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언론, 젠더 갈등 방치와 혐오 일삼아 시민 사회 역시 성찰하고 적극 해결 나서야최근 대한민국에서 젠더 갈등이 빈번하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갈등은 존재할 수 있다. 갈등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해결 방법과 이 과정을 통한 사회 발전 방향성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갈등만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젠더 갈등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휩쓴 이슈인 만큼 정치권도 발 빠르게 나섰다. 그러나 정치는 올바른 길로 나가지 못했다. 갈등 조정의 역할을 해야 할 정치인들은 젠더 갈등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 그들에게 젠
‘한빛원전 부실 공사 은폐 한수원 직원 등 8명 기소’, ‘원전 의존 갈수록 높아져 모회사 한전 먹여살리는 한수원’. 최근 한국 원전 관련 기사다. 여느 때 같았으면 잠깐 멈칫하고 넘어갔겠지만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씀)를 읽은 후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했다. 1986년, 약간의 설계 결함과 찰나의 조작 실수로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척박하고 오염됐다.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 속 편리한 생활과 대재앙
K-신문이 요즘 열풍이다. 찍자마자 전 세계로 수출된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포장지가 구하기 어려워진 동남아에서는 한국 신문이 값도 싸고, 기름기도 잘 흡수해 좋다는 게 현지 평이다. 읽으라고 만든 신문이 바나나 포장지로 전락하기까지 이어진 종이신문의 위기는 진작 오래됐다. 종이신문 위기는 저널리즘 위기로 이어진다. 신문을 읽는 사람이 없음에도 총매출액이 유지 되는데, 이는 바로 광고·협찬이 신문업계의 주 수익원에 있기 때문이다. 언론진흥재단의 에 따르면 언론인 68.4%가 ‘현
‘내 기업 만들기’. 수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텀프로젝트이다. 각자의 가상기업을 만들고 한 학기 동안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는 과제다. ‘내 기업’의 경영환경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을 세워보거나 직원 동기부여 방안, 윤리적 책임 방안들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나타난 기술적 변화, 산업 환경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내 기업’에 적용해보기도 한다. 학생들이 제시한 ‘내
“숲을 품은 제주도민, 제주도민을 품은 숲”. 윗말은 선흘리 마을에서 제주도민들이 ‘수익성만을 생각한 개발’이 아닌 숲을 배려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 제주도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생활상을 말한다. 이처럼 제주도민은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숲을 보존해 숲과 공존하며 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민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선흘리 마을 전체가 세계자연유산 등재지역으로 선정됐다. 이런 사실은 제주도민이 자부심을 갖고 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타인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리적 접촉이 점차 줄어 이제는 온라인 상 접속이 더 익숙한 시기다. 이런 때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대두된다. 공적으로 재현되지 못하는 소수자가 가시화되도록 언론이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중대신문 제1990호 기사 중 4면 학생식당 보도기획은 학내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의미 있는 기사다. “비건·할랄 학식, 선택 아닌 필수”는 비건·할랄 학식의 부재로 인한 문제를 밝히고, 비건·할랄 학식 도입의 필요성을
요즘 공론장에 대한 고민이 많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절반가량은 대면 행사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 서로 이야기를 나눌 곳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돌파구가 되어줄 것 같았던 학생총회가 8년 만에 성사되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무산됐다. 흔히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해결의 시작은 활발한 논의라고 한다. 외면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사회 구성원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는 대립과 충돌을 각오하고 우선 모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은 무엇
무산 이후의 조치, 동의 어려워 시위를 통해 무엇을 얻었나5월 학생총회(학생총회)가 최종 무산됐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는 오후 6시 30분에 학생총회를 개최한 후 오후 8시 30분까지 개의를 유예했다. 그러나 정족수 3159명을 채우지 못해 학생총회는 무산됐다. 학생총회는 본회의 활동에 관한 최고 의결권을 갖는 기구로, 중앙대 전체 학생과 관련된 중대한 사항을 토의하고 결정하는 곳이다. 특히 이번 학생총회는 8년 만에 개최됐기에 많은 학생들의 논의가 활발하게 오가는 공론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학생총회 개최에 관한
지금까지 학술정보원에 희망도서 13권을 신청했다. 그중 6권은 처리상태 선정 불가로, ‘취소-만화자료(카툰류, 드라마, 그래픽 등)’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20세기 소년』, 『그래픽 노블로 읽는 에드가 앨런 포 단편선』, 『사랑의 바다』... 모두 만화였다. 어린 시절 유독 만화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호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두고 호상이라 말하는 이들에게 ‘노인네가
