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 학생운동의 성과, 한계 토론.. '시민사회운동'강조 의견도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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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자행되고 있는 학생운동 탄압에 대해 여기저기서
다양한 논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한국방송대 별관 2층에서는 역사
문제연구소(소장:김정기) 주최로 `1960년 이후 학생운동의 역할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의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성공회대 김동춘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중석교수(성공회
대 사학과)가 `1960년 이후 한국 학생운동의 전개와 성격'이라는 주제로 발
제를 맡았고 참여연대 김기식 정책실장이 `80년대 이후 학생운동가의 사회진
출 양상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기조발제를 했다.

지금까지의 무수한 논의들과는 달리 이번 토론회는 과거의 학생운동 역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검증으로 부터 시작된다. 서중식 교수는 60년대 4월 혁
명부터 시기별로 분류를 해 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의 학생운동 성과와
한계를 설명했다.

서교수는 한국의 학생운동은 외국의 그것과 상이하게 다르며 훨씬 뛰어난 지
속력과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얘기하며 이러한 특질들을 살펴보는 것은 현시기
학생운동의 새로운 모색에 많은 교훈을 남길것이라며 역사연구의 의의를 말했
다. 서교수는 또 80년대 두드러지게 제기된 대중투쟁론과 선도적투쟁론은 현
재에도 유효하다고 설명한다. "대중투쟁론과 선도적투쟁론에 대해서 어디까지
가 올바르고 어디까지가 올바르지 않은가를 판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투쟁
의 올바름은 정세판단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세 역시 시시각각으로 변
하기 마련이어서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다." 그의 말처럼 80년대 당시의
정세파악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선도적 투쟁론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
런 상황에서 학생운동의 자체적 역량이 성숙되자 더이상의 선도투쟁이 의미를
잃어가는 결과를 낳았다.

마지막으로 서교수는 어떠한 구체적인 조사가 없는 막연한 위기론은 시기가
지나면 공허해지고 마침내는 좌초되고 만다는 주장을 통해 속히 학생운동사에
대한 연구를 촉구했다.서교수가 학생운동 전반에 대한 고찰을 했다면 김기식
정책실장은 학생운동가의 사회화에 초점을 두었다. 편의상 87년 6월 항쟁이
전과 이후로 나눠서 설명은 진행됐다. "6월항쟁 이전은 대규모의 현장투신이
매우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80년대 들어 전위조직건설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운동가들에게 현장활동은 하나의 단련장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80년대의 학생운동가들에게 `민중속으로'라는 구호는
절대절명의 신앙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6월 항쟁후 두가지로 나뉜
다고 김기식실장은 설명한다. 하나는 애국적 사회진출론으로 6월 항쟁을 통
해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가 사무직에도 확장됨으로써 적극적인 사회진출의 새
로운 방향으로 평가된다. 다른 하나는 청년운동으로 종전의 소수 전위활동조
직이 아닌 대중적인 운동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90년대로 넘
어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비조직적이고 개인적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누구나 취업에 대한 불안을 버릴 수 없게 되어버린 상황까지
왔다. 김실장은 현실은 학생운동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더이상 학생운동
이 전체운동의 정치적 주력부대이거나 선도투쟁체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시민사회운동 세력만이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 낼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기식 실장의 발제가 끝난후 참가자들의 주체 토론이 진행됐다. 김도현 전
문화부차관을 비롯 장하진 충남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등이 참석한 가
운데 자유토론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토론 시간에는 `한국 학생운동이 지속
성, 강렬성, 전투성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라는 물음에서부터 학생운동이 과
연 역사발전에 얼마만큼 기여하였나 등의 주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앞으로는 학생운동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여러 의견들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토론회는 새로운 방향모색의
단초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전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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