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는 ‘전시가 끝나고 난 뒤’ 작품과 더 넓은 세상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서울에 상륙한 풍자의 대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를 담아봤는데요. 풍자는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 시대와 발걸음을 같이한 풍자의 이야기와 함께 한국에서 그려진 비릿한 웃음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희망을 줄 것,겁내지 않을 것,기대치는 낮게 유지하기.무엇보다, 최정상에 오르는 걸 목표로 삼지 말기.-마우리치오 카텔란 『W』 인
이번 호 문화부는 태양의 자손, 잉카족을 클릭해 봤습니다. 15세기부터 16세기 초까지 안데스 일대를 지배한 잉카제국은 무구한 영광을 지닌 문명의 흔적을 남겼죠. 잉카족의 사회 경제구조는 공동체를 지향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살아갔는데요. 그러나 오늘날 잉카의 공동체 의식은 깨져버린듯 합니다. 원주민과 엘리트의 간극은 반정부 시위라는 결과를 초래했죠. 과거는 찬란했지만, 오늘날 국가적 혼란을 맞이한 그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봅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숨을 제대로 고르기조차 어려울 만큼 높은
머나먼 과거 15세기 태양이 깃든 잉카제국에 살던 잉카족은 계급사회였음에도 그 속에서 협력과 공존을 좇았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간의 조화와 균형은 그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일부였다. 그러나 잉카족의 정신을 이어받은 페루에서 ‘함께’의 가치는 무너져가고 있다. 함께를 택한 과거 잉카족은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이는 그들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잉카족은 하늘과 땅, 태양과 달, 여름과 겨울처럼 대립하는 두 힘의 균형으로 세계가 유지된다고 여겼다. 대립하는 두 힘은 서로 경쟁하는 힘이
초록빛 미학이 보내는 날 선 비판공생의 가치를 그리는 친환경 예술“이 땅 위에서 우리의 가슴 속에 편린 돼 있는 자연의 심성을 일구어나가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바깥미술회’의 생태 미술가들이 하늘에 바치는 맹세, ‘고천(告天)문’의 일부다. 생태 예술가들은 파괴되어 가는 자연을 대변하며 여전히 예술에 생태 담론을 녹여내고 있다. 환경 자체의 보호를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를 천명하는 포스트 휴머니즘의 담론 속에서 생태 예술이 갖는 고유한 힘을 들여다봤다. 새
- 조윤지씨(33): “저는 어릴 적부터 물속에 있을 때의 고요와 평온을 좋아했습니다. 물속에 잠겨 있다 보면 이 공간에 나로서 존재하는 것 같았거든요. 나탈리 카르푸셴코의 사진전에도 이와 비슷한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Angel’ 테마의 시리즈는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전문 모델이 아니라 일반인이 작품에 등장하면서 작품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지내는 모든 공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공간이잖아요. 우리가 만든 공간에서 놓치고 있던 풍경이 얼마나 많을까
전시가 끝나고 난 뒤, 관람객들은 출구를 빠져나옵니다. 전시회를 빠져 나오는 순간 그들과 혼재하던 전시의 세계는 막을 내리죠. 문화부는 전시가 끝나고 난 뒤 작가와 작품에 관해 깊은 이야기 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말하는 과 함께 친환경 예술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인간과 자연이 분리돼 있다. 아파트가 빼곡한 도시와 나무의 초록이 만개한 숲, 신호등의 빛으로 흘러가는 도로와 물의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60여 년 동안 전통 문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했으나 그곳에는 확연한 양지와 음지가 존재했다. 전통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보며 관련 정책이 걸어갈 방향을 비추어 봤다. 전통 문화정책의 발자취 전통의 역사는 무구했으나 보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며 국가 주도의 전통문화재 보호 법규가 마련 됐다. 10년 사이 보호의 범위는 문화재에서 문화예
어두운 가마에서 불과 흙이 빚어낸 예술이 깨어난다. 절제된 화려함에 취하다가도 표면의 잔잔한 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흙이 뭉쳐져 불로 구워진 도자기는 자연으로 시작해 자연으로 완성된다. 자연의 예술 가운데 한 도공의 땀과 정성이 자리한다. 전통의 기법으로 수십 년 동안 묵묵히 도자기를 빚어 온 김상곤 도예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통을 굽는 불의 예술가 김상곤 도예가의 손길은 도자기를 넘어선 ‘불’을 빚어낸다. 불을 만들어내는 김상곤 도예가의 특별한 감각은 그가 전통 기법을 추구하는 이유와 맞닿아있다. &l
전시가 끝나고 난 뒤, 관람객들은 출구를 빠져나옵니다. 문화부는 전시가 끝나고 난 뒤 작품과 더 넓은 세상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전통의 숨결을 담은 전시회를 통해 바라본 조선백자의 미(美)를 전합니다. 이 전통의 결을 잇는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흙과 불, 그리고 인(人)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바탕이 외관보다 나으면 거칠고,외관이 바탕보다 나으면 호화스럽다.외관과 바탕이 어울린 뒤에라야 군자답다.-『논어(論語)』옹야
하얀 눈으로 뒤덮인 땅에서 그들만의 삶의 궤적을 그려간 그린란드의 원주민, 이누이트족. 그들의 삶을 그려내는 도화지와 같은 얼음은 기후 위기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천년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이가 불러온 나비효과를 알아봤다. 하얀 땅에 피어난 그들만의 지혜 이누이트족은 북극에서 기원전 2400년부터 살아 가고 있는 하얀 땅의 원주민이다.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시베리아 북부에 자리한 이누이트족은 ‘에스키모’ 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누이트
지구 표면의 약 70%를 덮고 있는 바다에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생태계를 꾸린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은 이누이트족의 중요한 식량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다에 쓰레기를 버린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누군가의 희생을 낳는다는 것을 모른 채. 이누이트족의 세드나 설화 그린란드에는 세드나라는 검은 머리 소녀가 한 청년과 결혼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세드나가 남편에게 고통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의 아버지는 세드나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그녀를 배에 태웠다. 남편은 거대한 독수리로 변신해 거센 날갯짓으로 큰 폭풍을 일으켰다.