탓은 참 쉽다. 내 탓이든 남 탓이든 불안을 떨치는 데 이보다 간편한 방법은 없다. 범인을 찾으면 마음이 편해지듯이 탓할 대상을 찾으면 상황은 명료해지고 안정감이 생긴다. 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에 따르면 인간은 세상을 일관성 있게 이해하고 환경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에 자신과 타인의 행동이 어떤 원인을 갖는지 추론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귀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탓하기다. 탓은 얼핏 남을 향한 칼날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 원인을 탓하겠다는 마음은 결국 스스로를 향한다. 힘든 상
초등학교에 입학 전 어느 날, 아버지께서 어린 강아지를 집에 데려오셨다. 얼룩무늬 잡종견이었는데, 방에 내려놓자 까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부들부들 떨던 모습이 기억난다. 같이 자도 된다는 허락 하에, 방 윗목에 담요를 깔아 주었는데, 그날 나는 ‘애니’(강아지 이름)가 밤새 끙끙대는 통에 한잠도 자지 못했다. 나중에 그 어린 애가 용변을 참느라 그랬다는 것을 알고 나니 참 기특해 보였다. 그 후 집 안에서 자란 몇 달 동안 애니는 한 번도 방에 용변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학교에 갔다 돌아올 때 항상 애니
2019년 8월 폭염 속,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냉난방기와 창문 하나 없는 3.52㎡짜리 휴식공간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조원 20명은 기본급 인상 요구안을 제시했으나 협상이 결렬됐고 재협상 요구 이후 전원 해고당했다.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 130여명은 최저임금이라도 받기 위해 2010년 노조를 결성했지만, 한 달 후 전원 해고됐다. 중앙대 청소노동자 상황은 어떠할까? 2013년 9월 ‘빨간조끼 아줌마-아저씨’로 불리는 노조가 결성돼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해 10월, 학내 노동자와 학
‘2930원’. 2021년 기준 국군장병의 한 끼 급식비다. 서울시 기준(1100명 초과) 무상급식으로 운영하는 초등학교(3715원), 중학교(5588원)보다 낮다. 군 장병의 일일 급식비는 8790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비빔밥 한 그릇이 약 8769원(2021년 3월 서울 기준)이다. 군인의 하루 급식비가 사회에서의 한 끼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 최근 휴가 복귀 이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의무 격리가 이뤄지는 부대도 존재한다. 격리 장병들에게 부실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었다. 얼마 전 한 SNS 커
길을 걷다 보면 카페가 정말 많다고 느낀다. 커피를 즐기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 카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카페 증가 현상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불어난 카페 수와 커피의 이면에는 현대인의 피로가 숨겨져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2020년 기준 가맹시장현황 분석 발표’에 의하면 커피 가맹점 증가율은 약 7.6%다. 이는 주요 외식업종 중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다. 또한 ‘2016 국민건강통계Ⅰ’에 따르면 만 19세~64세를 기준으로 식품섭취빈도조사
제1989호 3면에 ‘대학평의원회, 투명성·공정성·독립성 제고 요구’가 기사로 실렸다. 대학평의원회는 재단이사장의 학교법인과 대학집행부의 주요업무를 심의하는 법적기구이다. 재단과 대학본부에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하며 감시하고 견제한다. 하지만 의결권은 없다. 대학평의원회의 한계다. 업무의 전문성이나 내용파악도 제한적이다. 더구나 인사 및 의결 등에 막강한 권한을 보유한 학교법인 이사회와 대학집행부를 견제하긴 역부족이다. 나는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간의 갈등으로 교수평의원 위촉이 파행된 제7
제1989호 중대신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12면에 위치한 ‘당신과 함께 차별을 다루다’ 기획이었다. 해당 면에는 장애인 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등 다양한 차별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기사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장애인권위원회 국원, 인권복지위원장, 한국 학생, 외국인 유학생 등 각기 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주었다. 차별은 사람들은 분노케 만든다. 하지만 차별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그것에 쉽게 익숙해진다. 중국인에게는 세를 놓지 않는다는 말을 보고도 별 반응 없이 넘겼다던 사자정 학생
최근 국내 채식 인구와 이슬람·힌두교 이민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러 프랜차이즈에서는 비건 메뉴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국방부는 채식주의자와 무슬림 장병 규모를 파악해 맞춤 식단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식사를 위한 기본적인 권리 보장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당연한 권리 보장의 출발점일 뿐이다. 지금까지 비건·할랄식을 먹어온 이들은 계속해서 차별받았다. 식단 메뉴 선택 폭의 제한으로 식이 소수자들은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2019년 광주 H초등학교 학생들