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입니다. 매서웠던 추위가 가고 하나둘씩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가벼워지는 옷차림과 달리 아직 마스크는 벗어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맡지 못했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새 학기의 향기입니다. 대면 학사가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운영됐던 학사가 끝을 맺고 많은 학생이 강의실에 발을 들였습니다. 강의실이 처음인 학생도 다수입니다. 상상 속 캠퍼스 라이프와 달랐던 온라인 대학 생활을 청산하고 밖으로 나올 기회가 주어진 것인데요. 다만 모두가 얼굴을
또 새로운 변이가 나타났다. 벌써 13번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일상 앞에 다가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부근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황급히 입국 제한 조치를 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미뤄보아 유명무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11월 1일부터 정부가 실시한 단계적 일상회복과 연말 특수를 노린 자영업자 및 여행업 종사자들은 또다시 어려움에 빠졌다. 2년여간 지속한 거리두기로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보도 사진이란 사진을 사실 전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신속한 보도를 목적으로 하는 신문 또는 주간지, 월간지 등에 실리는 저널리즘 뉴스 사진을 가리킨다. 필자는 평소 보도 사진에 관심이 많기에 꼭 한번쯤 직접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보도 사진 중에서도 특히 원하는 날에 마음대로 찍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의 사진을 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최근 단 하루,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담기 위해 아침 일찍 카메라를 챙겼다. 바로 수능 당일 수험장 앞 풍경이다. 지각한 수험생들은 경찰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을 치
어느샌가 영화관에 매표창구가 사라져있었다. 웃으며 고객을 맞아주던 매표 직원의 빈자리는 커다란 스크린이 차지하고 있었다. 영화관만이 아니었다.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 터미널과 기차역 등에서도 키오스크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기자는 처음 키오스크를 이용해 결제하며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누구도 키오스크 조작을 알려주지 않았다. 옆 키오스크에서도 노부부가 이를 조작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도와줄 직원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기자가 노부부를 도와줘야만 했다. 하마터면 관객이 돈이 있음에도 표를 구매하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능을 세 번이나 친 기자는 대학생으로서 맞는 수능 날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수능 날 아침 얼굴에 닿았던 찬 공기, 과목 하나씩 치를 때마다 달아오르던 열기, 시험장을 나갈 때 뉘엿뉘엿한 하늘을 보며 느끼던 많은 감정이 아직도 가슴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수능 때마다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부정행위 관련 기사인데요. 불과 지난해 수능만 봐도 교육부에서는 부정행위 232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중 ‘4교시 응시 방법 위반&rsq
학생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친구가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 무분별한 인신공격이 계속해서 업로드된다고 하소연한 적이 있다. 명확한 근거가 있는 비판이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이유 없는 비난이 대부분이라 상처가 된다고 토로했다. 에타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대학별 커뮤니티다. 이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토론이 오갈 수 있지만 동시에 비난은 짙고 책임감은 옅어지는 공간이다. 가상 공간에서는 쉽게 뱉어내는 말의 무게를 느끼기 힘들다. 그래서 에타에는 서로를 향한 격려와 위로가 가득한 공간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함께 나타
‘위장환경주의’를 들어본 적 있는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듯 홍보하는 것으로, ‘그린 워싱’이라 부른다. 기업에서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친환경을 이끌어나가는 것처럼 포장함이 대표적 예시다. 그리하여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묻히게 된다. 언제부터 친환경이 기업 마케팅의 트렌드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이는 최근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변화하는 사람들의 의식을 노리는 것처럼 보인다. 환경 문제를 향한 관심도
“사랑? 웃기지 마. 이제 돈으로 사겠어.” 드라마 에서 탄생한 명대사다. 사랑을 돈 주고 살 수 있을까? 비록 사랑은 돈 주고 사지 못하더라도, 친절과 미소를 돈 주고 사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자주 가는 분식집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감정노동자도 우리의 가족입니다.’ 소위 말하는 ‘갑질’로부터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또 다른 장치가 있다. 2018년 10월 18일부터 근로자들을 향한 욕설 또는
코로나19로 사회가 정지한 지도 1년이 한참 넘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영업시간 제한부터 사적 모임 인원 제한까지 여러 규제가 만들어졌다. 뉴스나 기사를 보면 팬데믹으로 경제가 위축됐음을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할 때 필자는 개강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느꼈고, 이전처럼 지인들을 마음 놓고 만날 수 없는 불편함에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제는 무뎌진 것일까?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경제가 위축돼 소상공인들이 위기에 내몰렸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심각성을 인지했다. 예상보다 코로나19는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마리 앙투아네트가 굶주린 시민들에게 했다고 전해지는 이 말은 그녀를 사치와 향락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하지만 라는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해와 진실을 알 수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에 따르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신분제도 조롱이 담긴 공연에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의 소유자였다. 또한 서민들에게 친숙해지기 위해 슈미즈(속옷)스타일의 옷을 입고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렇게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프랑스 혁명 이후 그녀에 관한
며칠 전 옆 상가에 사는 빵집 아주머니가 필자에게 물었다. “혹시 지하에 사는 이웃 아저씨 본 적 있어요?” 답할 수 없었다. 최근 이웃 아저씨를 본 적 없을뿐더러 심지어 아랫집에 사는 분이 아저씨인 것도 그날 아주머니를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필자조차도 이웃에게 관심 없는 개인주의자였다는 것을 그날 깨달았다. 개인주의란 개인의 가치를 국가나 사회보다 중요시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민주주의가 꽃피면서 자연스레 권리로서 다가온 ‘나’라는 개인의 자각에서 시작됐다
“신문입니다.” 1979년 4월 광주의 한 가정집에 신문이 배달됐다. 여느 때와 같은 일간 신문이었다. 준곤씨는 일어나자마자 그 신문을 들고 집에 들어와 휙휙 신문을 살펴봤다. 이번 신문도 평소와 별다른 것 없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준곤씨를 누나인 경숙씨는 한참을 바라보다 붙잡았다. “신문을 볼 때 큰 타이틀의 기사만 보지 말고 저 밑에 있는 조그만 뉴스도 보아야 해. 밑에 있는 것이 진짜 큰 기사일 수 있는데 작게 보도된 것일 수 있어. 조그마한 보도를 보면 숨어있는 진짜가 있기 마련이거든.
