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의 유랑과 20년의 협상을 거쳐반환을 에워싼 양국의 꺼지지 않은 불씨협상의 결과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우리의 의무는 아직 남아있다.”조선이란 뿌리 위에 기록 문화의 방대한 꽃을 피운 외규장각 의궤. 역사의 아픔 속에 아스라이 져버린 그 꽃을 다시 피워내기 위해서는 145년이 필요했다. 의식과 규범을 고스란히 담아냄으로써 조선의 예(禮)와 통치 철학을 이야기했던 외규장각 의궤를 둘러싼 한국과 프랑스의 치열한 대립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빼앗긴 수백 년의 기록 수백 년간 조선왕조를 지탱했던 의식과 규범의 기
“성상(聖上)의 효심이 하늘에 닿아 날씨는 맑고 햇살도 빛나니기뻐하는 소신들의 심정 또한 그지없습니다”- 기사년 2월 28일 우부승지 박종훈 -외규장각 의궤는 조선의 정신적 근간이자 500년 역사의 문화를 담은 기록 유산이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했던 이후 2011년 외규장각 의궤가 고향에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의 임시 반환 10주년을 기념하며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곳은 2023년 서울이 아닌 조선시대 외규장각이 된다
“예술은 선언하는 것이다”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가‘추’가 있기에 ‘미’도 존재한다 역경 속에 피어난 꽃의 진가 아름다운 줄만 알았던 예술계에 파장이 닥쳤다. 배설물과 죽음, 혈의 형태로 감히 예술의 반열에 오르고자 한 추한 것들. 역설적으로 이들은 추했기에 아름다울 수 있다. 전통 미학 체제의 전복을 꾀하고 당당히 추함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주장한 이들은 아브젝트다. 아브젝트, 예술계의 이단아 아브젝트 예술의 기폭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광신적인 애국주의와
자유낙하 상태의 물체는 목적지가 불분명하다. 어디가 출발점이고 낙하지점인지 모른 채 낙하자는 계속해서 공기의 역행을 타고 흐른다. 목적지의 불분명함과 자신에 대한 불신은 우리에게 늘 두려움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곧 자유로운 삶을, 방향을, 관념을 제시한다. 고착화된 삶의 방향을 벗어나면서 말이다. 경계 없는 공간으로부터 서울특별시(서울시) 중구 덕수궁길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전시회 가 열렸다. 해당 전시는 세 개의 목차 ‘이야기의 조건 : 너머의 내
전시가 끝나고 난 뒤, 관람객들은 출구를 빠져나옵니다. 전시회를 빠져 나오는 순간 그들과 혼재하던 전시의 세계는 막을 내리죠. 문화부는 전시가 끝나고 난 뒤 작가와 작품에 관해 깊 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정형으로부터 벗어나는 와 함께 추함의 예술 아브젝트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 우리는 어쩌면 사회적으로 정형화된 틀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정형화로부터의 해방을 꿈꾸고 경계를 없애고자 한 여인이 있다. 우리를 새로운 예술의 세계로
“그 넓디넓은 홋카이도는 우리 선조의 자유의 땅이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처럼, 아름다운 자연에 안겨 생활했던 선조는 진정으로 자연이 낳은 자식들이었고 행복한 사람들이었지요.” 아이누족 소녀가 지은 구전문학 신요의 한 구절이다. 자연을 사랑한 일본의 원주민 아이누족, 찬란함부터 비극까지 그들을 배겨갔던 역사를 따라가 본다. 자연과 함께 살아갔던 사람들 아이누족은 일본 국가가 출현하기 전부터 일본 땅에 살아왔던 민족이다. 아이누족은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혼슈 지역, 북쪽으로는 사할린과 쿠릴열도 일대
눈 덮인 섬, 일본의 홋카이도에는 아이누족이 산다. 그들의 탄생 설화인 와 이를 기반으로 등장한 만화 는 현대 사회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과 자연의 대립, 그 속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찾는 것은 과연 불가능할까. , 하얀 개 이야기 사람의 기원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듯 민족의 기원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다. 우리 민족의 설화 에 따르면 우리는 곰의 후손이 될 테다. 옆 나라 일본에는 하얀 개의 후손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사는 아이누족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북쪽 끝자락에
‘해부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예술과는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지극히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분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부터 인간들은 그림이나 조각을 하는 과정에서 인체를 표현하기 위해 해부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똑똑, 해부학이 문화예술의 문을 두드립니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은 직접 인체를 해부해 얻은 지식으로 후대에도 길이 남는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현대에는 ‘메디컬 일러스트’라는 이름의 분야가 탄생했죠. 해부학이 예술을 만났을 때,
사후세계를 다룬 작품에 관해 아시나요? 이승과 저승을 소재로 한 작품과 콘텐츠는 많이 나오고 있지만, 과거부터 길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은 단연 『신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똑똑, 단테가 문화예술의 문을 두드립니다. 『신곡』이라는 희대의 명작을 남긴 단테는 문학청년을 넘어 정치가이자 행정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정쟁에서 밀려나 망명 생활을 하기도 했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일찍 맞이해야 했죠. 그는 이러한 고난을 문학으로 승화하고자 했습니다. 단테가 예술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인생의 방황으로 시작한다. 순례자로 등장하는 단테는 길잡이인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과 연옥, 천국을 지난다. 사후세계를 그린 단테의 『신곡』에 관해 독일의 철학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인간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단테가 그린 『신곡』 속 사후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여기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신곡』에서 단테는 혼돈과 고통으로 가득 찬 9개의 지옥
