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지, 다른 데 보지말구!"

연출가가 배우의 행동을 지적하며 설명한다. 몇몇 스탭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모니터한다. 배우들의 손 움직임속에 긴장감이 흐른다. 어두운 밤까지
대학극장 안 빨간 불빛은 배우들의 얼굴을 비춘다.

전국대학연극제에서 대상, 연출상 등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영죽무대가
이번에는 제59회 공연으로 `무지개'를 선보인다. 이번 연극은 `성공하는 사
람들이 순수함을 잃어가는 모습을 일반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라는 문
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된다.

`무지개'의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버지의 사업문제로 서울에서 어느
작은 지방도시로 이사온 형식은 동네의 유지인 이회장의 두 딸(은비와 보리)
과 콧물이라는 친구와 어울리게 된다. 그들은 무지개를 좇아 가다가 사라져
버려 낙심하게 되는 공동경험을 하게 된다. 은비는 어머니가 안계신 집에서
보리를 보살피고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형식은 검사가 되어 판사의 딸
과 결혼하여 가끔씩 집에 내려온다. 고향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형식의 변한
모습을 문제 삼지는 않고 오히려 그가 베푸는 선물에만 관심이 있다. 어느날
은비의 생일에 맞춰 고향에 잠시 들렀다가 이회장처럼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번쩍이며 사라지는 형식을 마중한 은비와 보리, 콧물은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
며 들판을 거니는데 무지개가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며 막을 내린다.

작가 겸 연출가인 김동완군(문과대 국어국문학과.3)은 제목 `무지개'를 "쫓
으려 하지만 잡을 수 없으며 결국 허상일 뿐인 사람들의 꿈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극중에서 형식이 원하던 사회적 성공과 부의 획득은 그 자체
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콧물이 간직한 어린 시절의 소중한 마음,
순수한 바램등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의 의의를 피력했다.

`무지개'는 모두 1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시간적 단계를 두면서 주인공들의
삶을 엮어간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들이 거리를 두고 인물들의 변해가는 모습
을 보면서 자연스레 관객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또한 소중한 것
들을 잃어가면서 누군가가 정해 놓은 듯한 세상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에 대해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작은 사랑과 소박한 인간미를 잃
은 채 이해타산적으로 살아가는 요즘, 어릴적에 무지개를 쫓아가던 동심과 순
수함을 영죽무대의 `무지개'를 통하여 한번 느껴보면 어떨까.

▲ 공연장소:대학극장
▲ 공연일시: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오후 6시 30분.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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