 물론이고 여러해 동안 연이은 도난 및 폭행사건 등으로 인해 학교
측에서도 대책을 마련하느라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하
고 있다는 것은 이제는 물리적인 보안체제강화가 아니라 대학 구성원 전체의 의
식개선이 더욱 필요함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도난사건이야 가시적이고 실제적인
대책이 있으면 충분히 근절할 수 있는 일이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 구
성원들의 그릇된 의식에서 비롯되는 불미스러움이다. 도난사고의 대부분이 외부
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이를 처리하고 수습하는 관련자의 자세에서 오류를 발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느 단과대학에서 발생했던 성범죄의 문제해결과정
에서 보여준 관련학과 교수간의 책임전가와 방관자적자세는 대학이 갖고있는 최
소한의 교육적 양심마저 저버린 일이 아닐수 없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학내외에서 빈번히 발생해온 성폭력은 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학내에서의 성폭력은 불평등한 관계에서 더욱
자주 일어난다.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서 대우하는 곳에서 성폭력이라는 것은
발생할 수 없는 법이다. 결국 대학에서조차 남녀가 동등한 인격체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성폭력의 문제가 겉으로 불거져 나왔음에도
이를 철저하게 가려내어 관련자 처벌등의 명시적인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쉬쉬하고 덮어두자는 식의 행위는 또다른 폭력인 것이다.

의식의 상실은 성폭력 문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행정 및 치안 문제에 있어
서도 뒷책임이 두려워 해당 관련자가 문제를 덮어버리는 작금의 상황은 근본적
인 대책마련 보다 자신의 안위에만 신경 쓰는 무사안일의 한 예이다. 여기서
어떤 대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또한 자신의 업무상황에 관해서는 자신이 책임
지려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 당국에 책임과 처리를 떠맡기는 모습은 지양되어야
한다.

대학의 발전은 시설투자와 같은 물질적 재원 확보 외에도 대학구성원들의 책임
의식과 건강한 윤리의식 함양을 통한 발전의 추동력 확보도 수반되어야 한다.

야간이면 유원지로 전락하고 마는 캠퍼스 문화를 바로잡고 시험때면 시커멓게
드러나는 책상의 판서를 우리손으로 지워나가는 일상의 조그만 생활개혁이 내년
이면 개교 80주년을 맞는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한 큰걸음의 시작이되는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