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프레데리크 그로 저/책세상/320쪽 우리의 발걸음엔 언제나 목적지가 있었다. 무엇이든지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는 오늘, 걷는다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어쩌면 순진한 생각이라 할 수도 있다. 프레데리크 그로의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책세상 펴냄)은 방향이 뚜렷한 걸음에 익숙해져있는 우리들에게
재미로 꽃샘추위가 지나고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옷차림만큼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떠나기 딱 좋을 때다. 재미로에는 어린 시절 동심이 깃들어 있고 우사단길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친구와 연인의 손을 잡고 151버스에 올라보자. 회색 골목에 색채를 더하는동심 속의 만화들재미로와 재미랑에서추억의 만화를 피부로 느낀다 누구나 어
『편안함의 배신』마크 쉔, 크리스틴 로버그 공저/위즈덤하우스/320쪽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기술과 상품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조금만 불편을 느껴도 짜증을 낸다. 스마트폰, tv, 컴퓨터, 자동차, 약 등등 우리의 삶을 즉각적으로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풍요가 더 커질수록 그 풍요가 없었을 때 겪는 상실, 혹은 불편에 대한 반응은 점점 더 민감해진다.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는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 동안 바다 위를 방랑했다. 외눈박이 거인을 눈멀게 해 신들의 미움을 사기도 하고, 세이렌의 노랫소리 때문에 부하들을 잃기도 했다. 누구는 오디세우스의 장난기 때문이라고 다른 누구는 신들의 질투 때문이라고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으로 그의 세상에 대한 관심과 지적 호기심을 생각해본다. 사람의 생각이
워쇼스키 남매는 영화 에서 우리가 믿는 현실 사회는 디지털로 만들어진 환영으로, 실제 사회는 음울하고 차가운 기계로 뒤덮힌 디스토피아로 그려낸다. 그리고 주인공 ‘네오’는 진실에 눈을 뜰 수 있는 빨간 약을 택하고 기계사회를 구원하려 분투한다. 워쇼스키 남매의 두 세계가 진짜와 가짜로 명확하게 구분된다면 토마스 핀천의 세계관은 좀 더 모호하고 어
승자들이 지배하는 사회구조는잉여들을 만든다 문화와 연대를 통해서 패자가아닌 새로운 주체가 되다 [잉여사회 - 진단] 의 마지막 장면은 강렬하다. 주인공 현수는 대한민국 학교 X까라며 제도로서 자리 잡은 공교육을 쿨하게 거부한다. 그는 이소룡을 동경했고 쌍절곤을 휘둘렀다. 하지만 기성세대였던 아버지는 그에게 잉여인간이라고 했다. 공부해서 좋
모든 사람에게 헛된 희망만 심어주었던 부조리한 사회는 사람들을 잉여로 만들었다.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그들은 월간잉여를 구독하고, 웹진을 보고 때로는 실제 만나기도 하며 대안적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황금연휴 막바지 노들텃밭에서 새로운 꿈을 꾸는 잉여들을 만나보았다. [잉여사회 - 증상] 황금연휴 노
시스루 의상이 보일 듯 말 듯해 더욱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오리지널 오브 로라』(문학동네 펴냄)는 그 전라를 드러내지 않아 더욱 섹시한 책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완결 짓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 것이 그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오리지널 오브 로라』는 결말이 부재해 오히려 독자를 더욱 책에 몰입하게 한다. 나보코프는 성에 대한 가감 없는 접근과
『말의 표정들』 김예란 저 / 문학과지성사 / 442쪽 얼굴은 마음의 창이라는 표현은 얼굴 근육의 미세한 떨림과 마음상태의 긴밀한 상호 관계를 방증한다. 그렇다. 인간은 표정을 매개로 타인에게 감정을 전달한다. 인간의 얼굴에는 그의 의사가 자연히 스며든다. 표정이 있기에 사람 사이에는 소통이 오고 가며 관계가 형성된다. 표정을 인간 고유의 소통법 정도로 이
한남동 우사단길 한남동. 남쪽에는 한강을 바라보고 있고 북쪽에는 남산을 등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한남동은 사람들에게 흔히 부자동네라고 잘 알려져 있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빌라들이 곳곳에 있으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상위 0.1%의 부자들이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남동에서 이태원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한가로운 동물들의 몸짓과 물결치는 호밀밭에서 지친 일상을 위로 받다 새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초원, 그 위로 양 떼들과 소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저 멀리 강원도 대관령 목장까지 발걸음을 옮길 필요 없이 서울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만 움직이면 된다. ‘안성 팜랜드’에서 푸른 목장과 따뜻한 동물들을 만나 지친