‘피노키오’는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콜로디 씀) 속 주인공 이름이다. 몇 년 전 동화 피노키오에서 영감을 받아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주인공이 기자가 되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가 방영됐다.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이 거짓말을 할 때면 딸꾹질을 한다는 설정이다. 국내 언론은 불신의 시대를 겪고 있다. 기자를 흔히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라고 표현한 지도 오래다. 기자는 허위 사실과 과장된 기사를 무분별하게 써내면서 사회를 혼란스
플라톤의 동굴이란, 동굴 속에 갇힌 우리가 진리라고 믿고 보는 것들이 사실 동굴 속에서 본질인 이데아에 빛을 비춰 생긴 그림자와 같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플라톤의 동굴 개념은 사진에 관해 논할 때 자주 등장하곤 한다. 사진이 본질을 인식하는 인간의 개념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사진의 발명 이후, 사람들은 ‘보다’라는 행위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보는 것은 더 이상 경험의 영역이 아닌 증명과 기록의 영역이 됐다. 사진의 등장으로 보는 행위는 시의성이 사라지고 체험은 기록으로 대체 가능해졌기에, 이제
‘한빛원전 부실 공사 은폐 한수원 직원 등 8명 기소’, ‘원전 의존 갈수록 높아져 모회사 한전 먹여살리는 한수원’. 최근 한국 원전 관련 기사다. 여느 때 같았으면 잠깐 멈칫하고 넘어갔겠지만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씀)를 읽은 후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했다. 1986년, 약간의 설계 결함과 찰나의 조작 실수로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척박하고 오염됐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 속 편리한 생활과 대재앙
지금까지 학술정보원에 희망도서 13권을 신청했다. 그중 6권은 처리상태 선정 불가로, ‘취소-만화자료(카툰류, 드라마, 그래픽 등)’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20세기 소년』, 『그래픽 노블로 읽는 에드가 앨런 포 단편선』, 『사랑의 바다』... 모두 만화였다. 어린 시절 유독 만화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호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두고 호상이라 말하는 이들에게 ‘노인네가
‘2930원’. 2021년 기준 국군장병의 한 끼 급식비다. 서울시 기준(1100명 초과) 무상급식으로 운영하는 초등학교(3715원), 중학교(5588원)보다 낮다. 군 장병의 일일 급식비는 8790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비빔밥 한 그릇이 약 8769원(2021년 3월 서울 기준)이다. 군인의 하루 급식비가 사회에서의 한 끼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 최근 휴가 복귀 이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의무 격리가 이뤄지는 부대도 존재한다. 격리 장병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었다. 얼마 전 한 SNS 커
글을 쓰는 것도 무서운 시기가 있었다. 연필을 들어 내 마음을 적어보는 게, 내 마음을 들춰 보는 게 그렇게나 무서웠다. 사실 글 쓰는 것만 무서웠던 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무언가를 챙겨 먹는 게, 사람을 만나고 길을 걷는 것까지. 하루 중 그 어떤 것도 쉬운 적이 없던 시기가 있었다. 어쩌다 글을 쓴다면 그건 힘이 조금 났다는 의미였다. 피 흘리고 있는 축축한 나의 내면에 박힌 총알을 천천히 빼보려는 시도였다. 돌아보니 나는 대단한 용기를 내며 하루를 살았던 것 같다. 3년 전 나는 아마 상상도 공감도 못 할 말일 거
‘서두르지 말고 조심히 와.’ 누군가를 기다릴 때 하는 말이다. 속으론 못마땅하면서 형식적으로 건네기도 하고 진심으로 여유롭고 너그럽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차이가 있지만, 어느 경우든 바삐 움직이다 혹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담겨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이 사라진 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새벽 배송’이다. 새벽 배송은 밤까지 완료된 주문을 다음날 새벽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최근 들어 큰 성장세를 보인다. ‘빠르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나 과연 정말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고를 때 아이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디자인이 예뻐서,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혹은 기본 보안이 강해서. 기자는 세 번째 이유로 2년 전 아이폰을 구매했다. 구매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휴대전화를 택시에 두고 내린 적이 있다. 어렵사리 돌려받았을 때 사용하지 않은 앱들이 열려있었다. 위치 정보 비활성화로 1시간의 행적을 알 수 없어 찝찝했지만, 그저 다시 찾은 것에 감사하며 사용해야 했다. 초연결사회에서 스마트폰은 필수품이다. 일상 사진을 포함해 중요한 개인정보도 담겨있다. 현재 신상을 나타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