가극(歌劇)[명사] 노래를 중심으로 한 음악극. 가극이란 연기자와 각종 무대 장치, 소품, 의상 등을 갖춘 종합 무대예술이다. 대부분 가극에 사용되는 음악은 독창자가 부르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브·중창·합창 그리고 관현악에 의한 서곡이나 전주곡·간주곡·관현악에 의한 노래 반주 등으로 구성된다. 이때 아리아는 기악 반주의 독창곡을 가리키고, 레치타티브는 대사를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가극은 내용에 따라 ‘희가극’과 ‘정가극’으로 나뉜다. 희가극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또는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예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그럴 땐 키워드로 보는 예술 사전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주 사전을 넘기는 손은 키워드 ‘가극’ 앞에 멈췄습니다. 관현악과 노래로 웅장함을 주는 오페라, 오페라에 대중음악이 더해진 뮤지컬 그리고 뮤지컬이 필름과 만나 탄생한 뮤지컬 영화까지. 무대 위 음악과 극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우리 함께 설레고 두근거리는 가극의 매력으로 들어가 봅시다! 권지현 기자 rnjswlgus1103@cauo
국내 쥬크박스 뮤지컬 영화 는 남편과 아들, 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암을 진단받은 세연은 자신에게 얼마 남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녀는 그동안 하지 못한,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하려 합니다. 세연은 마지막 생일 선물로 동사무소에 다니는 남편 ‘진봉’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하게 됩니다. 아내의 고집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여행길에 오른 진봉은 첫사랑의 이름만을 가지고 무작정 전국을 돌아다니게 되죠.
I'm singing in the rainJust singing in the rainWhat a glorious feelingI'm happy again-영화 OST 中길을 걸어가던 중 갑자기 꽃가루가 날리고, 어디선가 음악이 들리기 시작하며, 걸어 다니던 행인들이 함께 춤추기 시작한다. 마치 뮤지컬 영화 속 한 장면 같지 않은가. 대공연장에서 열연을 펼치던 배우들은 이제 영화 속에서 노래하고 있다. 일상을 환상의 세계로 바꿔주는 ‘뮤지컬 영
당신에게 패션은 어떤 의미인가요?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입었던 인류는 이제 자신의 신분 혹은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굳어진 성 역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패션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들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똑똑, 젠더리스(genderless)가 문화예술의 문을 두드립니다. 젠더리스는 특히 패션에서 화두를 드러내고 있죠. 남성복, 여성복이라는 명칭은 무의미해졌고 모델, 연예인을 넘어 일반 대중까지 단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듯합니다. 젠더리스가 예술을 만났을
KEIN PIONIER: “남성의 경우 맨즈 스커트와 부츠 등을 활용할 수 있어요. 또한 레이스 셔츠와 시스루 셔츠 등의 룩을 구성해볼 수도 있죠. 여성의 경우 라인이 없는 오버사이즈 셔츠와 매니쉬한 슬랙스, 힐 대신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해보는 것도 좋아요. 핸드백 대신 브리프케이스를 착용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A NOTHING: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여성분들은 원래 입던 스타일에 어깨 패드가 있는 각진 블레이져 정도만 슬쩍 아우터로 걸쳐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남성분들의
영화 는 불분명한 살인사건을 세 명의 등장인물이 극적으로 재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스스로 결론을 찾도록 하죠. ‘영화 속 여러 과정을 보여주고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 건 관객이다.’ 이러한 생각 속에서 'KINETTA'라는 이름이 탄생했는데요. KINETTA의 박기연 대표는 소비자가 옷을 구매함으로써 KINETTA가 어떤 브랜드인지 생각해보길 바랐습니다. -KINETTA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KINETTA는 젠더리스(genderless)와 에이지리스(
‘nothing’. ‘아무것도…없다 혹은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규정과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해주기도 하죠. 어떤 것으로도 규정되지 않은, 좀 더 자유로워지고픈 가치관이 담긴 옷은 어떤 모습일까요? 젠더리스 의류 브랜드 ‘A NOTHING’의 강승완 대표 디자이너는 그러한 디자이너의 철학과 색깔에 기반해 독창성을 중시하는 디자인 의류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A NOTHING은 어떤 브랜드인지. 직업이나 신분에서 온 타이틀이
젠더리스 사조를 기반으로 언더웨어부터 라이프웨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기획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두 명의 디자이너가 브랜딩, 디자인, 생산까지 전 영역에 걸쳐 힘을 쏟고 있죠. 입는 사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가진 패션 브랜드 ‘KEIN PIONIER’ 조상훈/조수현 총괄 디렉터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KEIN PIONIER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다. KEIN PIONIER는 ‘no(아닌)’를 뜻하는 독일어 ‘kein’과 ‘pioneer(선구자)&r
남성과 여성이 만나 생기는 설렘만이 사랑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같은 성별의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특별한 로맨스가 아니다. 이 또한 설레고, 아프며, 감동을 줄 뿐이다. 여기 달콤하면서 씁쓸한 사랑을 하는 남성과 남성이 있다. 남성 간의 로맨스 이야기, 바로 ‘BL(Boys’ Love)’이다. 남자끼리 연애하는 게 뭐가 그리 좋아서 BL은 ‘소년애’를 영어로 표기한 용어다. 한국의 경우 1990년대에 일본 BL 만화 『절애』(오자키 미나미 씀)가 해적판으로 소개되며 BL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