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지 말자. 이름만 보고 찾아갔다가 다방이라기엔 휑한 공간에 놀랄 수도 있겠다. 99년 이전까지 사루비아 다방은 이름 그대로 인사동에서 각종 문화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다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러다 지난 99년 홍대의 루프, 구기동의 대안공간 풀과 함께 사루비아 다방은 인사동의 대안공간으로 변신을 꾀했다. 사루비아 다방은 미술을 주축으로 무용, 음악, 건축 등을 포괄하는 실험적인 예술을 지원하는 비영리 갤러리로 윤보선 대통령 아들인 윤동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를 비롯해 화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원장 등 7명이 중심이 되어 만든 공간이다.


  다방에서는 그밖에 전시 및 작가 홍보와 지역 간 상호교류를 위해 지역네트워킹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국내외 지역 미대 및 문화공간에서 작가의 프리젠테이션과 토론을 진행한다.


  작가 선정에 있어서는 매년 정기적인 공모를 통해 큐레이터에 의한 1차 심사와 사루비아 내외 심사위원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한다. 황신원 큐레이터는 “작가는 사루비아 다방을 한 달 간은 작업실로, 한 달 간은 전시기간으로 이용한다”며 “사루비아 다방은 작가들이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고 말했다.


  사루비아 다방의 또 하나의 특이점은 사루비아 다방과 작가를 위한 후원금을 모으는 큰 규모의 후원행사를 매년 진행한다는 것이다. 2005년에는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 경매 외에도 소프라노 이태원씨의 공연과 밴드 공연이 펼쳐졌다. 작년에는 현대백화점과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TOD’S가 유망 신인작가 후원 사업에 나서면서 실시한 미술품경매를 통해 5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다방에서는 박미나의 개인전 ‘홈 스위트 홈’과 강영민의 설치작품전 ‘중력제로’등이 진행됐고 최근에는 지난 9일까지 장윤성씨의 설치작품전 ‘MOVING LANDSCAPE- 세번째 경계경보’전이 열렸다. 작가는 무게에 따라 변하는 전시바닥을 통해서 기존 전시공간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관객에게 낯선 경험을 유도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대안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 전통의 거리 인사동 길을 찾을 일이 있다면 사루비아 다방을 한번 들러서 예술 한잔 마시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놀러가는 길: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인사동 길을 걷다보면 쌈지길이 나오기 전 수도약방이 있다. 수도약방 건물 지하에 사루비아 다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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