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영웅이 아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현재 인터넷 ‘초등 논술방’에 올라온 초등학교 학생들의 논술 주제이다. 이는 일반적 지식 갖춘 성인들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선뜻 서술하기 어려운 주제이다. 고등학교 논술 문제는 첨삭하기도 어렵다.


2008년 새 대입제도를 기점으로 ‘논술 입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논술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현 입시생들에게 논술은 최대 고민거리 중의 하나이다.

높아져 가는 논술 비중

중앙대의 경우 고려대와 함께 수시 논술의 비중이 7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서울 주요 대학에서도 수시 전형뿐만 아니라 정시 전형에서 논술영역을 새로 반영시키는 추세다.


게다가 서울시교육청의 논술 강화로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올해부터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 중 서술 및 논술 평가 비중이 30%로 확대되었으며, 오는 2008년엔 최고 50%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전에 대입을 앞둔 입시생뿐만 아니라 몇 년 후 입시를 치룰 초등학생들까지 논술이라는 또 다른 입시에 대한 짐이 가중되고 있다.


점차 중요시 되는 논술 전형에 대해 강태중 입학처장은 “수능의 단답형 문제는 학생들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논술은 입시생의 글을 파악하는 능력과 요점을 찾아내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학입시의 논술반영 비율의 증가는 사교육 시장의 또 다른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초·중·고등학교에는 논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논술 전형 학급을 만들어 몇몇 교사들의 담당 하에 운영하고 있기도 하나 유명 논술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하는 고등학교도 수두룩하다.


이러한 논술 열풍은 일부 논술학원 형성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개인 논술과외까지 형성되고 있다. 일부 과외 접선 싸이트에서는 대학생들의 과외 지원은 작년에 비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의 경우 대학에 입학할 때 배웠던 일부 논술 형식에 관한 지식과 상식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 논술 과외 부흥

일부 대학생들의 논술 지도는 그 실력이 검증되지 않아 어린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기에 무리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생의 과외의 경우 형식적인 답안의 첨삭지도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더라도, 기초 교양이나 맞춤법, 국어능력과 문자해독능력의 체계적인 가르침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 용산구 소재의 고등학고 교사 남모씨는 “논술 비중의 강화에 따라 대다수 학교에서 논술 강의의 수요를 뒷받침 해주기 어려워 학원들과 과외가 우후죽순 늘어나게 하고 있다”며 “학교 교사의 경우에도 논술을 지도하기 위해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논술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은 학부생들이 학생들을 얼마나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현재 고등학생들의 논술을 지도하고 있는 모 대학원생은 “논술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신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대학의 논술 문제 추세가 형식적이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논술을 지도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생들의 논술 공급은 많지만 논술 과외를 원하는 학생들이 능력을 갖춘 선생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생들이 논술 과외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생들의 논술 과외를 포함한 상당수 학원 교육은 틀에 박힌 글쓰기 방법론과 도식화된 논리를 주입하여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글쓰기 잠재력을 오히려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모 고등학교 교사는 “논술을 쓰는데 있어 글의 분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의 내용이 얼마나 창의적이며 그간의 지식을 응용하여 쓸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는 단기간의 학습으로 이루어지 않고, 장기적으로 차곡차곡히 논술 실력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논술시험에서는 정형화된 논리와 글 쓰는 잔재주 몇 가지를 터득하는 족집게식 과외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꾸준히 책을 읽고 사고의 깊이를 키워야 한다. 그러나 논술 과외는 한동안 성행할 추세로 보인다.
김효정 기자 hhsj311@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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