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물리학 발전의 격차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일본 물리학자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유교 전통의 쇄국, 상공경시 등의 배경이 현장에서 느끼는 격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놀랍게도 그가 생각한 원인은 일제강점기의 과학과 기술교육 억제정책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토모나가’와 ‘유가와’가 60년대에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3,40년대
가수 ‘버스커버스커’로 연일 연예뉴스가 시끌벅적하다. 가을의 감성을 품고 돌아온 그들의 노래는 소위 말해 ‘차트 올킬’을 달성했고, 매번 버스커버스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20~30대의 열렬한 지지 속에 며칠째 그들의 노래는 거리에 울려 퍼진다. 물론 노래가 정말 좋다. 그러다 문득 지금 이들의 인기는 어쩌면 시대상을 반영
지난주 법학관 수업을 들으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이 타고나서 맨 마지막에 청소부 아주머니가 쓰레기봉투를 들고 타시며 “죄송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잘못 들은 것이겠지 생각한 순간, 주위 학생들의 찌푸린 얼굴과 안절부절못하는 청소부 아주머니가 눈 안에 들어왔다. 그제야 내가 똑바로 들은 것이었고, 왜 청소부 아주머니가 죄송하다고 했는지
이번 호에서 눈에 띄는 기사는 ‘20대는 젊은 빚쟁이다’라는 기획이었다. 지난 호에 이어 2회에 걸쳐 실렸는데, 학자금 및 생활비 대출 문제와 더불어 ‘미친 물가’를 다루고 있었다. 이번 기획은 현 시점에서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이슈를 소재로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대를 가리켜 ‘젊은 빚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비유나 과장이 아니라 엄연한 현
요즘 저마다 다른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어느 날은 웃고, 어느 날은 울었다. 채 더위가 물러서지 않은 캠퍼스에 슬쩍 가을풍경이 녹아든 것처럼, 기자의 일상엔 많은 것이 혼재해 있었다. 명백하지 않은 사실이 뒤얽혀 기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말하자면, 요사이 기자는 사소한 방황을 치른 셈이다. 하지만 어지러운 것이 비단 기자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몇 주 간
흥행만 놓고 봤을 때, 지난주 치러진 안성캠퍼스 축제 결과는 참혹했다. 앉아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으며, 학생회가 준비한 사업들 역시 저조한 참여로 취소되기 일쑤였다. 거리공연 역시 민망할 정도로 지켜보는 이 없었으며, ‘먹방’ 이벤트에는 총학생회 간부가 출전해 우승하는 일도 벌어졌다. 학생들은 일상과 다를 바 없이 수업이 끝나
어느덧 가을이 깊어간다. 84년부터 중앙대에서 일을 시작하여 피아노와 씨름하며 보낸 그간의 세월이 실감나지 않는다. 피아노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88개 건반은 230여 개의 현을 가지며, 그랜드 피아노의 철골 프레임에 가해지는 장력은 수십 톤(t)에 이른다. 반면 페달의 기능까지 더하면 피아노의 음색은 0.003초의 찰나에 결정된다. 양손
지난 8월 사회복지학부의 한 교수가 논문 가로채기 문제에 휩싸여 해임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영대 교수 2명의 표절 사실이 확인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해임된 교수는 지난 5년 간 지도학생들의 연구 논문을 본인 단독 저자로 표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임교수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또한 “나를
혹시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읽어본 적이 있는가. 그림책 작가 사노 요코의 작품으로 요상한 얼룩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다. 백만 년이나 죽지 않고,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산 기묘한 얼룩 고양이. 백만 명의 사람이 얼룩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 얼룩 고양이가 죽었을 때 슬퍼했다. 그러나 얼룩 고양이는 단 한번도 울지도 웃지
