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미동

답답한 공기 속 잿빛 지하철이 무표정하게 오가는 역사 안에서 알록달록 쿠션에 앉거나 눕거나, 편안히 기대서 영상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과거 한국영화의 중심지였던 충무로의 지하철역내에 위치한 영상문화센터 ‘오!재미동’이다. 서울시에서 공공적인 차원으로  지난 2004년 3월 개관한 이곳은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공공문화센터이다.  

재미1동인 도서관, 재미2동 비디오방, 재미3동 편집실, 재미4동 소극장, 재미5동 마루로 나뉘어져 있는 오!재미동은 각 동마다 영상 문화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재미1동에 구비해놓은 국내외 문화 예술 교양 잡지들을 구독할 수도 있고 재미2동의 독특한 비디오방에서 홀로, 또는 마음 맞는 이와 함께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재미3동 편집실에서 이용료를 내고 영상 편집을 할 수 있고, 특별한 상영전이 있는 날이면 재미 4동 소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학교가 가까워 걸어서 이곳을 찾는다는 이고은씨(21세, 동국대 미대생)는 “과제 때문에 외국 잡지를 찾아볼 일이 많은데 이곳에서 외국 잡지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어서 즐겨 이용한다”고 말했다. 
오!재미동에서는 지금까지 사진 전시회, 연극, 무용 공연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올해는 충무로 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충무로의 기억’ 프로젝트가 최근 끝마쳤고 그 결과물들이 현재 재미동에서 상영 중이다. 또한 왕따 영화제와 같이 재미동의 작지만 독특한 상영전은 재미동의 프로그래머가 직접 기획하며 이번 달에는 인도영화상영전과 볼빨간 영화제, 영상편집교육 등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오!재미동은 서울시와 한국영화인협회 등에서 추진하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충무로 테마파크’ 조성으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재미동 권혁구 팀장은 “이번 사업으로 한동안 장소 이전과 규모 변경이 불가피해졌지만 온라인 영화 상영, 찾아가는 교육 등 보다 많은 시민들이 접할 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60-70명이 찾는다는 오!재미동이 가장 한가한 시간은 일요일 오전. 모처럼의 휴일이 한가하다면 소풍가는 마음으로 가볍게 지하철시 재미마을을 향해 떠나보자. 단 영화 관람은 홈페이지(http://www.ohzemidong.co.kr/)에서 회원가입 후 이용 가능하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므로 찾아가기 전 오!재미동 홈페이지를 잠깐 들르는 것도 잊지 말기를.

놀러가는 길 : 지하철 3호선이나 4호선을 이용해 충무로역에 내린다. 그리고 두 계단을 올라가면 양측 출구로 나가기 전 사이를 잇는 긴 통로에 ‘오!재미동’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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