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풍이 물씬 풍기는 건물이 가득 하다. 방송스튜디오, 소극장, 은행, 우체국 등의 ‘교육체험시설’에서는 학생들이 영어로만 대화를 한다. 원어민 직원이 직접 서빙하고 주문을 받는 식당과 영어전문서점 및 세탁실 등의 생활편의시설 까지 갖췄다. 이는 지난 3월 말 개장한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의 모습이다.

외국에 온 듯 한 캠프 분위기와 원어민 교사들의 배치 등으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현지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영어마을은 청소년들은 물론 자치단체 등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보여주 듯  지난 한 달간 약 4만 명의 유료 방문객이 입장했고, 전국의 각 지자체와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견학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영어마을 설립도 최근 찬반론에 휩싸였다.

영어마을 설립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영어 학습 동기 부여 ▲외국인과의 친근감 형성 ▲사교육비 절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영어마을의 캠프 안은 각 과목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실과 최신 기자재를 갖추고 있어 학습동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5일 동안 자유롭게 수업을 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학습효과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영어의 효율적인 학습과 해외원정 교육에서 손실되고 있는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 등의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장영준 교수(문과대 영어영문학과)는 “영어를 몰입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법이 중요하다”며 “교육수준, 경제규모, 인구규모에 따른 다양하고 개성적인 체험교육장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다.

한편 영어마을 설립을 반대하는 이들은 ▲영어마을 설립과정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건설비 손실, ▲영어마을 프로그램의 획일화 ▲불평등한 영어교육 기회 제공 등의 이유로 영어마을설립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또한 영어마을에 들어가는 거대비용을 원어민 교사 증설에 힘써 좀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어교육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한국에서 존폐론이 대두되고 있는 영어마을. 외국의 경우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영어마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콘코디아 언어마을’을 살펴보자. 이곳은 현재 13개국의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했으며 각각의 언어마을이 토속적 건축양식과 문화적 장식으로 되어 있다. 언어마을의 수업은 1, 2, 4주 단위로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고, 4주 수업은 고등학교의 1년 단위 언어교육과 동등한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초등학생, 고등학생, 언어교사를 위한 각각의 언어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해   참가자 중심의 프로그램, 내용에 기반을 둔 교육 그리고 경험적 기술의 사용이라는 3가지 원리를 적용하는 적극적 학습방식 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마을의 운영은 미국정부의 보조금  및 특별기금 조성, 유명 다국적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다시 한국의 현실로 시각을 돌려보자. 존폐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영어마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영어마을의 찬반론을 담론화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교육을 받는 이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을 우선시 여겨야 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영어교육인지 그 목적을 분명히 한 후 많은 이들이 효율적으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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