정부가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전셋값은 끝을 모르고 고공상승하고 있다. 과거 집값이 고공상승을 이어가며 거주지의 개념이 아닌 투자 자산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한 것이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모습이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고 전세값을 받아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도 집값이 더 많이 올라 이익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면 안 된다.’는 형사소송법의 기조가 있다.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으나, 지금 중앙대의 상황에 어느 정도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중앙대는 2008년 재단이 교체된 이후 변화와 개혁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그리고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지난호(1801호) 중대신문은 ‘개혁의 바람 교수를 향하다’라는 제목으로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의 갈등을 톱기사로 취재했다. 연구년 교수 하향조정과 업적평가 기준변경 등 쟁점이 된 이슈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분석으로 4∼5면을 할애했다. 사설과 중앙시론도 관련 내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소위 ‘개혁안’을 둘러싼 설왕설래와 밀고 당김이 작금 우리 대
중앙대는 지난 몇 년간 성과급형 연봉제, 1·2차 학문단위 구조조정 개혁으로 진통을 겪었다. 그 진통을 ‘성장통’이라 보는 쪽이 있는 반면에 강력하게 이뤄진 변화가 구성원들을 희생시켰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 본부가 연이어 내놓은 개혁안은 대체로 적극적인 지지와 거센 반발을 동반했다. 이번 교수 업적 평가 기준 상향 및 C등급 교수를 대상으로 한 제
‘100주년 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기공식’이 지난 2일 서울캠퍼스 대운동장에서 거행됐다. 개교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특히 기념관은 명문사학 중앙대학교의 역사를 담아내는 시설물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기념관의 규모나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진 바 없는지라, 이 참에 제안 하나 하고자 한다. 기념관의 기능을 복합기능의 전시관으로 확대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꽤나 공부를 못하던 친구 A가 있었다. A의 신기한 점은 옆에서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는데 반해 성적표가 나오면 입이 다물어진다는 점이었다. A는 수업시간에도 열심이었고 자습도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 부진의 원인을 시원하게 찾아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당시 담임을 맡은 선생님은 유달리 A에게 엄격했다. 노력에 비해 결
길었던 추석 연휴가 지났다. 북적거리는 집안에 특유의 명랑한 생기를 끼얹는 것은 언제나 어린아이들이다. 해맑은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서 어른들은 묻는다. “우리 다현이는 꿈이 뭐니?” 나도, 동생도, 사촌언니도, 사촌오빠도 지겹도록 들으며 자랐던 어른들의 레파토리다. 조카들은 근심걱정 하나 없는 표정으로 외친다. 선생님이요! 의사요! 경찰이요! 어째서인지
1800호, 숫자가 주는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편집국은 특집호이기 때문에 참신함과 무게감 둘 다 잡아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하지만 많이 고민한 만큼 좋은 기획기사가 나온 것 같다. 중대신문을 읽을 때는 누군가가 옆에서 읽어주는 것 같다. 즉 읽기 편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대학생들의 현실인 알바부터 대학운영까지
이번 중대신문은 1800호 특집으로 꾸려졌다. 1800호 특집을 보다 새롭게 꾸며보려 한 고민의 흔적들은 곳곳에서 보였다. 마냥 무겁지만은 않고, 재밌는 기획을 준비하기 위해 애쓴 듯하다. 중대신문은 ‘유쾌함’을 내세웠다. 그런 시도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재밌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모로 아쉬움도 컸다. ‘18기획’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의아했다
취미는 사랑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던 기자는 이번학기 여론부장이라는 과분한 자리에 앉아 중앙대 이모저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새 코너를 구상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지난 여름방학. 아이디어와의 긴 싸움을 하던 내게 “중앙대 학생들의 취미생활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라던 후배기자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이거다!
서울캠 인권복지위원회가 또다시 학생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중앙도서관 사물함 사건 이후 이번학기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불만을 제기한 학생들은 인복위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복위는 중앙인 커뮤니티에 댓글로 선발기준을 설명했을 뿐 인복위가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의혈지킴이 선발 관련 의혹은 매학기 반복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