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등록금.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정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다들 힘들게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것.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하는 것은 물론 휴학을 하기도 한다. 등록금 마련을 위한 전쟁인 것이다. 그렇다면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과연 다른 나라 학생들은 등록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2006년 현재. 전 세계에서 대학 등록금이 없는 나라는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아직도 많은 나라의 대학에서는 많든 적든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대학 등록금 문제로 안팎이 시끄러운 독일의 상황을 살펴보자.

 독일은 2004년까지 일부 사립 대학을 제외한 대학의 90% 정도가 국가 재정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독일은 주정부가 대학의 재정은 물론 학생의 등록금까지 부담해왔다. 그러나 2005년, 일부 대학이 ‘학생의 등록금을 보조하는 것이 게으른 학생을 유발한다’며 헌법 소송을 제기 하였다. 때마침 대학의 규모가 커지는 반면 주정부의 재정이 열악해지는 상황이 맞물려 소송이 헌재 재판소에서 승인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생이 부담하는 것은 대학 등록금의 일부이지 전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대략 500유로(한화 약 60만원)라고 한다.

 등록금을 받기로 결정한 주정부는 모든 학생에게 수업료를 부과하는 것이 비대해진 대학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는 주정부의 재정 어려움을 타계 할 것이며 간접적으로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학생 단체와 노조 등에서는 학생에게 수업료를 부과하는 상황에 대하여 동맹 휴업을 계획하는 등 강력 반발을 펼치고 있다. 500유로의 등록금에 반대 운동을 하는 그들이 아직도 70여명이 비좁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중앙대의 현실과 비교해보았을 때 부러울 따름이다.

 독일 외의 다른 나라를 살펴보아도 대부분의 유럽 국가 학생들은 한국에 비해 저렴하게 대학을 다닌다. 프랑스 경우 학비는 물론이거니와 학생에게 학생 주거 보조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에게는 집세의 40% 할인 시켜주고 있다. 호주의 경우에도 총 39개의 대학 중 36개의 대학이 국립대학으로 이들 국립대학은 연방 정부의 전적인 관리와 지원지급받아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는데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한다.

 한편 높은 등록금 책정으로 유명한 미국과 일본의 학생들은 어떻게 대학을 다니고 있을까.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교육의 질 개념을 도입하여 비싼 등록금을 책정하고 있다. New York College의 상담역인 Jan Krukowski는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수업료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학부모 대부분이 수업료를 교육의 질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교육의 질이란 높은 명성과 뛰어난 업적을 지닌 교수, 훌륭한 교과 과정 등을 포함하는 교육의 질이었다. 이런 양질의 교육은 그들이 높은 등록금을 내는 것에 대해 전혀 아까워하지 않게 해주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대학은 교육의 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등록금 학생들에게 요구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비싼 등록금의 뒤에는 확실한 장학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등록금을 책정하는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보다 훌륭한 교육을 자랑하는 이웃 나라 일본은 철저한 학문적 수련을 통해 전공에 국한되는 지식이 아닌 방대한 지식을 가르침으로써 사회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본 실력을 갖추게 해준다. 이러한 기본 실력은 철저한 학문적 수련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3학년부터 실시되는 연구 계획서와 3,4학년의 토론 수업은 엄청난 양의 독서와 분석, 연구 경험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교육 선진국이라 불리는 많은 나라는 그들 나라만의 타당한 교육비를 책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교육 선진국과의 끊임없는 비교와 배움을 통해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교육비를 책정해 나가야 한다. 양질의 교육과 값싼 등록금이라는 난제가 현실에서 풀어질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