김완수 극지방 여행전문가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북극 여행을 하면서 10차례가량 이누이트족을 방문해 고래 사냥터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가 북쪽 끝에서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이누이트족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고래사냥에 나타나는 자연관은. “이누이트족은 고래가 잡히면 그들이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고래가 그들에게 잡혀준 것이라고 여기죠. 그래서 고래 고기를 주변의 자연과 함께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누이트족과 고래사냥을 갔을 때 고래 부위 중 가장 값비싼 ‘마탁’ 부위를 새 먹이로
145년의 유랑과 20년의 협상을 거쳐반환을 에워싼 양국의 꺼지지 않은 불씨협상의 결과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우리의 의무는 아직 남아있다.”조선이란 뿌리 위에 기록 문화의 방대한 꽃을 피운 외규장각 의궤. 역사의 아픔 속에 아스라이 져버린 그 꽃을 다시 피워내기 위해서는 145년이 필요했다. 의식과 규범을 고스란히 담아냄으로써 조선의 예(禮)와 통치 철학을 이야기했던 외규장각 의궤를 둘러싼 한국과 프랑스의 치열한 대립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빼앗긴 수백 년의 기록 수백 년간 조선왕조를 지탱했던 의식과 규범의 기
“성상(聖上)의 효심이 하늘에 닿아 날씨는 맑고 햇살도 빛나니기뻐하는 소신들의 심정 또한 그지없습니다”- 기사년 2월 28일 우부승지 박종훈 -외규장각 의궤는 조선의 정신적 근간이자 500년 역사의 문화를 담은 기록 유산이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했던 이후 2011년 외규장각 의궤가 고향에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의 임시 반환 10주년을 기념하며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곳은 2023년 서울이 아닌 조선시대 외규장각이 된다
“예술은 선언하는 것이다”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가‘추’가 있기에 ‘미’도 존재한다 역경 속에 피어난 꽃의 진가 아름다운 줄만 알았던 예술계에 파장이 닥쳤다. 배설물과 죽음, 혈의 형태로 감히 예술의 반열에 오르고자 한 추한 것들. 역설적으로 이들은 추했기에 아름다울 수 있다. 전통 미학 체제의 전복을 꾀하고 당당히 추함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주장한 이들은 아브젝트다. 아브젝트, 예술계의 이단아 아브젝트 예술의 기폭제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광신적인 애국주의와
자유낙하 상태의 물체는 목적지가 불분명하다. 어디가 출발점이고 낙하지점인지 모른 채 낙하자는 계속해서 공기의 역행을 타고 흐른다. 목적지의 불분명함과 자신에 대한 불신은 우리에게 늘 두려움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곧 자유로운 삶을, 방향을, 관념을 제시한다. 고착화된 삶의 방향을 벗어나면서 말이다. 경계 없는 공간으로부터 서울특별시(서울시) 중구 덕수궁길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전시회 가 열렸다. 해당 전시는 세 개의 목차 ‘이야기의 조건 : 너머의 내
전시가 끝나고 난 뒤, 관람객들은 출구를 빠져나옵니다. 전시회를 빠져 나오는 순간 그들과 혼재하던 전시의 세계는 막을 내리죠. 문화부는 전시가 끝나고 난 뒤 작가와 작품에 관해 깊 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호는 정형으로부터 벗어나는 와 함께 추함의 예술 아브젝트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엄정희 기자 rlight@cauon.net 우리는 어쩌면 사회적으로 정형화된 틀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정형화로부터의 해방을 꿈꾸고 경계를 없애고자 한 여인이 있다. 우리를 새로운 예술의 세계로
“그 넓디넓은 홋카이도는 우리 선조의 자유의 땅이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처럼, 아름다운 자연에 안겨 생활했던 선조는 진정으로 자연이 낳은 자식들이었고 행복한 사람들이었지요.” 아이누족 소녀가 지은 구전문학 신요의 한 구절이다. 자연을 사랑한 일본의 원주민 아이누족, 찬란함부터 비극까지 그들을 배겨갔던 역사를 따라가 본다. 자연과 함께 살아갔던 사람들 아이누족은 일본 국가가 출현하기 전부터 일본 땅에 살아왔던 민족이다. 아이누족은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혼슈 지역, 북쪽으로는 사할린과 쿠릴열도 일대
눈 덮인 섬, 일본의 홋카이도에는 아이누족이 산다. 그들의 탄생 설화인 와 이를 기반으로 등장한 만화 는 현대 사회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과 자연의 대립, 그 속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찾는 것은 과연 불가능할까. , 하얀 개 이야기 사람의 기원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듯 민족의 기원에도 여러 이야기가 있다. 우리 민족의 설화 에 따르면 우리는 곰의 후손이 될 테다. 옆 나라 일본에는 하얀 개의 후손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사는 아이누족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북쪽 끝자락에
‘해부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예술과는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지극히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분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부터 인간들은 그림이나 조각을 하는 과정에서 인체를 표현하기 위해 해부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똑똑, 해부학이 문화예술의 문을 두드립니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은 직접 인체를 해부해 얻은 지식으로 후대에도 길이 남는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현대에는 ‘메디컬 일러스트’라는 이름의 분야가 탄생했죠. 해부학이 예술을 만났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