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9일이면 스무살을 갓 넘긴 우리들에게 새로운 권리 하나가 주어진다. 바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 투표권이다. 우리는 그 권리를 얼마나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까? 정치에 아예 무관심한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다가오는 선거를 대비해 대선 후보들 못지 않게 바쁘게 뛰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선거를 보도하는 기자로, 정치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다.

정치참여를 위한 노력들

  대학생정치참여위원회(이하 대정위)에서는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정동영 대선후보와 대학생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고, 오는 17일에는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정치 아카데미를 준비 중이다. 대정위 대표 이동학씨(경기대 법학과)는 “대학생과 관련된 정책 스터디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학생의 요구 사안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대학생들의 모임인 UMB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후보 정책공약의 이해를 돕기 위한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다. 그밖에 민주노동당 등 진보단체 학생위원회로 구성된 대학생정치참여운동본부에서는 대학생 요구안마련을 위한 설문조사와 11월 민중총궐기를 기획 중이다. UMB 대표 양준균씨(한양대 신문방송학과)는 “특정 후보 지지 단체라고 해서 해당 후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대학생의 시각으로 대선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다.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는 대학생 대선기자단을 기획했다. 이들은 대선 기자단 활동을 통해 단순한 유권자로서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선거, 그 이상의 것들을 보고 느낀다. 국민일보 대선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혜씨(한동대 언론정보학과)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재해석된 사실이 아닌, 스스로의 시각으로 대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선거 후에도 국정 운영 관심 가져야

  이처럼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이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주고 있지 않아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대선 후에도 새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감시 활동으로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정당에 소속되는 게 불편하다면 시민단체를 통해서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문화연대에서는 지난 2일 사이버 정치 놀이터 ‘미끄럼틀’(http://www.actionp.net/)를 열었다. 낡은 정치가 미끄러지고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는 뜻으로 이름 지은 미끄럼틀에서는 민중행복공약, 명랑행동 등을 통해서 대안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미끄럼틀 기획단장 이원재씨는 “지금의 낡고 구태의연한 정치판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미끄럼틀을 통해서 우리 삶과 밀접한 정치를 즐겁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문화연대가 광화문역 앞에서 벌인 “행동하는 정치의 몹쓸 정책 타격기” 퍼포먼스. 국가보안법, 노동자 강제 추방, 피선거권 제한 등 현 쟁점 사안들이 적힌 볼링핀들이 정의의 볼링공으로 와르르 쓰러졌다. 언제까지 정치를 비판만 하며 멀찌감치 거리를 둘 것인가? 정치에 대한 우리의 적극적인 행동과 관심만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볼링핀처럼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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