아픔을 보듬어주는 숲의 평안함 나 자신을 비웠을 때 숲은 꿈을 채워준다 삶에는 두 가지 슬픔이 존재한다. 삶의 궤적과 함께하면서 항상 기저에 내재해있는 통시적인 슬픔과 갑작스럽게 일상에서 발현되는 공시적인 슬픔이 그것이다. 통시적인 슬픔은 나의 삶과 함께하기에 나를 따라오는 슬픔이고 공시적인 슬픔은 특정 순간에 발현되기에 내가 따라가는 슬픔이다. 나의 삶을
자본을 벗어난 우리만의 음식식탁을 벗어나사회에도 건강함을 전한다 느리게 만들어진 음식이 아닌 자본이 관여하지 않는 음식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슬로푸드의 의미는 이름 그대로 ‘느리게 만들어진 음식’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슬로푸드 열풍은 한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면서 왜곡되어 전파됐다. 유럽의 슬로푸드는 ‘자본이 관여하지 않는 음식’에 가깝다.
슬로푸드 하루 세 번, 사람들은 ‘밥’을 마주한다. 밥을 먹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배가 고파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즐거워서, 인간관계를 쌓기 위해서. 그런데 최근 색다른 이유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밥’을 먹음으로써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슬로푸드’를 통해 이와 같은 사회에 기여
나만의 조명 만들기 인테리어 조명도 ‘셀프’로조명 하나로 더한 예술적 감성 Q. 방에 인테리어 조명을 하나 달고 싶어요. 시중에 파는 건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구매가 힘든데 좋은 방법 없을까요? A. 조명은 방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방법 중 하나죠. 준비물은 바로 ‘탱탱볼’로 불리는 공과 종이끈(라피아끈), 랩, 밀가루 풀 그리고 전구입니다. 먼저 랩으로
셀프 인테리어학생들의 자취방 현실은 꽃 한 송이 차지할 틈이 없다. 물리적인 공간일 수도 있겠지만 방 분위기를 화사하게 해줄 그 흔한 화분하나 들여놓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비록 몇 평 남짓한 원룸에 불과하지만 자취방은 대학생활을 지탱해줄 힘을 충전시키는 나만의 공간이다. 이왕 사는 것 좀 더 쾌적하고 멋진 공간이라면 삶의 만족감도 100% 충전될 터. 경제
진단단조로운 내 방과 삶을 바꾸는 묘책DIY, 인테리어 블로그 등인테리어 정보 다룬 매체 늘어 네이버 웹툰 의 주인공인 ‘심은주’는 29살 백조다. 그녀의 자취방 역시 그녀의 상황을 반영하는 듯 지저분하고 여기저기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 제목을 보면 주인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소유물이 나를 나타내는 거라면 이 더러운
공연과 전시 보따리문화를 내뿜는동대문디자인 종착역으로 가다 학창 시절에 그리던 상상화에는 해저도시와 우주 세계가 단골로 등장했다. 아이들은 해저터널 밖으로 큰 고래를 보거나,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우주선에 타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바람을 현실로 옮긴 장본인이 바로 건축가 자하 하디드다. 건축을 할 때 자연물을 고려하는 그녀는
서울에 상륙한 거대한 우주선 DDP는 그 명성답게 정형화된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그 덕분에 안내데스크는 항상 길을 물으러온 관람객들로 북적입니다. 현재 DDP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만 해도 5개인 데다 DDP 자체로도 정신을 차리기 어렵기 때문이죠. 미로 같은 이곳을 정복하러 떠나기 전에 미리 우주선을 염탐해 보는 건 어떨까요? DD
쪼개진 시간의 틈으로 들어온 찰나의 문화 모바일로 즐기는 10분 간의 이야기 새로운 매체로 바톤을 넘겨주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머니 세대 때 TV의 등장은 전국민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가 어렸을 때 비디오로 보던 영상을 CD 한 장에 담게 됐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정보의 공급이 빨라지면서 이용자들의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