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지금 바깥에서는 축제가 한창입니다. 유명 연예인이라도 왔는지, 함께 노래하는 소리, 열광하는 소리가 무척이나 시끄럽군요. 해맑고 순수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번집니다. 요즘 우리 학생들을 보면 참 예쁘기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배움의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성적으로 평가당하고 너무 일찍 경쟁에만 매몰되어 성장해 온 여러분들에게 대학은 또다시 다음 목적지인 취업을 향한 전초기지가 돼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함 때문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예전에는 들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교과목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 가 있다. 가 새롭게 개설된 지도 벌써 3학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도 생소한 분들이 많으리라 짐작한다. 는 대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과목이다보니 2학년 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관찰할 기회가 많았다. 그들의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젊은 세대의 승리입니다. 전체 사전투표자 중 약 23.9%가 20대였고 출구조사 결과 압도적인 수(약 47.6%)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은 지난 2016년 가을부터 ‘촛불광장’의 민심을 구성해 낸 주역이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지난 보수정권에서 더 살기 힘들어진 젊은 세대의 현실과 관
“2016년 청년실업률 9.8% 역대 최고, 2017년에는 두 자릿수 진입 가능성 커(통계청 자료), 취업자 증감 폭도 2000년 이후 첫 20만 명 그쳐, 실업자 101만 명 시대 도래 등 통계청 통계작성 이래 최대의 실업자 수….” 신문지상에서 흘러나오는 이러한 뉴스를 접하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어느덧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새봄이 찾아왔다. 새학기를 시작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학교 교정에 겨울철 죽어있던 것처럼 앙상했던 가지가 파릇파릇한 새싹들을 돋아내고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아! 다시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겨우내 죽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앙상한 가지들은 이렇게 새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그 추운 겨울 차가운 눈바람을 이
나는 중앙대학교에 두 번 들어왔다. 1985년도에 학생으로, 2003년도엔 교수로. 지금은 인공지능(AI)의 시대에 IT가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내가 입학했던 1985년도는 학교에 컴퓨터도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너무나 척박했다. 외식은 연례행사에서나 가능한 사치였다. 평생 먹고 살 직업으로 ‘식품공학’을 전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
매년 한 해의 끝자락 즈음이 오면 “아니 벌써…” 하는 탄성과 함께 한 해가 가는 아쉬움보다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음을 더 느낀다. 그리고 약간은 가슴 두근거리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렸었다. 그런데 특별히 올해는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국내외의 현실로 더욱 정신이 없는 한 해의 끝자락을 맞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는 모든 언론의 예상을 뒤엎고 트
인공지능의 성장으로 외국어 번역기술 발전에도 가속이 붙었다.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로봇의 상용화도 머지않았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되면 영어는 이제 배울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기사들도 눈에 띈다. 나 같은 영어교육 전공자에게는 다소 근심스런 얘기지만 영어 때문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며 갖은 고생을 거듭해왔던 대부분 한국인에게는 오래간만에 듣는 희소
몇 년 전 강진 주작산 휴양림에서의 일이다. 맑은 가을 이른 새벽 설핏 잠에서 깨어나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수많은 별을 만났다.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 능선 위 하늘 가득 만조 바다에 물비늘 같은 별들이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분명 잠에서 깨어났는데 다시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옅은 회청색 하늘의 가득한 별들은 나를 순수의
UN은 2016년 새롭게 출범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17개 분야 중 4번째로 지구촌시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구촌시민 교육 프로그램(GCED)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정의에 따르면 지구촌시민이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구촌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인식하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 정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후 1980년 봄에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민주주의가 온 것처럼 가슴이 부푼 채 서울 시내를 활보하며 다닌 적이 있다. 그러나 곧 현실에 직면했다. 대통령 선거가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졌고 또 다른 군인 출신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때 친구들과 소주와 막걸리를 들이켜며 “이 나라에 대체 언제쯤 군 출신이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될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3년 연속 수상으로 일본 열도가 뜨겁다. 한때 한·중·일 3국 가운데 유독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연유를 놓고 열띤 논의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당시 하버드대 교수였던 라이샤워는 일본의 장인정신에서 그 요체를 찾았다. 과거시험 합격 한 번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했던 한·중과 달리, 일본은 신분상승의 길이 없었기 때문에 주어진 한
얼마 전에 다른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친구로부터 우스갯소리를 하나 들었다. “30대 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려운 것만 가르치고, 40대 교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만 가르친다. 50대가 되면 자신이 아는 것만 가르치고, 60대가 되면 생각나는 것만 가르친다. 그리고 명예교수는 말이 나오는 대로 떠든다.” 어디까지나 우스갯소리니까 한 번 웃고 끝내면 될 이
우리는 살아오면서 타인들과 많은 약속을 한다. 그 약속 중에는 인생을 바꿀 만큼 중요한 것도 있지만 만약 잊어버린다고 해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있다. 후자에 해당하는 것 중 하나가 ‘언제 시간 날 때 식사나 같이합시다’가 아닐까. 이런 말은 우리나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우리에게는 그냥 지나가다 마주친 지인
일반적으로 객관식 문항은 정답과 오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맞다’와 ‘틀리다’로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객관식 문항의 특징이다. 하나의 옳은 답을 찾아내지 못하면 그 문항은 틀린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4지 선다형에서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는 교육을 끊임없이 받았다. 그 덕분에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모든 것을 정답과 오답으로 구분하는 것에 매우 익
매 학기 맡은 교양강의는 3시간 연강이라 중간에 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는다. 말 그대로 휴식을 하거나 짧은 잠을 청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많은 학생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스마트폰과 함께 그 휴식시간을 보낸다. 친구와 문자를 하는 학생, 열심히 인터넷을 서핑하는 학생,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 학생, 그리고 손가락이 안 보일 정도로 열심히 게임 삼매경에
잡 노마드(Job Nomad)는 직업(job)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용어로 원래는 직업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젠 직업을 찾아 세계 각지로 진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더 알려져 있다. 국내 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 해외에서 직장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도 많이 들린다. 얼마 전 친구 딸이 서울 모 대학에
초연결 사회에서 필자의 전공 ICT는 중앙대 ‘교육 플랫폼’을 통해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필자는 1982년 중앙대 공과대학에 입학했고 현재 내가 배우던 봅스트홀 6층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지식 숙련자 : 인터넷도 없던 80년대 대학 지성의 ‘정보 플랫폼’은 ‘도서관’이었다. 전공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을 이용했고 ‘지도 교수의 교육’에 의존해서 산업화
2018년 10월 중앙대는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 특히 오는 7월 이를 기념하는 ‘100주년 기념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는 앞으로 100주년의 랜드마크로서 중앙대의 중요한 상징임에 틀림 없다. 암흑기의 긴 터널을 지난 8년여 동안 학교는 발전과 변화를 거듭했고 그 결과 2년 후 2018년 중앙대는 전통의 명문사학으로 새롭게 탄생해야 할 것이다.
강의실에 들어가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겠지만, 앞줄에 앉아 강의에 흥미를 느끼고 적극적인 제자들이 있는 반면 중간 줄에는 그냥 적당히 하겠다는 제자들과 마지막 뒷줄에는 학점만 채우려는 제자들이 있다.교수로서 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 외에도 내 수업을 수강하는 제자들과 수업이라는 틀을 통해 삶을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 그래서 애써 제자들의 이름을 외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