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년째다. 학교에 오랜 기간 머물다 보면 새 학기에 반복적으로 듣는 질문들은 거의 정해져 있다. ‘중대 앞에는 맛집이 어디 있나요?’, ‘중대 앞은 어디서 놀면 좋을까요?’와 같은 질문들이 그중 일부다. 너무나 뻔하고 가벼운 질문이지만 누구에게나 해소가 필요한 부분이기에, 지난주 중대신문을 넘기며 ‘시시각각 맛집’이라는 기사의 제목을 마주했을 때 잠시
‘신문 1면은 그 신문의 얼굴이다’라는 말은 언론 현업에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널리 통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신문사들은 자신들이 해당 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안들을 1면에 배치한다. 그렇기에 1면을 곰곰이 보면 신문 전체의 논조나 편집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분명 이번 호도 그러했으리라. 그렇다면 대학의 얼굴은 어디인가
지난달 27일 이후 중앙대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었던 박범훈 전 총장이 정부 부처에 압력을 행사해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인해 학교도 ‘이슈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구조개편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차로 난항을 겪는 중에 설상가상으로 검찰이
2013년, 중앙대학교는 LINC 사업을 시작하였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주도하는 이 사업단에 대해 흔히들 ‘학생들의 취·창업을 도와주는 기관’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중앙대학교의 위상을 생각하면, 나는 이 말에 쉽게 동의할 수만은 없다. 중앙대학교 LINC사업단의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당연히 ‘학생’이 있다. 글로벌
최근 지상파 방송 3사에서는 ‘아빠’가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담은 방송들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런 방송들의 인기 요인으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아이가 울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초보 아빠의 웃긴 모습을 보기 위한 시청자들도 많다. 나의 아빠처럼 자신이 아이를 키웠을 때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는 것을 즐기거나 혹은 다
중대신문 이전호의 ‘오늘의 운세’ 코너에서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금의 실태를 인터뷰 형식으로 알아보는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었다. 기사 하단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은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나의 삶을 지나치게 간섭하는 도구로 돌아올 수도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말은 그대로 중대신문의 존재 이유의 문
학기 초 술자리였다. 평소 친하던 선배, 동기들과 으레 갖는. 술이 몇 순배 돌아가면서 잡다한 일상사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까지 나누던 중, 민감한 부분에 이야기가 닿았다. “나 이번에 시작한 아르바이트 있잖아. 사실 아는 사람이 꽂아 준거야.” 너무 모났던 탓일까. “그럴 수도 있지, 다들 그러고 살잖아.” 맞장구치며 한 잔 술과 함께 떠오르는 의문을
햄릿은 기로에 섰다. 왕위를 앗아간 삼촌 클로디어스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눈 딱 감고 차기 왕위를 이어 평범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복수를 시작하자니 어머니 거트루드에 대한 번민이 마음을 찌르고, 모른 채 살자니 관 속에서 어떤 악몽을 꾸게 될지 감이 안 온다. 삶을 송두리째 결정하는 하나의 결정 앞에서 햄릿은 절규한다. 우리도 기
파행을 거듭하는 동아리연합회 선거에 심한 우려를 표명한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가 새 학기가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후보 박탈부터 선거인명부 문제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런투유 선본 자격박탈 문제에 대한 선관위의 불가피한 선택은 존중한다. 민주적 절차를
모집단위 광역화와 학생의 전공선택권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학칙 개정안’이 공고됐다.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이 공표되고 한 달여 동안 교수와 각 학과 학생회들의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총학생회는 아직 이렇다 할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총학은 총투표가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
의대를 다니던 시절 난 유달리 해부학이라는 과목이 좋았다. 아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부터 사람 몸의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것이 의대를 들어가고 싶었던 작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시절 해부학이라는 과목은 늘 재미있지만은 않았다. 방부제 냄새로 가득 찬 해부 실습실에서 이뤄지던 해부학 강의는 단순 실습 이외에도 너무나 외워야 할 것들이 많아 버
2학년이 되었다.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고 있는 나 자신을, 신입생들에게 인사를 받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선배들에게 어떻게 밥을 사달라고 말을 걸까 고민하던 어설픈 새내기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느새 나는 2학년이 되었고 작년에 내게 밥을 사줬던 13학번 선배들은 어느새 ‘사망년’이 되어 학과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이번 학기부터 은 조금 달라졌다. 쿠키를 먹으며 학생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쿠키살롱’, 가상의 운세를 보여주며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오늘의 운세’ 코너가 생겼고 중앙대 학생들의 패션을 분석하는 ‘패션 2015′s’ 기획도 찾아볼 수 있다. 딱딱한 보도 중심의 글에서 벗어나 학우들과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
영화는 스크린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을 속인다.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그것을 사실인냥 믿을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서 영화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조금이라도 늘어지는 순간, 관객들은 영화를 의심하기 때문이다. 5분 분량의 씬(Scene)을 수십 개의 컷으로 잘게 나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생한 소리를 녹음하는 붐대, 배우의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카메라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들 한다지만 성적은 중요하다. 근대 이전,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가 제한돼 있었기 때문일까. 각종 시험에서 경쟁은 치열하고 성적에 대해서는 민감하다. 성적 매기는 일과 관련됐다 하면 학내가 떠들썩해지는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그래서 성적공개 의무화는 반갑다. 이번학기부터 학생들은 중앙대 포탈 e-Class에서 각
학교는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 대한 대자보로 가득하다. 수많은 성명서에는 계획안이 협의가 부재한 상태에서 강행됐다는 불만이 다수를 이룬다. 개별 주체들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성명서에 담겨있는 각 주체들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표현의 차이에 불과한 많은 성명서들의 내용은 몇 개의 큰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각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느낌이다.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계획안)’ 발표 이후 학내의 모든 논의는 이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대신문의 역할과 임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정보의 접근성이나 분석, 이해도에 있어 중대신문을 따라올 매체는 학내에 아직 없다. 중대신문은 개강 후 3주 연속 1면 탑 기사로 계획안을 둘러싼 쟁점
학부형님께. 어제 전화를 받은 이승하 교수입니다. 강의 직전이라 질문하신 내용에 자세히 답변 드리지 못하고 ‘나중에 전화를 드리겠다’며 끊었지요. 마침 중대신문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은 김에 못다 드린 말씀을 마저 해드리려 합니다. 안 그래도 자녀를 ‘문예창작전공’에 보낸 것이 잘한 결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터에 요즈음 중앙대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자 근심이
한번은 고등학교 자습시간에 꾸벅꾸벅 졸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선생님께 걸려서 혼나게 됐는데요. 사실 속으론 억울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었는데 식곤증 때문에 불가항력적으로 졸게 됐거든요. 그래서 자려고 한 게 아니라 자게 됐다는 말을 생각해봤는데 튀어나온 말이 이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자졌습니다.’ 이렇듯 말하고자 하는 뜻(기의)과 그 말
‘교수 대표’, ‘한 명의 교수를 제외한’… 글자 하나에 다투고 화해하는 민감한 시기다. 글자 하나, 단어 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때 지난 12일 서울캠 총학생회가 발표한 입장 전문이 눈에 띈다. 총학생회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 전문은 발표되자마자 여론의 심판대에 올랐다. 전문에 담긴 총학생회의 입장 그 자체가 가장 먼저 계단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