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을 낯선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은 창의적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되곤 한다.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도 제시해준다. 그래서 이번 기획물 아이템에 박수를 보낸다. ‘원래 그래’라 생각하며 넘기던 문제에 돋보기와 청진기를 갖고 다가가려는 노력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다만, 이럴 경우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접근 방식이 새로워야 한
사상 초유의 개인 신용정보 유출 사태로 온 나라가 한차례 큰 진통을 겪었다. 카드번호부터 유효기간까지 유출된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은 자신이 2차 피해의 당사자가 되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물론 비밀번호, CVC 값 등 카드결제 핵심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고, 2차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관련 기관들의 입장이 있었지만, 계속되는 개인정
강단사색 원고를 부탁받고 생각해 보니 10년 전쯤에도 한 번 원고를 실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과연 강단에서 사색할 시간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대학 사회는 많은 변화를 요구 받았고 그에 적응하기를 허덕이면서 나는 사색 또는 고민을 할 시간들
그간 읽어 온 비범한 서사들을 평범하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들이 종종 있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대표적이다. 이 두 편의 소설로 탄탄한 구성력과 감각적인 묘사력, 탁월한 문장력을 인정받은 이 작가의 세 번째 작품 『그리고 산이 울렸다』가 6년 만에 출간됐다. 『연을 쫓는 아이』로 대중과 평론가 양쪽의 극찬을 받았
이리 저리 치이는 현대인들에게 소비는 괴로운 현실을 잊게끔 하는 축제다. 일상의 괴로움을 해소하고자 주말이면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등지로 흩어져 정신없이 쇼핑을 즐긴다. 그리곤 다음 축제를 위해 다시 괴로운 일상을 견뎌나간다.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소비를 찾을 수 없다. 불안한 일상을 견뎌나가는 현대인들에게 소비행위는 그 자체로 목적이며 결말이다. 필요와 합
일본 신도의 성지인 이세신궁은 20년에 한번씩 새로 지어진다. 목수들은 멀쩡한 건물을 부수고 아예 장소까지 옮겨 새로 짓는다. 짓고, 부수고, 또 새로 짓는다. 이 지난하고 기이한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이들이 해석을 내놓았지만 가장 매혹적으로 다가온 설명은 '황천의 개'에 실린 후지와라 신야의 말이다. 후지와라 신야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전승하고자 하는
무척 분주한 봄날을 보내고 있다. 하늘을 보며 심호흡한 게 언제였는지 느릿느릿 산책하며 생각에 잠겨 본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 이번 학기 수업은 시와 소설을 마음껏 읽어야 하는 수업이지만 정작 나의 삶은 비문학적인 발자국들로 가득하다. 혼자 있는 시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간이 절실한 요즘, 부쩍 생각나는 시가 한 편 있다.아무도
지난 3월 17일자 ‘중대신문’을 읽고 난감했다. 단 한 호의 신문을 접하고 비평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들의 힘든 일상, 매주 쾌적하지 않은 학보사에서 수업과 과제를 뒤로 한 채(?) 기사를 취재하고 밤샘 집필을 해야 하는 고된 현실이 눈을 찌른다. 언론사 조직 시스템이 기자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가동되는 상황에서 힘이 될지 모르
입학을 해서 졸업을 할 때까지, 학칙을 보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보통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학사 조건을 확인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작년 10월에 기이한 사건이 터졌다. 한 학생이 학내 커뮤니티에 ‘청소노조와 임금협상’이라는 글을 올리자, 행정지원처장 명의로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으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학칙에 따라
작년부터 경영경제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얼떨결에 맡게 된 과목이라 이미 진행되고 있는 다른 취업특강을 살펴보았다. 현업에 계신 분을 초청하여 해당 산업의 현황과 직무를 소개하고 이에 맞는 적성과 지식 등을 설명하거나 면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거나 자기소개서를 임팩트있게 쓰는 방법 등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공강 시간 뭐할까?’에 대한 고민은 어쩌면 대학생들에게 수업에서 주어지는 것보다 더 큰 과제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공강시간이 그저 밥만 먹거나, 먹고 남는 나머지에 부족한 수업을 보충하는 시간일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누군가들은 청춘을 그리 빡빡하게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학교 앞은 공강시간을 나름대로 풍족하게 보낼 수 있
학기의 시작과 동시에 환경미화노조의 파업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파업이 끝나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이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 하지만 관심이 떨어졌을 뿐 완전히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에 중대신문은 지난 겨울방학부터 현재까지 환경미화노조의 파업은 어떻게 진행됐으며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짚어봤다. 환경미화노조의 투쟁 일지 2013년 9월 27일환경미화/
바둑 용어에 ‘호구’라는 게 있다. 호랑이의 입 속이라는 뜻으로, 바둑돌 석 점으로 둘러싸인 한가운데를 뜻하는 말이다. ‘호구’에 놓은 돌은 반드시 따먹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호구’에 돌을 두는 건 상대에게 바둑돌 한 알을 거저 내 주는 행위다. 이에 빗대어 어수룩하고 남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사람을 두고 흔히 호구라고 부른다. 그런데 얼마 전에 호구에
교환학생과 휴학 생활로 1년 가까이 학교를 비운 덕에 실로 1년 만에 중대신문을 집었다. 오랜 시간 학교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던 만큼 학교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런 의미에서 1면에 실린 중앙대의 신입생 정원 외 모집 결정 기사가 반가웠다. 기껏해야 사오십명이 조금 넘게 들어오던 과 신입생들이 올해에는 80여명에 달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된
약 10년 전, MBC의 라는 프로그램 안에 (이하 )라는 코너가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 제작진이 전철, 버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그 주의 선정 도서를 읽은 시민을 찾는 것이 코너의 포맷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었고 선정도서들은 서점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
Robert Lois Stevenson은 “사람들은 뭔가를 팔면서 살아간다(Everybody lives by selling something)”고 말했단다. 맘속으로는 “쟤 또 뭐 파는 거야?”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신성한 학문 공동체인 대학이 팔고 사는 장터이고, 교수와 학생이 뭔가를 주고받는 교환관계로 보이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하루
○…안먹을 감이잖아 찔러보지마 ○…내 속엔 네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앉을 곳 없네 ○…이거 누른다고 레벨업 되는 게 아니야 ○…직제 개편은 LTE 관련 개편은 2G
원고청탁을 받고 개강호에 들어갈 기사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막상 발행된 신문을 펼쳐보니 내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우선 총장이 사라졌다. 매 학기 중대신문 개강호를 집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총장 인터뷰다. 총장의 입에 큰 기대는 걸진 않는다. 인터뷰어(기자)와 인터뷰이(발행인)의 특수 관계, 홍보와 견제라는 모순되는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중대신문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한 지 2년이 흘렀다. 그동안 학과 안팎으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과에서 한명의 학생으로서 그런 변화들을 지켜봤으며, 또 이제는 학과 회장으로서 그것들이 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해야하는 입장에 서 있다. 사건이 생기면 언제나 발 빠르게 대처하려 하지만 과 학생회의 역량으로는 힘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인애 교수님 해임 관련 사
“한국인들은 놀 때는 확실히 놀 줄 아는 사람들 같아요.”“이곳 사람들은 학구열이 장난이 아니에요…”“선후배 문화가 있다는 걸 알고 조금 신기했어요.” 국제면 인터뷰를 담당한지 벌써 2학기 째인 기자는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에 대해 수없이 많이 들어왔다. 그들의 시선으로 본 한국인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풍류를 즐길 줄 알면서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